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장]
선운산 동백나무숲의 향기 같은 집 `동백장`(063-562-1560)이 선운사 입구 집단시설지구에서 터줏대감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식당과 호텔을 겸하고 있는데 이 마을의 상징처럼 알려져 있고 웬만한 등산지도에는 등재가 되어 있다.
4층 건물의 1층은 식당으로 쓰고 2층에서 4층까지는 43개 객실의 숙박시설이다. 부대시설로 지하300m 암반에서 나오는 유황성분의 대중탕 `동백탕`이 있다. 남녀 각100명 씩 수용이 가능하다.
선운사 일대 식당 모두가 장어구이 일색인데 `동백장`에서는 장어구이 말고도 산채정식이나 버섯덮밥 등을 먹을 수 있다. 장어정식, 장어구이는 이 집 소유의 대형 양식장에서 가져다 쓰고 있다.
`풍천장어`라는 말을 처음 듣는 사람들은 `풍천`을 고유명사로 알고 `풍천`이 어느 곳에 있는 내(川) 이름이냐고 묻는다고 한다.
`풍천`이란 한글사전에도 나와 있지 않은데 바닷물과 강물이 합수하는 지점, 장어가 많이 나는 곳을 말하며 익산과 영산포에도 있다.
`동백장`의 대표 황용성씨는 고창지역 풍천장어 양식의 대부다. 3,500평 규모의 두 곳 양식장을 만들어 여기서 양식된 장어들을 주변 식당들에 공급하고 있다.
이곳에서 `서울댁`으로 불리는 안주인 박희숙씨는 토박이 서울사람으로 숙명여대 국문과 출신이다. 시골생활이라고는 전연 해보지 않았던 서울사람이 전기도 들어오지 않던 산골로 들어와 낯선 세상에 적응하며 오늘에 이르렀다는 것은 놀랍기도 하다. 지금도 100석 규모의 식당 주방에서 어릴 적 명문가정의 친정 어머니로부터 익힘 깔끔한 음식 솜씨로 찾아오는 손님들의 입맛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아산가든]
고창읍 시외버스정류장에서 선운산으로 가는 버스길 대로변인 아산면 계산리에는 역시 풍천장어요리를 먹을 수 있는 `아산가든`(063-564-3200)이 쉽게 눈에 띈다.
이 집 바로 뒤쪽으로는 바위꾼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고창할미바위`가 버티고 서 있다. 암질이 단단한 석회암으로 높이 45m, 폭 50m의 암장이다. 길 옆에 위치한 암장이라 접근이 수월하다.
암장 앞쪽 `아산가든`의 풍천장어로 스태미나를 보충하거나 집주인 박영의씨가 추천하는 별미 한방가물치찜요리를 시식해보는 것도 금상첨화의 큰 즐거움이 되겠다. 특히 혈을 보하는 데 좋다는 가물치를 각종 약재와 함께 요리했다는 것이 박영의씨가 내세우는 자랑이다.
[뚝배기식당]
탑정삼거리에서 선운산으로 들어가다 보면 선운사와 법성포로 갈리는 삼거리가 나온다. 이 삼거리 근처에 비교적 큰 규모의 깨끗한 목조건물의 음식점 `뚝배기식당`(063-563-3420)이 있다.
이 집은 이름 그대로 뚝배기에다가 된장찌개를 끓여내는 집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여느 집이나 다름없이 장어구이도 구워내고 있다.
이 식당 주인 최병권씨는 스스로 조리사 자격을 취득했는가 하면 `뚝배기식당`을 자주 찾아오는 단골손님들의 개성을 일일이 파악해두기까지 해서 손님들을 놀라게 하기도 한단다.
선운사 앞에서 된장찌개집으로 명성을 날렸던 이묘순씨의 사위이기도 한 최병권씨의 `뚝배기식당`은 장모의 뿌리깊은 명성을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며 장모 손맛 그대로 뚝배기를 내어놓고 있다.
넓은 식당 공간 안에 특색 있게 꾸며놓은 식탁에 앉아 시골마을 친척집을 찾아온 편안한 기분으로 맛보는 장어구이 맛도 일품이었다.
장어 1인분은 장어 1마리를 기준해서 14,000원을 받고 있다.
[초원가든]
선운사 입구 집단시설지구로 들어가기 전 오른쪽으로는 민박을 하면서 음식도 먹을 수 있는 민박촌이 형성되어 있다.
이 민박촌 초입에 있는 첫번째 집이 `초원가든`(063-564-4047)인데 이곳 일대의 단골 메뉴인 장어요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처럼 되어 있고 조금은 별나게 한방오리고기를 먹을 수가 있다.
이 집의 안주인 이수연씨는 시어머니의 솜씨를 그대로 전수 받아 많은 단골손님을 확보하고 있다. 넓지 않은 식당 벽에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산악인들이 에베레스트를 등정하고 있는 여러 점의 사진이 걸려 있다. 훌륭한 눈요기 거리다.
식당 건물 밖으로는 원두막처럼 지은 공간이 있다. 개구리들의 합창과 매미들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한가한 시간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이다.
[해안선가든]
자가용 승용차로 선운산으로 들어가는 찻길은 정읍IC를 기점으로 잡으면 된다.
서울에서는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출발 고창행 버스가 7시부터 오후7시까지 50분 간격으로 있다. 소요시간 3시간30분 걸린다.
고창에서 선운사까지는 6시30분부터 오후8시30분까지 수시로 운행하는 직행버스와 군내 버스편을 이용하면 된다.
이곳 길 옆에 서 있는 수많은 음식점들의 간판을 보면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보인다.
풍천장어 일색으로 수를 놓은 듯하다. 장어의 고장이라는 얘기다. 영농종합법인으로 되어 있는 `복분자주` 공장을 들렀던 길에 인접한 탑정 삼거리의 풍천장어 전문점 `해안선가든`(063-564-1411)을 찾았다. 고창과 흥덕의 갈림길 삼거리에 위치한 집이라 선운산을 찾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친숙해 있는 집이다.
`입에 들어가면 살살 녹는 풍천장어를 구워내는 집`이라고 자신의 식당을 소개하는 집주인 김순희씨의 자랑만큼 장어맛은 그야말로 감칠맛이었다. 김순희씨는 많은 손님들이 자신의 모습을 “탈랜트 고두심씨와 꼭 같다”며 애정을 표시해주는 것이 한없이 행복하다며 손님들에게도 그 이상의 즐거움을 안겨주어야 한다는 것이 자신의 생활지침이라고 했다.
[선다원]
선운사는 도솔봉 아래쪽 계곡에 위치한 고찰이다.
백제 위덕왕 24년(577년)에 창건한 절로 한때는 주위에 89개나 되는 암자를 거느리고 3천여 명이 수도했다는 거찰이다. 경내에는 금동보살좌상, 지장보살좌상 등 많은 문화재가 보존되어 있다.
이 사찰 경내에는 1999년 2월 아주 잘 꾸며진 전통 찻집 `선다원`(063-563-2589)이 문을 열었다. 전국 어느 곳에서나 사찰 경내에서 전통찻집을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선다원`은 남다른 특색을 지닌 집이다.
이곳에서는 우리나라 전통차뿐만 아니라 중국의 10대 명차 모두를 마실 수 있다. 중국차는 중국과의 무역업을 하고 있는 `선다원` 김영숙 보살의 오빠 김규열씨가 수시로 공급해주고 있다고 한다.
중국 10대 명차 중의 하나인 화차(花茶)라는 `리즈차`는 꽃 한송이를 눈깔사탕처럼 둥글게 뭉쳐 놓았는데 뜨거운 물에다가 담그면 본래의 꽃송이로 피어나는 아름다운 차다 뱡귀비가 즐겨 마셨다는 차로 여인들이 마시면 피부가 고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보살의 아름다운 모습과 고운 피부도 리즈차를 상음하는 탓인가 보다. 8천원짜리 리즈차 한송이면 두세 사람이 마실 수 있는 양이다.
아름답고 밝게 꾸며진 `선다원`에서 김보살이 내어놓는 차 한잔을 마셔보는 여유로움을 가져보는 것은 선운산 산행에서 빠뜨릴 수 없는 큰 즐거움이다.
[복분자주]
선운산이나 내장산 쪽에서는 여름철에 따낸 `산딸기`로 감근 술을 많이 마신다. 그 이름이 복분자술이다.
복분자는 장미과에 속하는 산딸기를 말하는데 복분자주는 산딸기 열매로 만든 과실주다.
넘칠 복, 요강 분 자로 이 술을 마시고 소변을 보면 사기요강이 엎어진다는 데서 연유했다고 한다. 그만큼 양기가 드세진다는 뜻이 담겨져 있다.
깊은 산중에서 공해를 모르고 자생한 복분자 열매를 7~8월께 부녀자들이 채취한다. 이 열매를 옹기그릇에 넣고 밀봉하여 2년이나 3년 동안 숙성시키면 맑고 빨간 빛깔의 가장 좋은 복분자주가 빚어진다.
복분자 열매로 술을 빚는 작업을 할 때는 금남의 구역으로 통제하고 부녀자들만으로 정성을 들인다고 한다.
복분자의 효능은 <동의보감> <봉초강목>에도 강조되어 있는데 복분자로 담근 술은 양기를 일으키며 정혈작용이 뛰어나다고 적혀 있다.
영농조합법인으로 되어 있는 고창군 아산면 반암리의 복분자주 공장(063-561-2032)에서는 370ml짜리와 700ml짜리 두 가지 크기의 용기에 담긴 복분자주를 출시하고 있다.
`사랑과 청춘의 술` `사랑의 묘약`이라는 고창의 복분자주는 선운산 산행길에는 꼭 마셔보아야만 하는 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