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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라면식탁에 평화를... 원문보기 글쓴이: 이 안드레아
미리내성지를 찾아서
무명 순교자 묘 바로 아래는 수원교구 성직자 묘역이다. 아는 이름들이 눈에 띄었다. 오랫 동안 수원교구장을 지내며 교구 발전의 기틀을 마련한 김남수 주교(1922∼2002)와 성라자로마을 원장으로서 나환우들의 둘도 없는 벗이었던 이경재 신부(1926∼1998)를 비롯한 수많은 사제들이 거기 누워 있었다. 몇몇은 생전에 뵌 적이 있는 분들이라 감회가 남달랐다.
형제님들의 모습..
층층으로 돼 있고 위에서부터 채워 내려오는 성직자 묘역에는 4개 층이 빈 채로 남아 있다. 언젠가는 이곳에 묻힐 수원교구 사제들을 위한 것이다. 사제들이 1년에 한번만이라도 이 묘역에 들러 일평생 하느님만 따르다가 이곳에 잠든 선배 사제들과 말없는 대화를 나눈다면 사제직을 수행하는 데 그보다 더 좋은 영성수련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봤다.
어디 사제뿐일까. 그 누구든 이 세상을 떠나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다. 언젠가는 죽어서 저렇게 흙 속에 묻힐 인생, 하느님 앞에서 부끄럼 없도록 그분 뜻만 좇아 살다 오라는 고인들의 가르침이 귓전에 울리는 듯했다.
입구에있는 성모님 상
전국 방방곡곡에 흩어져 있는 성지는 한국교회 선조들의 거룩한 숨결이 밴 신앙의 요람이다. 바쁜 일손을 잠시 놓고 가족과 함께 성지로 떠나보자. 나태해진 신앙을 새롭게 하는 것은 물론 가족 사랑 또한 한층 두텁게 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지금이야 길이 잘 뚫려 서울에서 차로 한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가까운 곳이 됐지만 200년 전만 해도 이곳은 그야말로 심산유곡(深山幽谷)이었다. 박해를 피해 모든 것을 버리고 이곳으로 와서 삼삼오오 모여 살았던 신앙선조들, 밤이면 그들 집에서 흘러나오는 불빛들이 달빛 아래 냇물과 어우러져 은하수처럼 보였다고 해서 붙여진 지명이 바로 은하수의 순 우리말인 '미리내'다.
성지에 도착하면 우선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이 든다. 산으로 빼곡히 둘러싸인 성지가 그만큼 넓고 포근하다. 답답한 도시에 사는 신자라면 가슴 속 응어리가 저절로 녹아내리는 기분일 것이다. 공기는 또 얼마나 달고 상쾌한지 모른다.
성지 입구에는 '미리내성지'라는 표지석과 함께 김대건 신부를 기리는 '임은 가시고'라는 시비가 순례객을 맞는다. 시비는 이렇게 적고 있다
"임은 가시고 진리는 왔습니다. 피로써 가꾼 땅에 무궁화 피나이다. 삼천리 방방곡곡에 향기 가득합니다."
짧은 몇마디 글이지만 의미가 그윽하다. 오늘날 삼천리 방방곡곡에 가득한 복음의 향기가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님을 새삼 일깨우며 이곳을 순례하는 마음가짐을 다잡게 한다.
단체사진이나 한장 찍어 보자구..
자매님의 모습
아름다운 포즈..
형제님도 한장..
화요 교리반
녹번동성당 예비자 교리반 단체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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