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으로 김광석님을 알게 된 건 아마도 중학교 2학년때였을거라
기억된다. 우연히 형 책상에서 발견한 그의 4집 앨범. 첫 번째 트랙인
'일어나'를 들었을 때의 광석이형이의 목소리와 하모니카의 울림을 나는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고물 라디오와 사촌형 덕분에 구하게 된 동물원 LP, 김광석 베스트 테입
을 통해서 그의 노래를 조금씩 알게 되었을 무렵이던 96년 어느 겨울.
TV 뉴스 속보로 어느 한 가객의 슬픈 '자살'소식이 전해졌다.....
...그리고 그로부터 8년이나 지나, 나도 어느덧 20대중반을 바라보고 있는
나이.
얼마전, 라이브클럽 [네버마인드]에서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故김광석
추모 8주기 콘서트를 기획에 관여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신청자가 저조
하여
걱정을 했지만, 뒤 늦게 광주의 언더그라운드 락밴드와 동호회
'광주전남통기타리스트'들이 함께 해 주었고, 지방일간지의 공연 홍보
덕분에 추모 콘서트를 성공리에 마치게 되었다.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노래가 시작되자 눈물을 흘리는 여자 분도
볼 수 있었고, '이등병의 편지'가 계속되는 동안 옛 군대시절을 회상하며
술을 마시는 남자 관객도 보였고. 담배를 물며 '서른즈음'을 따라부르는
30대 관객들도 많았다.
.......
아마도 이처럼 김광석 노래를 들으면서 감흥에 젖고 감동을 느끼게 되는건
작고 보잘 것 없을 지 모르지만 우리 인생에 중요하고 소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김광석이 대단한 연주실력이나 기교있는 노래솜씨를 갖고 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처럼 우리가 그의 음악에 감동을 느끼게 되는건 그의
흐느끼는 진솔한 하모니카 연주와 인생이 베어있는 통기타소리. 그리고
노래가사가 주는 편안함 때문이 아닐까.
그의 노래는 당시 젊은이들의 마음을 대신한 것이기도 했고, 시간이 지나 2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 같은 자에게도 여전히 많은 공감을 느끼게 해준다.
김광석의 노래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것이다.
......
과거의 '그날들'을 그리워보기도 하고,
'이등병의 편지'의 추억과,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도 느껴보게 되는 20대 청춘.
그리고 넥타이에 피곤함이 묻어날 '서른즈음'을 지나
백발이 되어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부르게 될 그날까지.......
.... 그의 노래는 우리의 인생과 함께 늘 영원할 것이다.
2004년 1월 10일 故 김광석 추모 콘서트 사진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