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31일 토요일 아침 7시 반경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주차창에 반가운 선후배 회원님들이 모여든다.
40여명의 회원이 모여 관광버스가 만석이다.
통일산악회 8년 역사상 최대 인원이 모여든 기축년 첫 번째 신년 눈산행이다.
8시경 버스가 출발하여, 영동고속도로 둔내 IC를 지나니 진눈개비가 내린다.
오늘의 일기예보는 강원도에 대설주의보가 내렸다.
눈을 맞으며 환상적인 눈 산행을 기대해 본다.
횡계 IC를 벗어나 대관령 휴게소에 도착하니 폭설이 내리고 차가 눈길에 미끄러진다.
전국 각지에서 눈 산행을 온 등산객들로 주차장도 만원이다.
산객들을 따라 올라가니 능경봉으로 가는 길이라 70년대 세워진 영동고속도로 준공기념탑 앞에서
단체기념사진을 촬영하고, 다시 내려와서 백두대간의 등줄기인 선자령 길로 들어선다.
옛날 대관령에 길이 나기전 영동지역을 가기위해 선자령으로 넘나들고,
계곡이 아름다워 仙女들이 아들을 데리고 와서 목욕을 하고 놀다 하늘로 올라간 데서
선자령이란 지명이 붙여진 곳이다.
풍력단지가 조성된 태백준령 설원이 끝없이 펼쳐진 곳이다.
눈 덮인 겨울산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으로 마음을 설레게 한다.
완만한 경사의 아름다운 눈밭으로 펼쳐지는 사방이 막힘없이 탁 트인 白雪의 경치가 장관이다.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악천후로 멀리 동해바다와 강릉시내는 조망할 수 없지만, 쌓여진 눈들로 등산로를 벗어나면 발이 푹 빠지는 온통 눈천지다.
나뭇가지들은 눈꽃으로 단장되어 상고대 미(美)의 극치를 연출한다.
선자령 표지석 정상부근에서 수북이 쌓여진 눈을 치우고 점심상을 차리나 눈보라가 휘몰아 쳐 점심 식사하기도 수월치 않다.
내리는 눈발과 섞여진 컵라면과 김밥으로 간단한 요기를 하고 하산 길을 재촉한다.
초막골로 하산코스를 정하여 내려가니, 약간의 급경사와 음지에 빙판이다.
아이젠과 스패치를 하였지만 눈길에 미끄러지기도 하고, 뒹굴기도 하였지만
펼쳐진 雪原과 雪花의 순백의 물결에 도취하다 보니, 세파에 찌든 희끗한 머리카락의 年輪에도
마음마저 동심으로 돌아가고, 무념무상의 경지에 빠져든다.
보현사를 지나 초막골에서 기다리는 버스를 타고 주문진으로 향한다.
충청횟집에서 모듬회와 매운탕으로 뒤풀이를 하며, 잔을 부딪치며 고, 고, 고가 이어진다.
즐거운 여흥의 시간을 가지고 저녁 7시경 서울로 향한다.
밤11시 조금 못 미쳐 압구정동에 도착하여 오늘의 환상적인 눈 산행 여정을 마무리 하고,
다음 달 재회를 기약하며 헤어진다.
겨울 눈산행에 참가하신 선후배 회원님들과, 원정 산행을 진행한 집행부 임원님들 수고 하셨고,
버스대절을 하여준 이종기 회원, 뒤풀이를 제공한 조경래 회원의 따뜻한 마음 씀씀이에 감사를 드린다.
後記: 13년전 통산의 겨울 선자령 산행기를 올립니다.
무심한 세월이 흘렀지만, 오롯이 눈보라 치는 선자령 雪原을 누비던 그날의 감동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동안 세월이 흘러 作故하신 선후배님의 명복을 빌며, 거동이 불편하신 선배님들과
조경래 동기의 快差를 바랍니다.
-가을하늘 뜬 구름처럼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지나고 보면 그 실체가 없음을 알게된다.
화려함을 뽐내던 형형색색의 단풍도 낙엽이 되어 나뒹글다 아스라져 갈 것이다. (만공스님 1871-1946)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 없다. (야은 吉再 1353-1419)
첫댓글 폭설의 환영을 받으며 오르는 선자령 산행의 묘미를 만끽하셨네요. 대단하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