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경 수술 후에는 청결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한때 남아가 태어나면 포경 수술부터 해달라는 엄마들이 많았습니다. 커서 포경 수술을 하면 많이 아프고 고생하지만 아기 때 하면 간단하면서도 고통이 덜하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생각해 보면 너무나 안이한 발상입니다. 말을 하지 않을 뿐 신생아라고 해서 고통을 적게 느끼는 것은 아닙니다. 포경 수술은 오줌을 누기가 힘들 정도가 아니라면 아픔이나 충격을 감내하면서까지 꼭 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포경 수술을 하려면 자아가 확실해지는 초등학교 이후에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사춘기를 앞두고 성교육을 하면서 함께 하면 더욱 좋겠지요. 만약 신생아 때 포경 수술을 할 계획이라면 포경 수술과 함께 오는 통증은 꽤 오랫동안 남아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므로 수술 전 마취를 해서 아기가 덜 아프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포경 수술 후의 관리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큰 아이들은 소변이나 대변이 수술 부위에 묻는 일이 없기 때문에 소독을 반드시 할 필요는 없지만(물론 그래도 하는 게 더 좋습니다), 신생아의 경우는 다릅니다. 포경 수술을 하면 고추의 귀두 부분을 덮고 있는 피부를 벗겨 자르기 때문에 아무는 데 시간이 꽤 소요됩니다. 따라서 수술 부위가 완전히 아물 때까지 청결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균이 침투해 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수술한 부위에 바셀린이나 항생제를 묻힌 거즈를 감아두어도 아기가 소변이나 대변을 볼 때 쉬 오물이 묻을 것입니다. 이럴 때는 깨끗한 물로 깨끗하게 닦아주고 건조시켜 주세요. 부기는 수술 이후 며칠 지나면 가라앉지만, 간혹 빠지지 않고 계속되거나 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의사에게 진료를 받아야겠지요. 깨끗하게 관리만 해주면 따로 항생제를 먹일 필요는 없습니다.
소변 지나는 길이 세균에 감염될 수도 있습니다
감기만큼은 아니지만 아기에게 비교적 흔한 질병 가운데 ‘요로 감염’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요로 감염이란 말 그대로 소변이 지나가는 길(요로)에 염증이 생기는 것입니다. 즉 콩팥에서 방광, 요도에 이르는 길이 세균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질환을 요로 감염이라고 하지요.
큰 아이들이 방광염에 걸리면 소변을 자주 보거나 소변 볼 때 아프다며 아랫배의 통증을 호소합니다. 그러나 어린 아기들은 의사 표현을 잘 하지 못하는 데다 방광염이나 요도염은 열도 나지 않으므로 기저귀에 누렇게 농이 묻지 않으면 방광염이나 요도염이 생겼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또한 급성 신우신염(콩팥에 염증이 생겨 발생)에 걸리면 큰 아이들은 고열과 함께 옆구리 통증을 호소하는데, 어린 아기들은 고열 외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아기가 기침, 콧물 등 호흡기 증상이 전혀 없이 고열이 3일 이상 지속된다면 반드시 요로 감염, 특히 신우신염을 의심해야 합니다.
그런데 호흡기 감염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생을 통하여 수없이 반복해서 걸리지만, 요로 감염은 일생 동안 한 번도 안 걸리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만약 아기가 요로 감염에 걸렸다면 혹시 요로 감염이 잘 걸릴 수 있는 소인을 갖고 있는지 검사를 받아보세요. 병원에서는 요로 감염에 걸린 아이를 치료하면서 콩팥 초음파 검사와 역류 검사를 같이 시행하여 ‘방광 요관 역류’가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소변이 콩팥으로 거꾸로 올라가기도 합니다
방관 요관 역류란 어떤 이유로 인해 배설되어야 할 소변이 콩팥으로 역류하는 것입니다. 본래 콩팥에서 요관을 거쳐 방광으로 내려온 소변은 요관과 요도를 통해 밖으로 배출됩니다. 방광 사이의 판막 기전에 의해 다시 역류되지 않도록 되어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요관이 방광으로 들어가는 부위에 선천성 기형이 있으면 방광에 고여 있는 소변이 요관을 통해 콩팥으로 거꾸로 올라가기도 합니다. 요로 감염증이 있는 아이들의 약 20~30% 정도에서 이 질환이 발견되지요.
열이 난다고 단순히 감기라고 생각하고 감기 치료만 하고 방광 요관 역류를 방치하면 열 살도 안 되어 콩팥이 다 망가져 버릴 수 있습니다. 과거에 특히 이런 일이 많았는데, 이제는 검사술이 발달하였으므로 역류가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꼭 검사를 받아보세요.
역류 검사는 요도를 통해 방광으로 얇은 관을 꽂고 조영제를 투여하여 조영제가 방광에만 있는지, 요관을 통해 콩팥 쪽으로 올라가는지를 살펴보는 검사입니다. 안타깝게도 아기나 의사 모두에게 힘든 검사이므로 병원에서도 모든 아기에게 시행하지는 않습니다. 방광 요관 역류로 진단이 되면 정도에 따라 지속적으로 소량의 예방적 항생제를 투여하거나 심한 경우에는 수술을 해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남자아기는 고추와 고환 상태를 잘 살펴보세요
간혹 남자 아기의 고추 끝이 발갛게 부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우선 원래 모양이 그런 것인지, 아니면 진짜로 염증이 생겼는지 확인해 봐야 합니다. 아기의 고추 끝이 발갛게 부어오르는 경우는 귀두 포피염일 가능성이 많으나 기저귀 발진과 같이 단순한 염증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전문가에게 보이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고민만 하지 마시고 병원에 가서 직접 의사에게 보인 뒤 적절한 치료를 받으세요.
원인이 무엇이든 고추가 발갛게 되면 아기가 자꾸 긁게 되고, 그러다 보면 염증이 심해집니다. 그럴 경우에는 더 이상 만지지 못하게 하고 손을 깨끗이 씻깁니다. 귀두 포피염이 재발될 경우에는 포경 수술을 하면 좋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아기 고환에 이상이 발견될 수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고환이 만져지지 않거나 고환의 크기가 커지는 증상입니다. 고환이 음낭에 완전히 내려오지 못하고 복강 내나 중간에 걸려 있는 것을 ‘정류 고환’이라고 부릅니다. 정류 고환은 미숙아나 체중이 적을수록 발생 빈도가 높습니다. 갓 태어난 아기들 중 3~4%는 고환이 만져지지 않다가 생후 3개월 무렵에야 자연적으로 내려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므로 아기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좀더 기다려보도록 합니다. 단, 고환이 복강 내에 위치하고 있다면 성장하여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아기가 돌이 될 때까지 고환이 내려오지 않으면 수술을 해야 합니다.
본래 고환의 크기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한쪽 고환이 눈에 띄게 커진 경우는 고환 주위의 막에 물이 차는 음낭 수종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크게 보이는 고환에 펜라이트(의사들이 환자의 목구멍을 들여다볼 때 쓰는 펜 모양의 전구)를 아래에서 위로 비춰보았을 때, 불빛이 투과되어 전체가 붉게 보인다면 음낭 수종입니다. 갓 태어난 남자 아기 중 1~2%가 음낭 수종을 보이지만 대개는 돌 무렵까지 기다리면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만약 돌이 지나도 회복이 안 된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합니다.
여자 아기에게서는 질 분비물이 나오기도 합니다
신생아 때는 모체 호르몬의 영향으로 인해 분비물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때는 대체로 희고 냄새가 없는 정상적인 분비물로 3주 정도 지속됩니다. 하지만 이후에 나오는 분비물은 다른 이유일 가능성이 큽니다. 여아의 질에서 분비물이 나오는 것은 대개 세균이나 곰팡이의 침입, 이물질에 의한 자극, 옷에 남아 있는 세탁제나 자극성 있는 비누의 사용 등이 원인입니다.
어린 아기들의 질은 아직 성숙하지 못해 약하고 균이 잘 번식하며, 신체 구조상 항문과 질의 거리가 짧아 대변의 균이 침입하기 쉽습니다. 또한 깨끗하지 못한 손으로 자신의 성기를 만졌을 때에도 감염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의사의 진료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염증이 생긴 경우는 적정 기간 동안 항생제 치료를 받으면 곧 좋아집니다.
소변 상태가 변하는 것 역시 이상 신호입니다
어른들도 운동을 많이 한 후나 땀을 많이 흘린 뒤에 소변을 보면 평소와 달라진 것을 느끼게 됩니다. 아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체내 수분량이 적어지면 소변의 색깔이 짙어지고 양도 적어집니다. 이럴 때는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 주면 곧 좋아집니다. 그러므로 일시적으로 변화를 보이는 것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단, 아기가 설사나 구토와 같은 증상을 보이면서 소변의 색깔이 샛노랗게 나타난다면 탈수 증세일 수 있으므로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소변 보는 것을 불편해 하거나 꺼리는 것도 이상을 의심할 수 있는 징후입니다. 아기가 소변을 볼 때 움찔거리거나 심하게 몸서리를 치고, 울음을 터뜨린다면 비뇨기에 염증이 생겼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런 경우 특별히 열이 나지 않더라도 소아과를 찾아 진찰을 받아보세요. 아기가 돌 정도가 되면 소변 검사를 한번쯤 하는 것도 좋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이상이 없는데도 요로 감염이나 다른 병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아기 기저귀에 붉은 물이 배는 경우가 있어 엄마를 깜짝 놀라게 합니다. 혈뇨를 본 것처럼 느껴지니까요. 하지만 실제로 혈뇨인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대개는 소변에 요산 배설이 많은 경우로서 시간이 지나도 색깔에 변함이 없는 게 특징입니다. 요산은 우리 몸에서 정상적으로 배출되는 것으로, 신생아나 영아는 요산 배설이 성인에 비하여 더 많기 때문에 자주 이런 일을 경험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