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또다시 롯데손해보험빌딩 청소노동자의 글을 올립니다.
2011년 1월 25일, 24명으로 시작한 롯데손해보험빌딩 청소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은 이제 7명이 지켜가면서, 생존을 위해서 싸우고 있습니다.
롯데상품권 10만원과 현금 10만원이 노조 탈퇴 상금.
청소하면서 노래 부른 게 "머리를 갈아버릴 일"이 되어버린 청소노동자들.
앞장 섰던 조합원의 표적 해고. 그리고 용역깡패.
그 이후 벌어진 또다른 탄압과 투쟁.
결국, 롯데손해보험빌딩의 청소용역회사는 노동위원회에서도 "회사 측의 합의 의사가 없음이 확인되었으므로 조정을 종료한다." 라고 선언하게 만들었습니다.
청소노동자들은 결국 남은 게 투쟁 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파업을 하게 되면, 청소노동자들은 해고당하고 말겠지요.
그간의 또다른 탄압, 다시 올립니다.
1. 시민들이 놀란 롯데손해보험빌딩 휴게실
2011년 5월 25일, 롯데손해보험빌딩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기 위해 탈렌트 김여진 씨와, 김여진 씨와 함께 사회문제에 관심갖는 시민들인 통칭 “날라리 외부세력” 이 롯데손해보험빌딩을 방문했습니다.
시민들은 청소노동자들이 평소에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 지를 알고 싶어했습니다. 그래서 청소노동자들이 근무시간이 되어 자기 층으로 갈 때, 시민들은 청소하는 모습과, 근무할 때 잠깐 잠깐 쉬고 옷도 갈아입는 곳을 잠시 방문했습니다.
그러나 시민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이 소재하는 “롯데손해보험빌딩”에서 층마다 마련된 청소노동자들의 보금자리는 위의 사진과 같이 끔찍한 수준이었기 때문입니다.
시민들은 그 휴게실을 잊을 수 없다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민들은 메시지를 보냅니다.
“그 날 보고 온 휴게실이 잊혀지지가 않아서요. 쾌쾌한 냄새랑... 몇몇 사람들끼리 숯을 좀 사서 보내드릴라고 하는데 휴게실이 몇 개인지 좀 알려주세요.”
그러나 시민들의 소박한 지지가 청소노동자들에게는 사치라고 주장하듯, 5월 30일에 용역회사 휴콥은 휴게실이 찍힌 청소노동자에게 경위서 제출을 강요했습니다.
휴게실에 사진 찍힌 죄밖에 없는 청소노동자는 경위서를 따로 써야 할만큼 잘못했습니까?
2. 청소하면서 노래불렀다는 이유로, "머리를 갈아버린다." 라던 청소노동자는 결국 징계
그 청소노동자는 결국 징계를 받았습니다.
한 번만 더 경고 받으면 그 때는 알아서 하라고 합니다.
과연 무엇을 알아서 하라는 걸까요?
3. "노조 때문에 되는 일이 없어!" 우유 상인의 조합원 폭행
날짜도 기억합니다. 6월 8일, 수요일이었습니다.
청소노동자들은 이제 회사가 만들어 준 휴게실에서 함께 밥을 먹습니다.
그러나 그 때 갑자기 건물에서 우유배달을 전담하는, 30대의 젊은 여성이 휴게실에 나타났습니다.
그녀는 "외부 사람" 이 찍은 "휴게실 사진" 때문에 "자기가 우유를 보관해두던 청소노동자 휴게실" 이 사라졌다고 하며 "노조 때문에 되는 일이 없다." 라고 외치면서
노조에 가입한 청소노동자들의 밥상을 뒤집고
청소노동자들 중 한 명을 밀어젖히고 머리를 벽에 박으면서
폭행을 저질렀습니다.
물론 그 우유 상인도 억울했을 겁니다.
그. 러. 나.
문제는 주변에 있었습니다.
조합원이 아닌 청소노동자들은 동료가 폭행당하는 데 아무렇지도 않게 옆에서 밥을 먹었고
회사의 관리자인 경리실장은 눈 앞에서 일이 벌어지는 데 팔짱 끼고 구경하고 있었으며
청소노동자들의 직접 사용자인 용역회사 휴콥 소속의 "기계실" 인지 "전기실" 인지 모를 조합원이 아닌
직원은 그 폭행에 항의하는 조합원의 모습을 일부러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건이 있고 얼마 뒤, 로비에서 롯데손해보험 총무과 직원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우유 상인을 목격했습니다.
도대체 이런 상황은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요?
4. 파업할 수 밖에 없도록 내몰린 롯데손해보험빌딩 청소노동자들.
6월 13일, 노동위원회는 조정을 종료했습니다.
회사는 단 한 번도 합의를 하기 위한 회사의 안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고용 안정 보장, 노동조합 인정의 내용이 담긴 한 장 짜리 노동조합의 합의요구도
철저히 무시당했습니다.
회사는 "대화의 문을 닫겠다." 라고 말합니다.
이유는 조정기간에 집회를 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회사 측의 합의 의지가 없음을 확인하고, 조정을 종료한다." 라고 종료 통지를 내렸습니다.
나라가 주재하는 노동위원회에서 최소한의 합의라도 만들고
일상으로 돌아가서 일하고 싶었던 청소노동자들의 마지막 희망은 이것으로 뭉개졌고
이제 쟁의발생신고를 하고 합법적인 파업권을 얻기 위한 절차만 남게 됐습니다.
회사가 합의를 거부하고 노동위원회 조정도 끝나버리면 남은 건 파업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파업을 하는 즉시 회사는 7명의 일자리를 빼앗아버릴 수도 있습니다.
합법적인 파업이라고, 가만히 내버려둘 회사가 아닙니다.
회사는 아마도 그것을 의도하고, 파업을 유도하기 위해서 안을 제시하지 않았는지도 모릅니다.
결국 회사는 의도헀던 의도하지 않았던
노동조합을 포기하거나 아니면 파업하고 해고되라는.
생계를 걸고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잔인한 선택을 강요한 것입니다.
청소노동자들은 현장에서 계속해서 안정적으로 일해나가기 위해서 싸워왔습니다.
청소노동자들이 극한의 선택을 하지 않고도 정당한 권리를 얻기 위해서는
결국 회사가 한 발 양보하고, 최소한의 합의라도 해야 합니다.
롯데손해보험빌딩 청소노동자들은 굴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이 가입하고 이제껏 함께 투쟁해 온 노동조합,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도
현장에서 부조리한 탄압에 시달리는 청소노동자들이 싸우는 한
계속해서 롯데 원청의 책임을 묻고, 용역회사 휴콥의 탄압에 맞서 끝까지 투쟁할 것입니다.
홍익대에서, 고대-연대-이대 에서 쟁취한 승리.
그것은 청소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서서히 함께 해주시는 시민과 노동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현장 노동자들은 집회 한 번을 할 때 마다 눈물을 흘리면서 감사를 표하고 있습니다.
롯데손해보험빌딩 청소노동자 7명, 더 이상 외롭게 두지 말아주세요.
- 매주 수, 목, 금. 12시 20분, 청소노동자들이 호소하는 빌딩 앞으로 와서 함께 해 주세요!
- 용역회사 휴콥(02)338-2708) 과 롯데손해보험 총무과(02)3455-3133)에 항의전화 부탁드려요!
- 트위터에 지지 트윗을 남겨주세요! @shuphan 으로 남겨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많은 RT 부탁드려요!
- 6월 17일 금요일 오후 4시, 롯데손해보험빌딩 앞에서 롯데손해보험빌딩 청소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서경지부 집중 항의집회가 있습니다. 함께 해주세요!
- 휴콥은 롯데마트, 롯데쇼핑, 롯데호텔 등 수많은 롯데 사업장에서 용역업을 보고 있습니다. 가령 "서울역의 롯데마트" 이용을 한 번 하지 않는 것도 훌륭한 참여가 됩니다.
더 이상 숫자가 적고, 약하고,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빌딩이라고, 그리고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과 연관이 있다고 해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일들이 그대로 통용되어서는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