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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프레임에 사용되는 소재는 생각보다 무궁무진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가에는 철을 중가에는 알루미늄을 고가에는 카본을 떠올리겠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크롬이나 마그네슘 같은 소재도 많이 쓰이고 신기하게도 나무로 만들어진 프레임도 찾아보면 꽤 있다. 그리고 의료소재로 사용되는 티타늄도 많이 쓰인다. 이번에 소개할 자전거인 첼로의 실버라도(SILVERLADO)는 티타늄으로 프레임을 만든 MTB 모델로 3가지 그레이드로 출시됐다. 에어스프링 방식의 폭스 32 플로트 팩토리 SC 서스펜션과 시마노 MTB 구동계 중 최상급인 XTR 구동시스템이 적용된 실버라도 90, 시마노 XT 구동시스템이 적용된 실버라도 70, 시마노 SLX+XT 구동시스템이 적용된 실버라도 50으로 구성됐다.
실버라도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이 티타늄 소재이니 아무래도 소재에 대한 이야기부터 하는 것이 순서인 듯싶다. 티타늄은 은백색의 컬러로 순수상태로는 생각보다 강성이 높지 않고 잘 늘어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자전거 프레임의 소재로는 그리 적합하지 않을 수 있으나 열처리를 해서 단련하면 강성을 높일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많은 자전거 제조사가 원하는 경량화라는 목표에 알맞게 가벼운 성질을 가지고 있다. 티타늄이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곳은 바로 의료분야였는데 몸 안에 들어가도 별다른 부작용이 없어 의료용으로 많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의료분야에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앞서 설명한 그 무른 성질 때문에 적용할 수 있는 범위가 한정된다는 아쉬움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들이 진행되면서 지금과 같은 강하고 가벼운 성질을 가지게 됐다. 엄밀히 말해 티타늄이라고 말하는 것보다 티타늄 합금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는 말이긴 한데 대부분 합금을 줄여 티타늄이라고 부른다. 이 티타늄은 철에 비해 무게가 60%로 가볍고 고온강도와 피로강도가 우수하며 내식성이 우수해 의료분야를 넘어서 우주선, 항공기, 잠수함 등의 첨단 시설에 많이 적용됐다. 그래서 초기 티타늄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큰 자랑거리가 내 자전거 프레임을 만든 소재가 우주선 소재와 같다는 것이었고 일반적으로 고가라고 인식되는 카본보다 한 등급 위라는 인식이 있어 유난히 자부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실버라도 프레임에 사용된 티타늄 합금은 강성이 우수하고 무게가 가벼우며 고온에서 변형저항이 크고 열전도율이 낮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자전거 소재로는 최고의 소재로 각광받지만 단점도 있다. 기계적 성질로 봤을 때 장점만 있는 것 같지만 가격이 비싸고 만들기가 어렵다는 단점들이 존재한다. 우선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 때문에 가격을 좀 더 현실화하기 위해서 프레임 이외의 부분에는 티타늄이 아닌 다른 소재를 사용한 자전거들이 생각보다 많다. 제품의 장점인 프레임의 소재는 티타늄이라는 사실을 무척이나 강조하면서 나머지 파츠에는 다른 소재를 사용했다는 설명은 최소화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프레임에 티타늄을 사용했다는 자전거라고 하더라도 최종 가격대는 생각보다 비교의 폭이 큰 경우가 많다.
두 번째로 티타늄 합금이 생각보다 가공이 까다롭고 만들기 어렵다 보니 기술력의 차이에 따라 완성된 티타늄 프레임의 성질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티타늄이란 소재의 특성에 대해서 처음에 설명했듯 원래 티타늄이라는 소재의 강성이 그리 강하지 않은 성질이라 열처리 등의 성형이나 가공의 과정을 거치면서 자전거 프레임에 알맞게 강한 성질로 바꿔야 하는데 그것이 생각보다 쉬운 것이 아니다. 티타늄의 특성상 워낙 고온에서 프레임 빌딩을 해야 하는데 가열된 프레임 표면이 공기와 접촉해 산화층이 만들어져 결함이 발행할 수 도 있다. 그렇게 잘못 만들어진 티타늄은 강성면에서 오히려 카본 같은 소재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떨어지는 성질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래서 무조건 티타늄으로 만들었다는 타이틀에 집착하는 것보다 믿을 수 있는 성능과 품질을 보여주는 신뢰도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오히려 더 중요하다.
첼로의 MTB인 실버라도 세 가지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은 뭐니 해도 티타늄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인데 그 중 실버라도 90과 70 시리즈는 경량화 및 높은 강성을 유지하기 위해 프레임과 핸들 스템, 핸들바, 시트 포스트 등 세부 부품에까지 모두 티타늄 파츠가 풀 적용되었다는 것이다. 가장 낮은 등급의 실버라도 50은 가격대를 조금이나마 낮춰 접근할 수 있는 소비자 폭을 넓히기 위해 아쉽게도 풀 티타늄 적용을 포기 했겠지만 실버라도 90과 70의 모든 세부적인 부분에 풀 티타늄화를 진행한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가격대가 올라가는 것은 물론이고 티타늄 소재가 가공이 워낙 까다로워 만들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실버라도 90과 70 정도의 올 티타늄 구성이라면 티타늄으로 오랫동안 자전거를 만든 브랜드들과 비교하더라도 떨어지지 않는다.
두 번째 특징은 티타늄 MTB면서도 요즘 MTB 트랜드의 기술을 적용했다는 것이다. 티타늄 자전거, 티타늄 프레임이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아마도 이 말이 무슨 말인지 금방 이해할지도 모르겠는데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티타늄 자전거라 불리는 모델들은 대부분 클래식한 스타일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티타늄의 장점을 잘 알아 티타늄 합금으로 만들어진 자전거에 관심을 가지고 구입을 고려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스타일이 살짝 올드해 보이고 클래식 분위기가 나는 것 때문에 최종적으로 카본 소재를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카본으로 만들어진 모델 같은 경우 최신의 디자인이나 시장 트랜드에 맞춰 기술이나 기능 들이 빠르게 적용되는 경우가 많아 최신 트랜드들을 앞세운 각 메이커들의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티타늄 시장은 그와는 살짝 다른 느낌인 경우가 많은데 첼로의 실버라도는 타사의 그런 성향들을 배재하고 최신 MTB 트랜드 기술들을 적극적으로 적용했다.
예를 들어 첼로의 카본 MTB 모델에 적용하던 인터널 케이블 라우팅(Internal Cable Routing)같은 기능이 콜로라도의 프레임에도 적용된 것이다. 인터널 케이블 라우팅은 브레이크 케이블과 변속 케이블을 외부에서 보이지 않도록 깔끔하게 프레임 속으로 넣는 기술로 우선 프레임 외부로 케이블이 드러나지 않아 깔끔한 외관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주행 시 변속라인이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아 더욱 안정적인 변속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실버라도는 Triple-Butted를 통해 가공된 티타늄 튜브를 사용했다는 것을 들 수 있는데, 트리플버티드는 프레임 중심으로 갈수록 내벽의 두께가 얇아지게 제작하는 기술을 말한다. 즉 힘을 받는 프레임 부분에는 두께가 두꺼워 강성이 올라가고 상대적으로 얇아진 내벽은 경량화에 도움이 되면서 티타늄 소재 특성과도 부합하여 탄성도 더욱 증가하게 된다. 이는 티타늄 합금의 특성과 함께 제작방식 통해 장점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런 최신 기술들이 티타늄 이라는 소재와 만나면서 보다 나은 상품성을 가진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 밖에도 폭이 넓어진 BOOST 규격의 휠셋이 적용돼 전반적인 주행 안정성이 향상된 점이나 사용자가 서스펜션의 강도를 리모트 컨트롤로 주행 중에 쉽게 조절 할 수 있는 등의 첨단 기능들이 추가된 것은 이전의 티타늄 모델들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최신 트랜드의 적용이라 할 수 있다.
세 가지 모델을 잠시 살펴보면 라인업 중 가장 최상급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실버라도 90은 MTB자전거 구동계 중 최상급인 XTR 24단 변속시스템을 장착했고 2단의 앞 기어를 통해 좀 더 폭넓은 기어비로 업힐에서도 부담 없는 라이딩이 가능하다. 프론트 서스펜션은 초경량 서스펜션 포크인 폭스사의 32 플로트 팩토리 SC 서스펜션을 장착해 보다 안정적인 균형감을 보여준다. 100mm 트래블의 XC 주행에 최적화되어있는 에어스프링 방식의 서스펜션으로 리모트 레버가 적용되어 있어 사용자의 취향이나 노면의 상황에 따라 서스펜션의 강도를 손쉽게 조절하여 각 노면에 맞게 주행할 수 있다. 가볍고 튼튼하기로 유명한 뷰엘타 카본 클린처 휠세트가 기본으로 적용되어 있어 휠 세트를 업그레이드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장점 중 하나다.
실버라도 70은 실버라도 90과 동일한 프레임 스펙을 가지고 있으며 프레임, 스템, 핸들바, 시트 포스트 그리고 시트 클램프까지 모두 티타늄으로 제작된 풀 티타늄 MTB라는 점에서 프리미엄 모델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앞서 설명했듯 가격을 낮추기 위해 프레임만 티타늄으로 제작하고 나머지 부분들을 다른 소재를 쓰는 모델과 비교할 모델은 아니다. 실버라도 70과 실버라도 90의 차이점은 구동계와 서스펜션인데 실버라도 70에는 시마노사의 XT 24단 변속 시스템과 폭스사의 32 플로트 퍼포먼스 SC 서스펜션이 장착되어 있다. 이를 뺀 나머지는 거의 동일하다고 보면 되고 무게 또한 실버라도 90과 실버라도 70 모두 11.5kg이다. 구동계와 서스펜션의 차이로 가격이 차이가 나니 시승을 해보거나 자신의 필요성에 따라 둘 중 하나를 고르면 된다.
실버라도 라인업의 막내인 실버라도 50은 티타늄 프레임과 락샥 쥬디 실버 TK 에어스프링프론트 포크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모델이다. 이 모델의 장점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티타늄 MTB의 장점을 느껴볼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구동계는 시마노사의 SLX M7100 변속시스템을 적용했고 뒷 변속기는 시마노 XT M8120로 구성됐다. 무게는 실버라도 90과 70에서 조금 늘어난 12.8kg이다. 개인적으로는 티타늄 자전거를 염두해 뒀다면 풀 티타늄 구성을 추천하고 싶지만 선수급들이 아닌 일반인들의 라이딩으로 이 정도 스펙도 현실적으로 차고 넘치는 고급형 수준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 티타늄 자전거를 소유하거나 탄다는 것은 단순히 고가의 자전거나 좋은 스펙의 자전거를 탄다는 것 그 이상의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티타늄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자부심도 대단했었지만 가격적인 거품이나 티타늄이라는 소재에 대한 과대평가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게다가 클래식한 스타일과 트랜드에 빠르게 따라가지 못했던 제품들도 티타늄 모델들이 카본 만큼의 대중화를 이룩하지 못한 이유에 한 몫 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첼로의 실버라도 라인업이 매년 꾸준히 업그레이드 되고 있는 것을 보고 있으면 진정한 프리미엄이라 할 수 있는 티타늄 자전거의 전성시대가 오는 것도 그리 머지 않았다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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