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행동 전문가들이 동물을 대할 때와 평범한 우리가 동물을 대할 때는 차이가 많습니다. 인간을 포함 모든 동물들의 행동은 뇌의 지배를 받게 되는데 모든 동물의 행동지배 뇌의 매커니즘은 각기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주변에 있는 수없이 많은 자연물이나 물건들, 먹을 것들 등등을 대하는 것은 더욱 각기 생물의 특성과 일치해서, 뇌 속에 인지가 없는 대상에는 전혀 반응을 할 수가 없습니다. 개나 고양이에게 책이나 휴대폰을 주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사람이라는 같은 종끼리도 각기 다른 능력을 보일 수 밖에 없는데요, 지적 행동적 감정조절 정신적 수준이 달라질 수 밖에 없는 것은 철저하게 전두엽의 성숙도에 달려있습니다. 물론 전두엽의 성숙에는 뇌의 다른 영역의 기초완성을 전제로 하지만 여타 동물과 확연히 다른 인간만의 지적 정신적 기능의 핵심은 전두엽 Frontal Lobe에서 진행됩니다.
전두엽을 다룬 글에서 수없이 언급한 것과 같이 전두엽을 제외한 인간의 뇌는 5세 전에 완성되며, 이런 성장이 바탕이 되어야 전두엽이 무사히 발달해 갈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설명하듯 5세 전에 전두엽을 제외한 다른 영역(파란색 부분)은 완성되며 나머지 10%(보라색 부분) 즉 전두엽 부분은 만 긴세월을 두고 발달시켜 가게 됩니다.
비율적으로 영역의 크기가 작아보이는 전두엽에서 진행되는 것은 우리자신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합니다. 그 작은 전두엽은 또 다시 각기 역할에 따라 영역이 나뉘게 되는데, 그 중에서 감정조절의 역할을 담당하는 '전측 대상회피질 Anterior cingulate cortex'은 한 인간의 지적능력 인성 품성 자세 태도 품격 사회성 등등의 핵심입니다.
이런 전측대상회피질이 손상되었거나 발달하지 못했을 때, 당연히 감정조절하는 능력이 가동되지 못하고, 원초적 동물감정 수준의 감정상태가 되기 때문에 늘 불안하며, 경우에 따라 난폭하고 폭력적이며 공격성향을 보이게 됩니다.
이 영역의 손상이나 미발달의 경우, 이 영역의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는 세로토닌 회로에도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으며, 역으로 세로토닌이 뇌에 부족한 경우 이 부분의 활성화가 더뎌서 감정조절의 어려움이라는 행동-정신적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이미 이와 관련된 이론들은 뇌의 구체적 fMri영상을 통해 거의 다 밝혀져가고 있습니다.
발달장애는 뇌를 구성해야 하는 수많은 단백질 합성에 문제가 생긴 것이고 뇌신경망 구축 단백질 합성이 잘 되지않는 것이 자폐증의 원인입니다. 뇌신경망 구축의 어려움은 다음의 장애로 연쇄현상을 보이게 됩니다.
1. 몸과 뇌의 연결 실패 (감각처리장애)
2. 뇌영역대 뇌영역의 연결 실패 (감각통합장애)
3. 전두엽 발달의 실패 (뇌영역 통합가동장애)
이런 연쇄적 장애의 문제 중에 전측 대상회피질 가동의 어려움은 곧 감정조절의 어려움을 말해줍니다. 일반사람들 중에서 감정조절이 잘 되지않아서 자기 기분 그대로 드러내는 기분폭력을 수시로 휘두르는 사람도 있고, 대표적으로 분노조절이 안되는 사람들이 보이는 각가지 민폐나 사건들은 수도 없이 많이 발생합니다.
자폐증 아이들이 보여주는 잦은 감정폭발이나 짜증, 감정기복, 이유없이 웃어대는 행동, 위축되고 불안한 모습, 강박, 상동행동 등등 전두엽 성장의 어려움의 현실적 모습들입니다. 어려운 말로 전측대상회피질의 불통문제는 일상생활 속에서 큰 어려움을 줍니다.
어찌보면 발달장애 부모가 된다는 것은 자식의 끊임없는 감정폭력을 감수해야 된다는 점에서, 자식의 미래때문이 아니라 현실적 어려움 때문에 더욱 고통이 가중될 수 밖에 없습니다. 어떤 경우, 전두엽 가동의 어려움으로 인한 감정기복이나 분노행동들을 아이의 사회적 스트레스로 오인해서 감싸주고 더 맞춰주려고 한 경우 일은 반드시 더 커지게 되어있습니다.
그나마 이런 현실에 가장 보탬이 되는 것은 세로토닌 도파민 보충제입니다. 그런 노력조차 하지 않는 것은 전두엽 미성숙으로 인해 쏟아질 지적 감정적 행동적 정신적 문제들의 방치태도입니다. 도파민(파란색)과 세로토닌(붉은색)이 집중적으로 가동되는 회로는 전두엽에서 겹쳐있습니다.
그리고 전두엽을 살리는 것은 감각처리장애의 해결모색이며, 아이에 대한 진정한 사랑의 관심과 훈육방법 모색의 조합입니다. 사랑만 있었을 뿐 훈육이 거의 없었던 완이와 훈육만 있었을 뿐 사랑을 배우지 못한 준이. 모든 사안들이 그렇지만 수정국면은 언제든 만나게 되어있고, 그 수정국면에서 해결점이 나올 수 있느냐 하는 것은 이렇게 양육환경에 따라 천차만별적 모습을 드러냅니다.
아이들이 내게 왔을 때, 훈육이 필요한 경우에는 상당부분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사랑을 가르쳐야 하는 경우 쉽지 않다는 것을 요즘 준이를 대하며 많이 느끼게 됩니다. 8년을 서로 잘 버텨온 것은 준이의 10세 전의 양육환경에서 잡혀있던 일상생활에서 별 이탈없는 생활태도였는데 그것의 한계가 다가오자 서로 당황하는 정도가 커집니다.
내자식이라면 때려서라도 악착같이 바꾸려고 들었을 사안들을 내자식처럼 적용해 볼 수가 없다는 깨달음입니다. 혹시라도 학대적 측면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준이가 이제 너무 커버렸기 때문에 힘으로는 상대가 되지도 않거니와 태균이와 너무 다른 측면때문이기도 합니다.
저를 힘들게하고 괴롭힌 다음날, 태균이는 손을 빌며 잘못했다고 용서를 구하면서, 제 상처를 열심히 쓰다듬고 괴로워하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아마도 그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이겨냈던 힘이 여기에 있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그래도 희망 쪽으로 마음이 갔던 이유입니다.
준이에게는 이런 모습이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제가 다가가면 눈치를 보면서 지적했던 행동들을 더 하려고 합니다. 감정적 반발을 노골적으로 표현하는 것임을 알기에 이럴 경우 저도 일부로 전의를 접어버립니다. 이런 청개구리 기질을 알기에 8년간 키우면서 준이의 비위에 많이 맞추어주고, 집에 돌아가서 크게 혼나고 오면 오히려 준이아버님께 너무 혼내지 말라고 권유하곤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감정처리장애 문제의 본질이 다르기에 나타나는 결과일수도 있지만 더 본질적으로는 사랑의 크기나 방법, 일상생활 속에서의 사랑감정의 전달 등등 이것의 차이는 어쩔 수 없나봅니다. 발달장애 아이들의 감정안정의 요소는 역시 세로토닌, 도파민 그리고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 하는 결론이 많이 듭니다.
역시 진정한 사랑의 감정을 유지시켜주는 옥시토신 호르몬의 전두엽에서의 활성화도 역시 양육환경에서 상습화해야 됨을 또 배우게 됩니다. 옥시토신은 뇌에서만 활성화되는 것이 아니기에 신경전달물질이라고 하지않고 호르몬으로 분류합니다. 옥시토신의 정신적 사용은 상습적인 활용에 달려있으며, 옥시토신의 활성화의 가장 좋은 방법은 진정한 스킨쉽을 통한 마음의 교류입니다...
첫댓글 준이에겐 더 이상 길이 없는가? 난감하군요.
감사히 공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