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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신의 영광'으로 잘 알려져 있는 이 곡은 원제목이 <Die Ehre Gottes aus der Natur(자연으로부터의 하나님의 영광)>으로 베토벤의 op.48의 독창을 위한 <6 Lieder>에 4번째로 등장하는 짧은 곡이다 이 곡의 가사는 독일 교회의 목사로서 시인이며 찬송가 작곡가인 Christian Fürchtegott Gellert에 의해 씌어졌다 이 시는 1757년에 씌어져 베토벤에 의해 1803년에 독창곡으로 작곡 되었는데 성악을 위한 독창곡으로 작곡 되었음에도 곡이 힘이 있고 몇 개의 화성으로만 씌어 졌음에도 화성감이 풍부해 Joseph Dantonello에 의해 혼성 4부 합창과 오르간 그리고 관현악을 위한 곡으로 편곡되어 더욱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Gellert는 시편 19편 2~6절에서 영감을 받아 이 시를 썼는데 이 시는 아래와 같이 모두 6연으로 되어 있지만 베토벤은 처음의 두 연만을 가져와 곡을 쓰고 있다 불려지는 가사가 대부분 노래되어질 수 있도록 간략하게 번역이 되어서 분명한 뜻을 알기 어렵다 그래서 뜻을 알기 수월하도록 내가 직접 처음 두 연에만 새로이 번역을 붙였다 물론 노래할 것은 고려하지 않고 뜻만을 정확히 전하도록 번역하였다
Die Himmel rühmen des Ewigen Ehre;
하늘은 영원한 영광을 기리고
Ihr Schall pflanzt seinen Namen fort.
하늘의 소리는 주의 이름을 전파하네
Ihn rühmt der Erdkreis, ihn preisen die Meere;
온 만물이 그를 기리고 온 바다가 그를 찬양하네
Vernimm, o Mensch, ihr göttlich Wort!
들어라, 오 인간들이여, 하늘로부터의 하나님의 말씀을!
Wer trägt der Himmel unzählbare Sterne?
누가 하늘의 무수한 별들을 운행하리오?
Wer führt die Sonn aus ihrem Zelt?
누가 하늘의 태양을 이끌리오?
Sie kommt und leuchtet und lacht uns von ferne
태양은 멀리에서 우리에게 와 빛을 비추고 웃고 있네
Und läuft den Weg gleich als ein Held.
그리고 영웅처럼 길을 달려가고 있네
Vernimm's, und siehe die Wunder der Werke,
Die die Natur dir aufgestellt!
Verkündigt Weisheit und Ordnung und Stärke
Dir nicht den Herrn, den Herrn der Welt?
Kannst du der Wesen unzählbare Heere,
Den kleinsten Staub fühllos beschaun?
Durch wen ist alles? O gib ihm die Ehre!
Mir, ruft der Herr, sollst du vertraun.
Mein ist die Kraft, mein ist Himmel und Erde;
An meinen Werken kennst du mich.
Ich bin's, und werde sein, der ich sein werde,
Dein Gott und Vater ewiglich.
Ich bin dein Schöpfer, bin Weisheit und Güte,
Ein Gott der Ordnung und dein Heil;
Ich bin's! Mich liebe von ganzem Gemüte,
Und nimm an meiner Gnade Teil
이 곡은 42 마디의 짧은 곡이고 사용된 음표나 화음의 종류도 적지만 곡의 구조적인 면이나 표현의 함축성 면에서는 완벽하다고 볼 수 있다 베토벤의 어느 곡에서도 구조의 완벽성을 볼 수 있지만 이 곡 역시 완벽한 구조를 가졌으며 짧은 길이의 가곡에 많은 내용을 표현하기 위해 전체적인 구조 면에서 매우 계획된 구조를 갖고 있다 전체 형식면에서는 곡이 시의 두 연을 묘사하고 있고 그 시의 형식과 음악적인 구조로 보아 이 곡을 2부 형식으로 볼 수 있고 더 세밀하게 정의하면 연속적 단순 2부형식(Simple Continuous Binary Form)으로 볼 수도 있으나 자유로운 2부 형식으로 볼 수 있다 이 곡의 형식을 정확히 이름짓기 어려운 것은 몇 군데에 나타난 예외적인 조성 때문이다 베토벤 자신도 같은 음악적 형식으로 곡을 쓴다고 하더라도 세부의 형식면에서는 언제나 다르게 쓴다고 말하고 있다
조성으로 작곡된 모든 곡은 형식 구분의 기준이 각 부분이 갖고 있는 조성 관계인데 이 곡은 조성 구조에 있어서 매우 특별한 구조를 갖고 있다 2부 형식의 곡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조성은 으뜸조와 딸림조인데 이 곡에는 으뜸조인 C장조, G단조, E플랫 장조 그리고 다시 C장조가 차례대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처음의 C장조와 G단조 사이에 G단조로 가는 짧은 부속화음적인 용법으로 쓰인 E 장3화음을 중심음적인 입장에서 보아 E장조에 포함시켜 생각할 수도 있다 C장조에서 원격조인 E장조와 E플랫 장조는 이 곡에서 공통화음을 통하지 않고 바로 나타나는데 이 두 경우는 모두 구체적인 조성 확보보다는 짧은 곡에서 풍부한 화음감을 얻어내기 위해 그 조의 으뜸화음들을 지속적으로 반복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래서 이 곡은 형식을 정의하기가 매우 어려운 곡이다
이 곡의 전체적인 구조를 조성으로 구분하여 간략하게 보면 아래와 같다 나타낸 음들은 선율의 주요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각 부분의 조성의 으뜸음을 간략하게 나타낸 것이다
둘째 마디의 경과적인 E음을 주요 구조에 포함시켜 생각해 본다면 처음 세 음은 C, E, G의 장3화음이 되고 다시 마지막 세음 G, E플랫, C음을 모아보면 단3화음이 된다 E음을 주요 구조에 포함시킨다면 전체 구조는 조성 관계 속에 장3화음과 단3화음이 감추어진 구조라고 볼 수 있고 E음을 주요 구조에서 제외한다면 C, G, E플랫, C가 주요음 구조가 되어 곡의 전체 구조는 베토벤이 음악적인 영감을 잘 발휘하는 C단조의 3화음이 된다 아마 E음(E장조)은 구체적인 조성 확보보다는 전체적인 구조를 확보하는 생각에서 E플랫음(E플랫 장조)과의 균형을 맞추는 장식적인 의미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본다 말하자면 장화음에서 단화음으로 연결하는 의미와 E음에서 E플랫음으로 구조적으로 내려가며 수식하는 의미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구조를 간략하게 각 조의 주요화음으로 나타내보면 다음과 같다
곡의 구체적인 구조를 보면
전주(1~2)
A(3~18)
a(3~6)+b(7~10)+c(11~14)+d(15~18)(자세한 분석을 위해 네 마디 단위로 짧게 보았으나 여덟 마디 단위로 넓게 보는 것도 좋다)
B(19~40)
e(21~23)+f(25~27)+a(29~32)+b'(33~36)+g(37~40 확대된 부분)
후주(41~42)
먼저 첫 두마디는 도입부로서 모두 으뜸화음만으로 사용되었는데 첫 화음의 상성에 나타난 G음은 단순해질 수도 있는 으뜸화음만의 사용에 딸림화음적인 효과를 주는 의도와 독창부의 첫 두 음(G,C)을 유도해 주는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다 첫 두 화음은 악상을 일으켜주고 다음의 동일하게 반복되는 두 화음은 짧은 악상을 일단 정리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a에 해당되는 첫 네 마디 중의 두마디는 Himmel(하늘)이 들어가는 시 내용의 장엄함을 강렬하게 표시하기 위해, 딸림음에서 으뜸음으로 도약을 한 후 도약의 하행진행을 사용하였으며 반주부 역시 옥타브 유니슨으로 힘을 더한다 이어지는 두마디는 앞의 도약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으로 순차적인 하행진행을 택하는데 앞의 부분과는 대조가 되게 4성부 화음의 텍스쳐를 갖는다 이어지는 두 마디(악보상 7~8 마디)는 앞의 3~4 마디에 나타난 으뜸화음을 딸림 7화음으로 받아주면서 역시 유니슨의 강렬한 진행을 하고 있으며 9~10 마디는 순차진행의 이중 보조음으로 앞 5~6 마디의 순차진행의 골격을 갖추고 있다 이 첫 여덟마디의 화성적인 진행은 I-V-V-I의 구조로서 I-V의 틀을 V-I로 받는 일반적인 구조로 되어 있다
앞의 여덟 마디에서 선율의 주된 방향은 하행구조로 되어 있는데 이것을 보충해 주는 움직임으로서 c(11 마디)에서 순차 상행이 시작된다 이 곡에서는 하행하는 도약과 순차 그리고 여기에서의 상행 순차 진행이 나오지만 특이하게도 도약하는 상행 진행이 주된 모티브로 사용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아마 상행 도약하는 것이 조물주의 위엄에 거스르는 것이라고 베토벤이 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c와 d에 해당하는 11~18 마디는 여덟 마디에 걸쳐 점진적인 상행 순차진행을 하며 반주부에는 선율의 상행 움직임을 고조시켜 주는 부속화음이 세차례 등장하는데 이 상행 움직임의 최종 목표는 18마디의 G음이다 E음에서 G음으로 순차적으로 상행하는 동안 목표 이외의 음인 A와 B플랫음(15 마디와 16마디) 그리고 C음과 D음(17마디)이 나오는데 이 음들은 마지막 G음을 강조하기 위해 구조상 장식적으로사용된 음들이다 이 네 음들 역시 순차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
18마디의 G음은 구조상 쉽게 예상될 수 있는 음이다 그러나 이 음은 G장조의 으뜸음이 아니고 G단조의 으뜸음이어서 당혹스럽다 G단조인 것은 16마디의 B플랫음과 E플랫음을 보면 알 수 있다 베토벤이 여기를 G단조로 마친 것은 19 마디에서 부터 이어지는 B부분의 E플랫 장조를 계획했기 때문이다 G단조의 6음은 반음 올려지지 않았을 경우 E플랫 장조의 으뜸음과 같은 음인데 베토벤은 이 감추어진 공통음을 통해 전조할 것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베토벤이 이 부분을 E플랫 장조로 한 의도를 보면 앞에서 c 부분을 E장조로도 볼 수 있다고 했는데 앞에서 E장조를 제시해 주고 여기에서 반음 내려간 E플랫 장조를 사용함으로서 가사의 내용에 있는 아득히 먼 곳에 있는 별들을 묘사하는 느낌으로서 반음 내려가는 분위기를 사용한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론 여기에서 베토벤은 별이 멀리서 반짝이는 분위기를 강조하기 위해서 요동이 없는 pp의 반복 형태로 반주를 하고 있다 앞의 강렬한 unison 반주와는 대조되는 형태로서 짧은 곡에서 10마디를 지속하고 있다 물론 다음의 악구 a(29~32)에서는 가사의 분위기에 맞게 cresc.와 f로 악상을 표현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이 곡을 세도막 형식으로 보고 이 부분을 중간부인 B로 볼 수도 있다 그렇게 본다면 이 부분의 조성이 원조와 딸림조 관계로 되지 않았다는 문제점도 있다
이 B부분의 하행적인 선율구조(21~23 마디)는 5~6 마디에서 거의 그대로 가져온 것이며 앞의 3~4 마디와 5~6마디를 결합 단축시켜 짧은 세 마디의 불규칙 악구로 만든 것이다 독창부 첫 부분의 G-C의 딸림-으뜸 관계가 이 부분에서 B플랫-E플랫의 관계로 다시 나타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25~27 마디도 7~10마디에서 가져온 것이다 이러한 선율 구조는 시가 갖고 있는 압운구조를 살리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같은 선율 구조임에도 계획하기에 따라 두개의 대조되는 악상과 선율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 본래의 시에 포함되어 있는 압운(특히 각운)을 살펴보면 1연의 1행과 3행의 끝에 있는 Ehre와 Meere 그리고 2연의 1행과 3행의 끝에 있는 Sterne와 Ferne에 각각 re와 ne가 자리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고 또 1연의 2행과 4행의 끝에 fort와 Wort 그리고 2연의 2행과 4행의 끝에 있는 Zelt와 Held에 각각 rt와 lt(또는 ld)가 자리하고 있는 볼 수 있다 베토벤은 1연 1행의 Ehre와 2연 1행의 Sterne 그리고 3행의 ferne 의 끝 부분을 단2도 하행하는 약한 프레이즈로서 서로 일치시키고 있으며(그러나 1연 3행의 Meere는 동음으로 구성시킴) 1연 2행과 4행 그리고 2연 2행과 4행에 나오는 rt와 lt(또는 ld)는 역시 시의 Rhyme에 맞게 강세(강박)로 일치시키고 있다 시의 두운도 베토벤은 일치시키고 있다 1연 1행에 있는 Die Himmel 과 2연 3행의 Sie kommt 에서 ie부분 과 다음 부분을 독창 부분에서 G음과 C음으로 일치시키고 있으며 2연 1행과 2행의Wer trägt와 Wer führt 역시 딸림음과 으뜸음의 동일한 관계로 받아주고 있다
재출현하는 a(29~32)는 완전히 앞과 같은 모습이며 이어지는 부분들은 앞을 약간 확대 변형시키고 있다
악구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종종 쓰이는 방법 중의 하나가 허위종지인데 베토벤도 여기에서 허위종지를 사용하고 있다 35마디에 허위종지가 사용되었는데 앞 9 마디에서는 허위종지 대신 이태리 6화음이 사용된 부분이다 어쨌건 허위종지가 제위치에 오려면 여기에서는 36마디의 Held에 오는 것이 정상이라고 볼 수 있는데 베토벤은 한마디 앞의 als에 허위종지를 사용하고 이어지는 부분에서는 앞의 11~18마디에 사용되었던 순차 상행 진행을 옥타브 올려 클라이막스를 조성하고 곡을 마친다 확대된 부분에서는 같은 가사가 다시 한번 그대로 반복 사용되었다 앞의 11~18마디에서 부속화음이 사용되었었는데 37마디에서 역시 부속화음을 사용하고 큰 종지를 이룬다 앞의 전주 부분에서 첫 음에 G가 사용되어 딸림화음의 효과를 주었는데 베토벤은 역시 이 후주 부분에서도 으뜸화음 한 화음만을 사용하고 있으면서 소프라노의 음위를 E음으로 설정하고 네박자(1+3박자) 지속하면서 E음의 지속을 통하여 종지감을 주고 있다
독창곡 감상
합창곡 감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