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라스 폰 트리에
출연: 니콜 키드먼(그레이스 마가렛 뮬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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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더스> 니콜 키드먼, 그녀에게 비밀이 있다
록키 산맥에 자리한 작은 마을 '도그빌'. 이 평온한 곳에 어느 날 밤 총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한 미모의 여자가 마을로 숨어 들어온다. 창백한 얼굴에 왠지 모를 불안감을 드리우고 있는 이 비밀스러운 여자의 이름은 '그레이스'. 그녀를 처음 발견한 '톰'은 다만 그녀가 갱들에게 쫓기는 신세라는 사실만 알 수 있을 뿐이다. 첫눈에 그녀에게 반한 그는 그레이스를 마을 사람들에게 인도하는데.
갑작스런 이방인의 등장에 경계심을 거두지 못하는 마을 사람들. 하지만 톰의 설득으로 그레이스에겐 마을에서 머물 수 있는 2주의 시간이 주어진다. 그리고 2주의 시간이 지난 뒤, 도그빌 사람들은 천사 같은 그녀를 받아 들이기로 결정한다. 고단한 방랑에 지친 그레이스에게 도그빌은 그렇게 행복한 마을이 되어가고, 그레이스는 자신을 보살펴주는 톰에게 호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어느 날 마을에 경찰이 들이닥치고, 곳곳마다 그레이스를 찾는 현상 포스터가 나붙는다. 소박하고 착해 보이기만 하던 도그빌 사람들은 점점 그녀를 의심하면서 변하기 시작하고, 숨겨준다는 대가로 그레이스를 견딜 수 없는 노동과 성적 학대 속으로 몰아넣는다. 결국 그레이스는 마을을 탈출하기로 결심하지만 그녀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마을 사람들은 그녀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개목걸이를 채우기까지 한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 모른다. 그레이스가 숨겨온 단 하나의 비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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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과 평단이 만장일치로 찬사를 보낸 영화 <도그빌>!
칸영화제 최고 평점, 최고의 관심작!
<도그빌>은 니콜 키드먼의 최신작으로 2003 칸느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돼 만장일치에 가까운 찬사를 받았다. 소재, 내용, 형식 등 어느 것 하나 파격적이지 않은 것이 없는 이 영화는 최고의 배우 니콜 키드먼과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결합으로 더욱 화제를 불러모았던 작품. 올해 칸느영화제 출품작들의 면면이 언론과 관객들의 기대치를 밑돌아 실망의 원성이 높은 때, 영화팬들의 쳐진 분위기를 단번에 반전시켜준 영화이기도 하다. 지난 2000년 <어둠 속의 댄서>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바 있는 라스 폰 트리에는 만드는 작품마다 칸영화제의 극진한 구애를 받아온 감독. 더욱이 이번엔 니콜 키드먼이라는 톱스타까지 대동했으니 <도그빌>에 쏠린 화제성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하지만 정작 관객들을 열광시킨 것은 <도그빌>, 영화 그 자체였다. 빼어난 테크니션으로 정평난 감독의 작품답게 파격적이고 신선한 영상이 돋보이는 <도그빌>은 영화제 기간 중에 발행된 각종 데일리 언론과 관객, 평단으로부터 가장 높은 평점을 얻었으며, 가장 유력한 황금종려상 후보로 점쳐졌다. 폐막 후에는 <도그빌>이 빈손으로 칸을 떠난 것이 오히려 이변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일 정도였다.
프롤로그와 아홉개의 장으로 구성된 <도그빌>은 미국의 록키 산맥에 위치한 어느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잔혹하면서도 슬픈 우화를 담고 있다. 그것이 얼마든지 실화가 될 수 있다는 깨달음으로 보는 이의 가슴을 치게 만들면서.
라스 폰 트리에 VS 니콜 키드먼
최고 감독과 최고 여배우의 황홀한 조우!
칸영화제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매 작품마다 찬사를 불러 일으킨 감독 라스 폰 트리에. 현재 할리우드 여배우 중에서 가장 만개한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니콜 키드먼.
<도그빌>은 이 두 사람이 함께 작업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영화 팬들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된 것은 애초 키드먼이 폰 트리에 감독과 작업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치면서부터. 감독은 그녀의 의사를 기꺼이 받아 들였으며 키드먼에 맞게 각본을 고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감독이 높게 평가한 것은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어하는 키드먼의 '배우로서의 태도'. 무엇보다 '키드먼의 무르익은 연기력'이 감독을 미덥게 만들었다. 이제 와서 폰 트리에는 키드먼 외에 그레이스 역에 다른 대안이 없었노라고 서슴없이 말할 정도다.
니콜 키드먼 역시 감독과의 작업에 대단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배우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하는 감독의 작업 방식이 마음에 들었던 것. 키드먼은 영화를 끝낸 후 감독과의 친밀감을 과시하면서 감독의 차기작에서 또 다시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적극 피력했는데, <도그빌>에 이어 그레이스의 다음 이야기가 계속 펼쳐질 폰 트리에 감독의 미국 2,3부작에도 주인공 '그레이스'로 니콜 키드먼이 출연한다.
배우에게서 늘 새로운 모습과 깊이 있는 연기를 뽑아내는 라스 폰 트리에 감독. 그리고 새로운 연기에 항상 주저없이 도전하는 배우 니콜 키드먼. <도그빌>은 최고의 감독과 최고의 여배우가 가장 행복하게 조우한 사례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
분필 하나로 펼쳐지는 상상의 파노라마!
관객의 상상력을 극대화시킨 새로운 스타일!
분필로 그려진 도로, 장남감 같은 가구들. 사방이 막힌 것 같지만 지도에 그려진 지평선을 따라가보면 저너머 다른 세상을 만날 수 있을 것도 같은 열린 벽...영화 <도그빌>의 무대는, 눈을 감고 가보지 않은 곳을 상상의 나래로 그려보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 무대엔 어느새 엄마, 아빠, 자녀, 이웃들이 각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마치 어릴 적 소꿉놀이를 하는 기분으로 게임은 그렇게 시작된다.
영화 <도그빌>은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브레히트의 음악극 <서푼짜리 오페라>에 복수의 내용을 담은 '해적 제니'라는 노래에서 영감을 받고 시작되었다. 형식은 70년대 세익스피어 왕립 극단의 텔레비전 작품에서 영향을 받았다. <킹덤>이후 기술적이며 기교적인 영화를 배제하려 했던 감독은 영화 <도그빌>에서 새로운 시도를 보였는데, 그것은 복잡한 세트를 심플하게 만들면서 관객들이 캐릭터에만 집중하게 하는 것이었다.
눈을 감으면 실제로 록키산맥에 와있는 듯 느끼게 해주는 실감나는 음향은 관객으로 하여금 도그빌이라는 마을에 여행온 듯한 현장감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나레이션은 관객이 직접 영화 속의 인물이 되어 그들을 바라보고 느끼는 것처럼 영화에 함께 동참하게 한다.
영화 <도그빌>은 무려 9개월이나 되는 포스트프로덕션 기간을 거쳤다.
평생 가본 적 없는 나라를 그 나라에 대한 느낌과 지식만으로 단순화시킨 채 관객을 자신이 상상하는 세계로 인도한 라스 폰 트리에 감독.
가장 간결하고 소박한 형식을 택해 관객들의 상상력을 극대화시키는 이런 전략이야말로
<도그빌>이 선사하는 가장 큰 매혹이라 할 것이다.
영화사상 최고의 충격적 결말!
인간성에 대한 냉정한 보고서 혹은 고해성사
<도그빌>은, 제목에서 감지되듯 야만과 야성이 인간성을 내쫓은 마을을 그린 영화다. 작은 마을을 찾은 한 여인, 처음엔 친절을 보이다가 일순간 태도를 바꿔 사악하게 변해가는 마을 사람들. <도그빌>은 개인과 집단, 그리고 집단과 집단이 자리를 바꿔 가면서 서로를 파괴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슬픈 대목은 애초 그레이스가 가졌던 선한 의지가 스스로 무너져 내릴 때다. 그레이스는 도그빌이 진정 행복한 마을이라고 믿으면서 자신의 선한 의지를 끝까지 지키려고 애쓴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이 점점 이물스런 속내를 드러내자 조금씩 체념하는 모습을 보인다. 자신이 선한 태도를 가지고 대했던 사람들이, 사실은 무고한 살인을 일삼는 갱단과 다름 없다고 판단됐을 때 그레이스가 붙들고 있던 인간성에 대한 마지막 희망은 오간 데 없이 사라지고 만 것이다.
과연 '휴머니즘'이란 존재하는 것인가? 아마도 <도그빌>을 본 관객이라면 극장문을 나설 때 이 질문이 자신을 괴롭히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가장 믿고 따랐던 이웃에게 배신을 당하던 불쌍한 여인 '셀마'. <어둠 속의 댄서>를 보면서 흘렸던 눈물은 <도그빌>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이제, 이유 없이 당하기만 하는 가련한 희생자는 남아 있지 않는 것이다. 받은 만큼 돌려주는, 아니 더 얹어 앙갚음하는 인간의 본성. <도그빌>은 인간을 더욱 불신케 만드는 영화임에 틀림 없으나 그럼으로 해서 세상의 진실에 더 바짝 다가 앉은 영화가 되었다. 때로 영화는 가장 용감한 고해성사가 되기도 한다. 여기 <도그빌>처럼.
<도그빌>의 수퍼 세션!
로렌 바콜, 필립 베이커 홀 등 대배우들의 연기 앙상블!
로렌 바콜, 벤 가자라, 필립 베이커 홀, 제인스 칸, 폴 베타니, 클로이 셰비니, 장 마크 바,존 허트 등등. 저마다 연기력을 공인 받아온 명배우들이 영화 <도그빌>에 총집합했다.
혼자서도 너끈히 한 영화를 책임질 수 있는 이들이 굳이 <도그빌>에 출연한 이유는 전적으로 감독에 대한 신뢰 때문. 이들 캐스팅에 대해 묻자 감독은 "짧은 순간에 스쳐지나간다고 해도 캐릭터 전체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리스마, 개성, 재능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일이다."라고 그들의 출중한 연기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들 배우들은 맨 처음에는 <도그빌>의 촬영 환경에 적응을 못해 혼란스러워 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곧 작업 자체를 즐기게 됐다면서 만족감을 나타내었다. <도그빌>의 전혀 낯선 연기 방식이 결국 이들을 매료시키고 만 것! 이들 조연 배우들은 적은 출연 분량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등장하는 씬에서는 온전히 무대를 장악해 버려 명배우다운 자질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해서 <도그빌>의 연기 앙상블은 영화가 지닌 또 다른 미덕이 되었다.
대공황이 한창이던 1930년대의 로키 산맥에 위치한 도그빌이라는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갱단에 쫓겨온 그레이스라는 정체불명의 여자와 그녀를 대하는 마을 사람들의 이중성, 그리고 라스트의 충격이 기다리는 독특한 실험극. 라스 폰 트리어 감독이 계획하고 있는 '미국 삼부작'의 첫번째 영화로, 2003년 칸느영화제에서 각종 언론과 평단, 관객으로부터 찬사와 화제를 모았다. 제한된 세트에서 진행되는 연극을 고스란히 영상에 담은 것처럼 보이는 이 독특한 실험적 작품은, 상당부분 나레이션을 통해 진행된다거나 음향효과에 신경을 많이 쓴 점 등에선 영화적 요소도 함께 갖추고 있다. 여기에 3시간 가까운 런닝타임은 관객에게 상당한 인내력을 요하지만, 영화사에 남을만한 대단히 충격적인 결말을 가진 영화 중 하나이며, 그 후반부가 영화 전체의 주제를 내포하고 있다.
이런 영화에 좀처럼 출연할 것 같지 않은 니콜 키드먼이 주연을 맡았는데, 그녀 최고의 연기를 지켜볼 수 있으며, 그외 조연들 역시 제임스 칸, 벤 가자라, 로렌 바콜, 필립 베이커 홀, 클로에 세비니 등등 상당한 호화배역으로 이뤄졌다. 얼핏,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인간에 대한 환멸과 냉소로도 보이며, 성서의 비유, 집단의 광기, 미국의 비판물 등 이 영화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있으며, 관람 후에 머리가 아플만큼 복잡하고 난해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