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야, 엄마가 너를 처음 품에 안기 전에 꾼 꿈 이야기를 해줄게. 이건 단순한 꿈이 아니었어. 바로 너를 만나기 전, 엄마가 꾼 태몽이란다.
그날 밤, 엄마는 깊고 깊은 산속에 있었어. 산길은 조용하고 평화로웠지만, 왠지 모르게 신비로운 기운이 감돌고 있었지. 산길을 따라 걸어가는데, 주변은 점점 어두워지고, 하늘에는 구름이 잔뜩 끼어 있어서 달빛도 보이지 않았어. 그런데도 엄마는 두렵지 않았어. 그저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 걸어갔단다.
그러던 중에, 갑자기 산길 한가운데에서 작은 빛이 반짝이는 걸 발견했어. 처음엔 작은 별빛인 줄 알았지.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니, 그것은 별이 아니라 작은 수정 덩어리였어. 그 수정은 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났고, 마치 그 자체로 별처럼 반짝이고 있었어. 그 빛은 너무나 맑고 순수해서 엄마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단다.
엄마는 그 수정 덩어리를 손에 들어 올렸어. 그런데 그 순간, 수정에서 부드러운 온기가 느껴졌어. 마치 작은 생명이 그 안에 깃들어 있는 것처럼 말이야. 엄마는 그 빛나는 수정을 품에 꼭 안고 산길을 따라 계속 걸어갔어. 수정에서 나오는 빛이 길을 밝혀 주었고, 어디를 가야 할지 알려주는 것 같았어.
길을 걷다 보니, 어느새 산속 깊은 곳에 이르렀어. 그곳에는 크고 아름다운 나무들이 가득했는데, 나무 사이로는 작은 물줄기가 흐르고 있었어. 엄마는 그곳에 서서 한참 동안 숨을 고르며 주변을 둘러보았단다. 그러자 수정의 빛이 점점 더 강해지면서, 온 산속을 환하게 비추기 시작했어. 나무들도, 물줄기도, 그 주변의 모든 것이 그 빛에 감싸였어.
그러다 갑자기 수정 덩어리에서 아주 작은, 하지만 아주 맑은 소리가 들려왔어. 마치 누군가가 엄마에게 속삭이는 것처럼, 부드럽고 따뜻한 소리였단다. ‘여기에 있어요, 제가 여기 있어요.’라는 말처럼 들렸어. 그 순간, 엄마는 그 수정 덩어리가 바로 너라는 걸 깨달았어. 엄마는 가슴이 벅차올라 수정 덩어리를 품에 더 꽉 안았고, 그 빛이 엄마와 너를 하나로 이어주는 것 같았어.
엄마가 그 수정 덩어리를 들고 돌아서려는데, 갑자기 모든 것이 천천히 사라지기 시작했어. 빛도, 산길도, 수정도 사라지고, 엄마는 다시 어두운 방 안에서 눈을 떴단다. 꿈에서 깨어났을 때, 엄마는 분명히 느낄 수 있었어. 그 수정 덩어리가 너였고, 너의 존재가 엄마에게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말이야.
그 꿈을 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엄마는 너의 존재를 알게 되었어. 엄마가 꿈속에서 느꼈던 그 따뜻함과 빛, 그것이 바로 너였단다. 그래서 너는 언제나 엄마에게 소중한 존재였어. 엄마는 그날 이후로 항상 너를 만날 날을 기다리며 행복한 마음으로 지냈단다.
이제 엄마가 그때의 느낌을 너에게 전해 줄 수 있어서 너무 기뻐. 너는 정말 특별한 아이야, 그때 꿈에서 만났던 그 빛나는 수정 덩어리처럼. 엄마와 아빠는 너를 언제나 사랑하고, 너의 모든 걸 소중하게 여길 거야. 태몽에서 느낀 것처럼, 너는 엄마에게 빛나는 보석 같은 존재란다.
세종시 트리니움 산부인과 의사 한수진 선생님이
엄마 아빠가 되는 당신에게 들려주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