＜隨想＞ Traveler와 Tourist

Traveler와 Tourist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어렸을 때 국내지도나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한번쯤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으로 멋진 여행을 꿈꾸어보곤 했을 것이다. 백 번 책으로 읽는 것보다 한번 직접 부딪쳐보고 체험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나는 2009년, 퇴직을 하자마자 14박 15일간의 멕시코 배낭여행과 몇 번의 여러 나라 배낭여행을 통하여 소년시절부터 꿈꾸어 왔던 세계여행을 실현하였는데 여행을 하면서 느낀 것은 나 자신 아직도 얼마나 무지하고, 또 얼마나 부족한지를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신체적인 나이는 비록 먹을 만큼 먹었지만 정신적인 면에서는 국제적인, 문화적인 마음가짐이 아직 걸음마 단계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음을 고백한다. 배낭여행을 강행한 것은 주위의 간섭 없이 가급적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경험을 쌓겠다는 각오였는데 어느 면에서 이 계획은 어느 정도 달성되었다고 생각되지만, 또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하면서 많은 교훈을 얻은 귀중한 경험을 쌓았다고 생각한다.그 많은 교훈 중에서도 가장 소중한 것은 '관광(Tour)과 여행(Travel)'의 참 의미와 그 차이점을 분명히 깨달은 것이 큰 성과라고 하겠다.   우선 관광(Tour)이 목적이라면... 관광은 지친 심신을 쉬고(Relax) 아름다운 볼거리를 감상하며 재충전의 기회로 삼는 것이니만큼 편리한 교통수단(비행기), 안락한 숙박시설(좋은 호텔), 좋은 식사, 쾌적한 편의시설과 환경(리조트 등)을 생각하게 되고 많은 경비를 감수해야하며, 여유 있는 일정조정이 필요하다. 또 가족이나 좋은 친구와 함께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여행(Travel)이 목적이라면...우선 그 나라의 사람들과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기를 좋아하며, 가급적 많은 곳을 돌아보고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을 즐기는 것이 진정한 여행자(Traveler)의 마음가짐이라 할 것이다. 또한 경비와 시간을 절약하여 한 곳, 혹은 한 나라라도 더 많이 여행하기를 원한다. 따라서 철저한 사전준비를 통하여 가장 저렴한 교통수단과 숙박시설(유스호스텔, 도미토리 등), 직접 조리를 통한 식사(혹은 대용식으로 샌드위치, 빵, 씨리얼, Granola Bar 등)를 각오해야 한다. 그리고 여러 나라를 섭렵(?)하는 것이 아니고 한 두 나라를 집중적으로 둘러본다.  내가 만난 많은 Traveler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Tourist들은 아주 돈이 많거나 병약자가 아니면 멍청이들이며, 일반적인 특징으로 매우 이기적(Selfish)으로, 못사는 나라에서는 그 나라 사람들과 문화를 깔보고 하찮게 여기는 반면, 자기나라보다 잘사는 나라에서는 모든 것에 무조건 경외심을 나타내는 경향으로 진정한 Globalist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멕시코 와하카(Oaxaca)의 몬테알반 유적지에서 만났던 영국에서 온 세 할머니들은 Traveler이자 진정한 Global Mind를 가진 진정한 인텔리들이었다. 내가 교직출신 63세라고 하자 자기들도 교직출신이고 한 명은 나와 동갑이라며 반가와 한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자기들도 퇴직 후 세계여행을 즐거움으로 삼고 있다고..... 물론 Travel 이었다.  또 멕시코 칸쿤의 '요시다(吉田) 하우스'는 일본인이 경영하는 자그마한 민박수준의 숙박시설이었는데 방 하나에 침대가 여럿인 도미토리로 1박에 108페소(약 9달러)였는데 세계적 휴양지인 칸쿤임을 감안할 때 상상할 수 없는 저렴한 가격이 이었다.이곳에서 4박을 했는데 대부분 일본인들이고, 또 젊은이들이었지만 50이 넘은 내 또래도 몇 명 있어서 놀랐고, 일본인들의 특징이긴 하지만 다른 사람 간섭 안하고, 조용하고, 깨끗하고, 여러 가지로 편리하며 매우 안전하였다. 여행에 관한 각종 도서를 비치하고 있음은 물론 각종 정보들(여행자들이 노트에 직접 쓴)도 많이 있고, 공용이긴 하지만 취사실, 휴게실, 샤워실, 세탁실까지...이들은 대부분 1~2개월씩 여행 중이었고, 1페소(약 10센트)도 아끼고 매일매일 지출을 체크하여 기록하는 진정한 Traveler들이었지만 절대로 가난해 보이지 않았으며,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사람을 보면 꼭 동전을 놓는다. 진정한 Traveler는 Philanthropist(박애주의자)여야 하는 것이다.  여행을 한다면 우선 그 목적(한계)를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 Tour를 할 것인가 Travel을 할 것인가... 돌이켜보면 나는 주로 문화탐사를 목적으로 한 여행이었으니 좀 애매하긴 하지만 방법 면에서는 Travel이었다고 생각한다. 캄보디아의 앙코르 문명, 중국과 일본의 문명, 페루의 잉카문명, 그리스와 터키, 이번의 멕시코문명(Aztec, Maya, Toltec, Olmec, Zapotec, Mixtec 문명)의 탐사까지 일련의 나의 모든 여행이 그러하였다.이러한 여행을 통하여 내가 보았던 것 중 우리나라 사람들의 공통적인 취약점으로 글로벌 마인드에 반(反)하는 것으로 꼭 고쳐야할 것을 꼽는다면,작은 소리로 말하기, 조용한 몸짓, 음식 먹을 때 소리 내지 않기, 음식 흘리지 않기, 자기가 어지럽힌 것은 자기가 말끔히 치우기(설겆이 포함), 무조건 상대방 존중하기, 함부로 스킨쉽 하지 않기, 개인위생 철저히 하기(수건, 세숫비누, 빨래비누, 개인 컵과 수저, 슬리퍼, 물티슈, 쓰레기봉지 등), 맨바닥을 맨발로 다니지 않기, 상대방과 상호작용이 필요할 때 상대방 말을 경청하고, 내가 말할 때에는 꼭 양해를 구하기, 항상 미소 띤 얼굴로 Hello(Hi), Thank you(You're welcome), May I...., Would you please..., Excuse me..., Sorry, That's OK 등의 말이 입버릇이 되도록 해야한다.내가 칸쿤에서 만났던 한 50대 중반의 한국인 사장은 위의 모든 것을 완전히 무시하는 이른바 전형적인 한국의 남자로.... 공연장 관람석인데 함부로 큰 소리로 떠들고, 발을 앞사람 의자 위에 올려놓고, 함부로 바닥에 침을 뱉고, 담배를 피우고.... 외국인의 시각에서 본다면 매우 무례한 한국인이었으며 같은 민족으로 매우 부끄러웠던 기억이 난다. 이처럼 주위로부터 지탄을 받는 사람이 되지 않으려면 Global Manner(국제예절)를 반드시 익힌 후에 관광이나 여행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