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피크 8,047m 등정에 성공한 조강현 대원(대학생)과 김미곤 대장>
K2여정으로 가는 퍼밋을 받기위한 신의 첫번째 통과 의례..... 지옥의 길-아스꼴리까지 오는 길을 무사히 통과하며 신의 첫번째 허락을 받아냈다는 흥분감에 사실 다른 어떤 생각도 들어찰 자리가 없었다.
그러니 스카르두에서 어쩌면 브로드피크 등정을 성공하고 하산하는 '김미곤' 팀을 만날 수 있을거라는 얘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이름 조차 기억 저편에 있었다.
그런데 그때 밖에서 누군가 다급한 외침 소리가 들려왔다.
"왔어, 왔어!! 김미곤 팀이 도착했어."
아!! 김미곤! 김미곤 팀을 만날 수 있을거라고 했지? 그런데 벌써 도착했단 말이야??
옷도 제대로 챙겨입지 못한 채 카메라 들고 밖으로 튕겨나왔다.
벌써 모든 포터들과 스텝,김미곤을 비롯한 전 대원이 도착한 상태였다. 언제 준비를 했는 지, 그들의 목엔 비록 조화긴 했지만 화려한 꽃다발이 걸렸고,,,여늬 축하현장 못지않은 카메라 세례가 퍼부어졌다.
이들도 예견을 했을까.... K2,브로드피크,가셔브룸1,가셔브룸2 의 시작점이자 도착점인 이곳에서 써밋 카라코람 현지 여행사 스텝들외에 이렇게 많은 한국인이 와서 카메라 세례를 퍼부울 지...
검게 그슬린 피부에 지친 모습도 보였지마는 이내 뜻밖에 펼쳐진 쎄레모니 현장에 이 모든 역경은 단번에 날려보내고 흥분으로 점철된 파티 분위기로 탈바꿈이 되었다.
순식간에 펼쳐진 탁자위엔 센터피스로 커다란 꽃다발도 놓여지고 콜라를 비롯한 각종 음료가 파티 음식으로 자리매김했다.
우리 4명은 정신없이 이들을 쫓으며 셔터를 눌러댔다. 적어도 이 순간은 K2bc를 찾아 떠난 트래커가 아니었다. 브로드피크 등정 성공을 하고 하산한 김미곤 팀을 취재차 나온 촬영기자였다.
어쩌면 비단 우리뿐만 아니라 원정대원들과 그들과 함께한 포터, 스텝진들 모두가 그렇게 느꼈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최윤정 여성 대원,27세>
<브로드피크 등정에 함께 오른 세르파와 네팔리-쿡>
<브로드피크 등정에 함께한 감찰관>
한바탕 카메라 세례를 맞은 뒤, 배낭과 꽃다발을 벗고는 일행들을 우리에게 소개하기 시작했다. 그에게 소개받은 대원들은 놀랍게도 너무나 어린 청년들이었다.
세상에~ 그 무시 무시한 8,000m 의 고봉에 오른 대원이 이렇게도 어린 청년들이었어?? 더구나 저 여리 여리하고 한없이 이쁘기만 한 여자 대원이라니....
물론 최윤정 대원은 이번엔 8,000m의 고봉까지는 오르진 못했어도 앞으로 제 2의 오은선이 될거라 생각하니 또다른 감개가 감싸고 돈다.
그리고 이번에 함께 도움을 주며 8,000m 고봉까지 등정을 했다는 세르파를 소개받을땐 우리 대원들 못지않은 감동이 가슴을 파고 들었다. 이름도 없이 8,000m 고봉에 오르는 수많은 네팔의, 파키스탄의 세르파들.... 그들의 도움이 없다면 과연 얼마나 많은 산악인들이 정상에 오를 수 있을까...
우리와 히말라야 오지-로왈링 산군의 도움을 주며 함께 했던 총바의 말이 떠올라 더욱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에베레스트 써밋까지 올랐던 총바도 원래는 8,000m 급 고봉을 도우는 세르파였었다. 그러나 동료들이 다른 나라 산악인들을 도우며 정상에 오르다가 죽는 모습을 보면서 회의가 들어 그만두고,일반 트래커들의 피크를 오르는 일을 도우는 세르파 일을 하고 있는 멋지고도 살인 미소를 날리는 청년이다.
이름도 없이 죽어가는 세르파들... 그래서 순간 더 위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정상을 등극한 세르파답게 온 몸과 얼굴에 카리스마가 넘쳐난다.
네팔에서 왔다는 쿡은 또 왜이리도 연약하고 한없이 착하게만 보이는 지.... 순간 착각이 들 정도로 히말라야 라다크 사파리 여정을 함께했던 우리의 지난 쿡-텐진과 너무도 닮았다.
이젠 조금은 여유가 생겨 정신을 차리고 시야를 돌려보니, 모두 이곳으로 쏠리고 있는 시선들이 장관이다. ㅎㅎ 아마도 이 많은 사람들이 모두 다 브로드피크 등정에 함께 한 사람들일 것이다. 이들 또한 이순간이 얼마나 감동적일까...
잠시도 김미곤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던 난 급기야 그의 호탕하게 웃는 모습을 포착했다. 저 호탕한 웃음속엔 그동안의 모든 역경을 극복해 낸 .... 딱히 뭐라 말로 표현할 수도 없는 그 모든 것들이 녹아 있겠지~ 기쁨... 승리...
아!! 지금 이 순간 떠오른는 이 단어들이 저들의 목숨을 건 도전과 역경 에 비한다면 얼마나 빈약한가~
역시 쎄레모니는 화려하군!! ㅎㅎ
커다란 쎈터피스가 테이블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탁자위엔 놀랍게도 케이크까지 올려졌다.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는데... 이곳...가장 지구의 원초적인 모습의 카라코람에 다른 모든걸 제쳐두고 현대문명이 들어온것 같은 느낌이 드는건 또 뭐지??
브로드피크(8,048m) 등정 성공을 축하하는 플랫카드가 나무 사이로 걸려졌다. 이제사 축제장이 꽉찬 듯한 느낌이 든다.
써밋 카라코람 사장인 익발은 열심히 이들을 대접하느라 여념이 없다. 이들의 성공에 익발의 흥분이 어느정도 인 지.. 아직도 그의 등에 매어있는 배낭을 보면 알 수 있다.ㅎㅎ
이젠 우리도 이들 주변으로 자리를 찾아 앉았다. 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자리인가!
내 생전에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고 온 원정대원들과 이리 한 자리에 앉아 축하마당을 벌이고 있을 줄 상상이나 했을까...
그것도 가장 먼저.... 이들의 고난과 역경, 흥분, 8,000m의 브로드피크의 기가 고스란히 남아있고 느껴지는 이 순간에...
케이크 컷팅이 이루어졌다. 김미곤과 조강현, 여성대원과 감찰관, 네팔리 쿡, 그리고 이후 우리의 쿡이 되어 함께 했던 보조 쿡-해마옛이다.
아!! 감동 감동!! 이것이 진정 케이크 컷팅이구나~~
내 생애 가장 촌스러운 케?이었다. ㅎㅎ 그러나 지구의 가장 깊은 핵-카라코람 아스꼴리에서 먹은 케이크는 지상 최고의 맛이었다.
우리의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수많은 포터들의 모습이... 한없는 부러움의 눈길로 보여진다. 아니,초록이 양탄자 처럼 깔려있는 돌담앞에 앉아 있는 이들 모습이 기막힌 모습으로 들어온다.
한바탕 축제를 벌이고는 이야기 꽃을 피워내기 시작했다. 자신감과 기쁨에 넘친 표정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주변을 가득 메웠다.
그도 그럴것이 7월2일에 출국해서 13일 베이스캠프에 도착. 즉시 등반을 시작했으며 21일 캠프3을 설치하고, 23일 밤 9시 30분 캠프 3을 출발해 11시간 18분만인 24일 오전...등정에 성공한 뒤 무사히 하산한 것이다. 환상적으로 좋았던 날씨의 운까지 따라서 등정하고 하산하기까지 단 2주가 걸렸다하니, 이들의 흥분을 가라앉히긴 힘들어 보인다.
아무튼 이들의 엄청난 에너지가 그대로 우리에게 전달되었을 터이니, 앞으로의 우리의 K2 여정은 왠지 능히 해낼 수 있을것 같은 자신감이 우리에게도 감싸고 들어 온다.
중국과 국경을 이루고 있는 브로드피크는 고드윈오스틴 빙하 동쪽에 자리잡고 있으며, 알프스의 브라이트호른산에서 이름을 따왔다. K2로부터 불과 8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K3으로 불리기도 했었다. 지난 1998년 알프스 3대 북벽을 시작으로 고산 등반에 나선 김대장은 2007년 한국 최초로 에베레스트(8,848m)~로체(8,516m)봉 연속 등정에 성공했으며, 현재 히말라야 8,000m 봉우리 14개 중 11개(초오유·마칼루·가셔브룸Ⅱ·로체·에베레스트·다울라기리·마나슬루·시샤팡마·K2·가셔브럼Ⅰ·칸첸중가)에 올랐다.
2012년부터는 파키스탄에 있는 8000m의 좌에 연속도전하여 2012년 K2 를, 2013년에 가셔브룸1, 2014년에 브로드피크를 성공한 것이다. 현재 히말라야 8000m 자이언트봉 14개 중 12개 등정에 성공했으며 안나푸르나와 낭가파르밧 등정만 남겨놓고 있다.
이 두개의 좌중 먼저 안나푸르나를 도전하고 마지막으로 낭가파르밧을 도전할 거라는 말에 우린 또 흥분해서 마구 언약을 해버렸다.
"저희가 내년에도 와서 성공 쎄레모니에 참여할께요~ 헐!! 그때는 14좌를 완등하는 거니, 온 방송사와 기자들이...... 아!! 혹 저희는 발 디딜 틈도 없는건 아닐까요?? "
우린 이미 K2여정에 성공하고 내년 이곳 파키스탄에 벌써 온 듯한 착각 마저 들었다.
쎄레모니 현장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저녁 만찬까지 이어졌다. 탁자에 놓였던 센터피스는 벽에 걸려지고, 이들의 목에 걸려졌던 꽃다발은 그 주변의 장식물이 되어졌다. 이내 식탁에 서빙되기 시작한 화려한 메뉴들은 이곳 K2 여정에선 보기 힘든 메뉴들이었다. 그중에서도 단연 압권이었던 것은 이들 원정대팀의 한국에서 공수해온 밑반찬들도 아니었고, 쿡이 열성을 다해 만든 요리도 아니었다.
바로 '김미곤과 자기와는 뭔가가 있다'며 스카르두에서 부터 우리에게 궁금증과 호기심을 일으켰던 알쏭이 공수해온 '홍어' 였다.
젤 먼저 탁자에 올려진 코를 찌르는 홍어의 냄새에 우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세상에~ 저 냄새나는 홍어를 어찌 한국에서부터 이곳까지 가져올 생각을 했는 지...운빨만 좋은 여잔줄 알았더니, 이 모습에 그녀의 당돌함에 또 한번 경악을 하는 순간이었다.
알쏭은 김미곤 팀이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 팬들과의 만남에 참석했었다고 한다. 자신이 그때쯤 K2에 가니 혹시라도 만날 수도 있으니, 먹고 싶은것 있으면 말하라고 했다는데... 당황스럽게도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홍어' 였다고 했다. 그 이후 알쏭은 괜한 질문을 했다고...어찌 홍어를 가져갈까...후회막급을 했지만, 뜻과 맘이 있으면 다 길이 있는 법... 전혀 냄새없이 기내에 싣고 갈 수 있는 방법을 알아냈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다.
차라리 그 사이 홍어는 더욱 맛있게 익어서 김미곤 대장뿐만이 아니라 우리들도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 지.... 이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흥분은 극점을 향해 가고 있었다.
김미곤 대장에 대한 알쏭의 애정과 사랑이 얼마만큼인 지... 놀라움을 넘어 우리에게도 감동이었고, 아마 김미곤 대장에겐 더욱 감동적이었을 것이다. 이만하면 김미곤 대장에게 어쩌면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확실한 어필이 아닐 수 없다. 감동과 흥분에 휩쌓인 김미곤 대장은 자신들의 빠른 성공으로 남은 많은 한국 음식들을 모두 다 우리에게 주라는 명령을 내렸다. ㅎㅎ
날이 밝았다. 이들팀과 우리팀들의 하산과 트래킹 시작으로 캠프지는 떠들썩 했다.
저만치 보니, 대원들이 모두 다 나와서 이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기회는 이때지~ㅋㅋ 출발전 사진 한 장 찍었다.
김미곤 대장과 조강현대원과 팔짱도 끼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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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아름다운 날들 원문보기 글쓴이: 베가
첫댓글 사진기자로써 자질이 엿보입니다요. 또한 음악에도 소질이요. 감동드라마 그 자체네요!
나두 하고프나 이젠 60대초반으로는 작은 봉만이라도 히말 고개라도 두발로 걸을 수
있는 그자체가 행복이라 여기며 계속 가렵니다.
사진기자의 자질을 엿보아주시니 감사드립니당.ㅎㅎ
60대에 히말라야를 걸으시고..또 계속 꿈꾸시니 얼마나 행복하십니까~
저도 6-70대가 넘어서도 두발로 등 꽂꽂이 펴고 배낭매고 등산할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답니다.
우와~
멋집니다~
작년에 가셔브롬1을 등정하고 내려온 김미곤대장을 아침에 잠깐 보고 헤어졌는데
제대로 파티를 하셨네요~^^
흥분의 도가니였죠~ㅋㅋ
정말 K2트래킹 갔다는 본분을 잊어먹고...
기자가 된듯한 착각속에 빠져서 흥분했죠~
홍어도 진짜 대박이었구요~~
정말 김미곤대장에겐 아마 평생 잊지 못할 선물이었을 거예요.
잠시나마 본인도 등반대의 일원이 된 기분이었겠네요.
ㅎㅎ
그렇답니다.
잘못된 부분이 있어 수정 글 올립니다.
알쏭이 떠나기 전 김미곤대장 팬미팅에서 만난게 아니라, 김미곤 대장이 에이전시를 정하고자 익발과 만날때
지인의 초대로 함께 했었다고 합니다.ㅎㅎ
참 여러 모로 운이 좋아 보입니다! 보통 저녁무렵 아스꼴레에 도착하면 고소증 때문에 식욕도 없고 주변을 살펴볼 의욕도 없어지는데^^
그리고 감찰관 보다는 정부연락관이라고 부릅니다. 보통 군 장교들을 배정해 주더군요.
ㅎㅎ
저흰 모두 고소적응은 된 상태였어요.해발 5000m넘는곳을 꾸준히 6개월정도 시간차로 다녔고,K2시작전 3-4000m를 이미 다녀온뒤라서요.한분만 바로와서 초반에 약간 고소증세가 있었지먄.그분도 6개월전에 안나써킷을 했었거든요.
살았 내려 왔으니 누릴수 있는 기쁨 이네요,
얼마나 더 많은 젊은이들이
희생 될까...
산은 무엇일까. ..?
삶은 무엇이고...?
아닌게 아니라
여러 생각들이 가슴을 먹먹하게도 합니다.
내가 그곳을 향하고 있을때...그제서야 그들에게 머물고 생각을 하게 만들지요.
그런의미에서 이 날은 정말 감동의 순간이었습니다.
정상등극을 하고 내려온 원정대원의 환영 쎄레모니를 우리가 해주었으니까요.
평생 잊지못할 순간이지요.
@베가 그순간 만큼은
그들은
내 가슴으로 낳은
새끼 같았을듯,
찡한 감동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