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30
어제 한국을 출발하기 전에 Y친구로부터 전화 메시지가 왔습니다. 중앙 아시아를 돌아 보고 들어 오겠다고 하는 내용으로 내가 바로 전화를 했더니 배를 타고 중국으로 출발을 해서 가고 있다고 합니다.
이 친구는 베낭을 메고 아프리카, 동남 아시아, 오세아니아, 중국 및 중앙 아시아, 아메리카 등 이곳 저곳 미 개발 지역을 두루 돌아 다니면서 개발 되기 전의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는 것이 목적입니다. 지금 가 보지 않으면 얼마 뒤에는 모두 개발이 되어 현대 문명에 젖어 버린 모습만 볼 수 있게 되며 또 인간의 순수성이 없어져 버린 소위 현대 문명에 물들여진 사람들만 만나게 되는 것이 아니냐고 합니다.
그래서 개발이 되기 전에 가 보아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런 쪽을 우선 찾아서 갑니다.
그러나 이런 지역을 여행 한다는 것은 엄청난 불편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고생도 아주 많이 해야 되지요.
저는 얘기 합니다. 그런 종류의 여행은 젊었을 때 해야 되는 것이 아니냐고..,
하지만 이 친구의 열정은 대단합니다. 이제는 아주 직업 여행가에 버금 가는 많은 여행 경험을 쌓아서 같이 얘기를 나누어 보면 많은 세상 이야기를 들려 줍니다.
여행은 우리에게 인생을 살아 가는데 있어서 새로운 것을 보고 느끼게 하면서 따뜻한 마음과 가슴을 키워주고 같이 살아 가는 지구촌 이웃들을 폭 넓게 이해 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 해 주는 것 같습니다. 친구가 많은 소득을 얻는 좋은 여행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두바이에서 테헤란으로 왔습니다. 이제는 이 곳 사람들을 대하는 것이 낯설지 않습니다. 비행기 안에서도 옆에 앉아 있는 이란 사람들과 말은 통하지 않아도 음식을 먹는 다거나 비행기 내의 편의 시설을 이용하는 것에 대한 소통을 아주 자연스럽게 합니다. 이란 사람들이 친절하다는 것은 매번 말씀을 드렸고 이 사람들이 공중 도덕이나 교통 법규를 더 잘 지킨다면 더 할 나위 없이; 좋겠지요.
한 가지 서운한 점은 이 사람들이 저를 보고 중국 사람이냐고 물어 보는 것입니다. 전에는 그런 일들이 흔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외국 어디를 나가더라도 중국 사람들이 워낙 휘젓고 돌아 다니다 보니까 만나는 일반인이나 상인들이나 “니 하오” 라고 말을 걸어 옵니다.
우리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은 아닌지 조금 걱정이 되는 부분입니다. 이들이 어글리 차이나가 되지 않기만을 바랍니다. 그러면 우리에게도 많은 불 이익이 따를 테니까요.
테헤란에 황사가 자욱하여 시야가 좋지 않습니다. 사막에서 부는 모래 바람이 온 시내를 덮었습니다. 어디서부터 온 황사인지 차들도 황사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습니다.
2010-07-02
오늘은 금요일이라서 이곳은 쉬는 날입니다. 모든 이슬람 국가들이 금요일에 쉬는데 터키와 튀니지아는 그렇질 않고 일요일에 쉬는데 조금 더 세계화에 일찍 적응하는 국가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어제 이곳 사장과 헤어질 때 오늘 오전에 만나서 한국과 연결 되는 부분에 대해 일을 하기로 했는데 12시 10분 전인데 아직 아무 연락도 없고 데리러 오질 않습니다. 아마 점심 시간이 지나서 무슨 핑계를 대면서 나타날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 한국은 이미 일이 끝난 시간이라서 일을 못하게 되고 또 내일부터 한국은 쉬는 날이라서 이틀 동안은 아무 것도 진행되는 것 없이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이슬람 국가들과 일을 하는 어려움이 많은 것은 이 점도 크게 작용을 합니다.
조금 전에 이 메일을 점검하다 보니 또 다른 국가의 업체로부터 연락이 와 있습니다. 2007년도에 계약을 해서 2008년도에 제작 완료하여 배로 실어 보낸 설비의 설치가 아직 진행되지 않고 있는데 계속 독려를 하는데도 아직 공장이 마련되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사막 한 벌판에 있는 그들의 현재 공장에 야적을 해 놓은 상태입니다. 한 차례 우리 직원을 보내서 야적 되어있는 설비의 상태를 확인 한 결과 건조한 지역이라서 녹이 슬거나 많이 손상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나 상당 부분이 다시 손을 보지 않으면 안되리라는 판단이 됩니다. 일정에 차질이 생겨서 양쪽 모두 상당한 금액의 손실이 발생되었는데 상대방 회사의 사장은 오히려 느긋합니다.
이쪽 중동지역의 일하는 스타일이 그렇습니다. 우선 일을 시작은 하는데 진척이 아주 느립니다. 우리가 일년 걸려서 끝낼 수 있는 작업들을 이 사람들은 3배 4배 더 걸려야 합니다. 우선 관공서의 일만 하더라도 언제 끝날 지 정확한 일정을 잡지 못합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일이 어느 정도 되면 엄청난 독촉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일을 다시 시작하고 보면 여기저기 허점투성이라서 얼마 안 가서 또 멈춰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중동 지역과 일을 하려면 이 사람들의 관습과 제도를 철저히 파악하지 않고 일을 했다가는 많은 낭패를 보게 됩니다. 이 사람들과 거래를 하려면 이 사람들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됩니다. 그래서 무역을 하려면 많은 경험이 필요하게 됩니다.
2010, 7, 4
오늘은 일요일인데 이슬람에서는 금요일이 휴일이고 목요일이 토요일 격인데 나머지 요일에는 평일이라서 쉬지 않기 때문에 이곳 공장에 나와 있습니다.
기계 설치 관계로 우리 직원들이 일을 하는데 설치 작업을 위한 준비가 덜 되어 있어서 진척이 아주 느립니다.
작업을 하려면 먼저 전기가 준비 되어야 하는데 전기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고 공장 내에서 기계를 들어 나를 수 있는 천정 호이스트 크레인이 설치를 끝냈는데도 설치가 제대로 되지 않아 다시 수리를 하고 있는데 잘 못된 시점부터 말을 한다면 3개월도 넘게 걸리는 것 같습니다.
이 사람들은 일을 하는데 시간이 돈이라는 개념은 아직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직원들이 이곳에 출장을 와 있지 않으면 설치 공사를 빨리 끝내야 한다고 부리나케 독촉을 합니다.
우리가 전에 와서 공사를 하다가 이쪽 회사의 준비 부족으로 마치지 못한 공사에 대해 준비 상황을 점검하면 우리가 요청한 모든 준비가 완벽하게 끝났다고 빨리 와서 일을 끝내 달라고 하는데 막상 와서 보면 준비가 되어 있지 않거나 잘 못 되어 있거나 합니다. 어쩔 수 없이 우리 직원들과 별로 할 일이 없이 하루 시간을 보내곤 하는데 바쁜 우리 직원들이 이곳에서 제대로 일을 처리하지 못하고 시간만 보낸다는 것은 우리에게는 엄청난 시간과 돈의 낭비인데 그것을 이 사람들한테 설명을 해 주어도 제대로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미리 점검하기 위해 한 사람 만을 앞서서 보내는데 이번에는 모든 상황이 앞서 점검이 된 상태라서 세 사람이 왔는데 이쪽 정부에서 추진하는 일부터 시작하여 예상된 것보다 훨씬 더디게 진행되는 모든 과정이 우리에게 더 많은 인내를 요구합니다.
또 이쪽에서 필요한 물건을 구하려고 하면 애로가 많이 있습니다. 아직 제대로의 산업화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모든 부품이나 재료들이 구하는데 아주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가 필요한 것은 말할 필요가 없고 이 사람들이 우리 물건에 손을 대서 없어지는 것이 있다 보니 작업의 진척이 더 어려워 집니다.
농경 사회에서는 시간 개념이 철저 할 필요가 없겠지요.
밭에 풀을 뽑는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논에 물을 대는데 꼭 정확한 시간에 댈 필요도 없습니다. 오늘 못 하면 내일 하면 되고 그마저 안되면 못 한대로 괜찮습니다. 지금 세상 같이 몇 시 몇 분에 만나자는 약속이 아니라 내일 아직(아침) 나잘에 혹은 한 사 나흘 뒤에 봅시다 라고 했지요.
오래 전 우리 시골에서는 아무 연락도 없이 이웃집에 불쑥 갑니다. 노크라는 것은 있지도 않아서 초등학교에 들어 갔을 때 화장실을 갈 때에 필요하다고 처음으로 배웠고 이웃집 방문을 열고 들어 갈 때도 헛기침 정도로 손님이 왔다는 신호를 보내고 그냥 열고 들어 갑니다. 정확히 언제가 식사 시간이라는 개념이 없고 언제부터 자야 되는 저녁 시간이라고 정해 지지도 않았으며 찾아 가는 이웃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든지 간에 상관하지 않고 가서 오랫동안 이런 저런 얘기들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남이 잠 자리에 들 때까지 그냥 끈덕지게 앉아 있다가 돌아갔었던 것 같습니다.
그저 옆집에 가면서 이러지요.
“어야! 집에 있는가!” 혹은 “이 집이 오늘 멋하고 있댜?” 하면 이웃집이 식사를 하면서
“아이고 어서 오쇼, 식사는 어찧게 하셨소 어쨌소! 반찬은 없는데 올라 와서 밥 한 숟가락 같이 뜹시다” 하면서 식사를 했느냐고 물어 보곤 했습니다.
그러면 온 사람은 그라지요. “아이고 어서 잡수쇼. 나는 아까침에 집에서 밥 먹었소!”
“아니 그래도 한 숟가락 같이 뜨잔 말이요”
“아니 먹었당께라. 얼릉 많이 잡수쇼” 이러면서 반침에 걸터 앉아서 몇 차례 사양하는 말이 왔다 갔다 하다가
“아따 많이 먹었닥 해도 꼭 그라네. 참나! 아니 먼 맛있는 것을 해 갖고 그라고 먹으라고 해 쌓는지 모르겄네. 그라먼 나 째끔만 주쇼. 배는 불룬데 하도 먹으락 해쌍께 째끈만 뜰라(먹을라)”
제대로 밥은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모르지만 그 때에는 안 먹었어도 체면상 먹었다고 했고 집에 온 이웃이 밥을 먹었다고 해도 서로 형편을 아니까 더 먹으라고 권하고 했지요.
꼭 소설의 한 장면을 읽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까지 우리는 한 두 번쯤(세 번 이상?)은 사양해야 되는 문화를 가지고 있었지요. 남이 싫다고 하여 그냥 그대로 받아 들였다가는 눈치 없는 사람이라고 욕을 먹게 됩니다.. 요즘에도 우리 시골 출신들 중에는 많이 그러리라는 생각이 듭니다마는 저는 해외에 출장을 자주 다니면서 그런 습관이 많이 없어 졌습니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먹을 거냐고 물어 봐서 안 먹겠다고 한 번쯤 사양하는 그런 문화가 아니라서 잘 못 해서 한끼니 정도는 쉽게 건너뛰곤 했습니다. 참 눈치 없는 사람들이지요.
이 사람들도 더욱 산업화가 이루어 진다면 어쩔 수 없이 시간을 지킬 수 밖에 없겠지요.
케르만샤 도시 전체에 황사가 그득합니다. 그렇지만 한 낮의 햇살은 따갑기 말할 수 없이 움직이는 것 자체가 고역입니다.
시내에서 공장으로 가는 길에 트럭 위에 앉아서 여유 부리고 가는 사람들인데 엄청 위험하게 보이는 데도 아무렇지 않게 타고 갑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오래 전에 없어진 풍경인데 인디아나 서부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어디서든지 양을 몰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가 있는데 자기들끼리 두어도 풀을 뜯어 먹으면서 흩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란의 과일은 참 맛있습니다. 호텔 옆의 동네 시장인데 큰 수박 하나가 우리 돈으로 3000원 정도 됩니다. 이 곳의 살구가 크고 맛이 좋은 것 같습니다.
시내에 쇼핑을 나왔는데 이란의 모녀가 저를 보고 오랫동안 따라 오더니 말을 걸었습니다. 자기는 한국을 좋아 하고 한국 사람을 만나서 반갑다고 하면서 자기 딸이 한국을 너무나 좋아 한다고 합니다. 같이 사진 모델이 되어 주고 제 카메라로도 같이 찍었습니다. 이란 사람들은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내의 복잡한 광경입니다. 이 곳에는 중앙선 외에는 차선이 없으며 직진 신호가 떨어지면 좌회전을 할 수가 있어서 무척 복잡합니다. 왜 직진 신호에 좌회전을 하게 하는지 알 수 없으나 중국에도 좌회전 신호가 없었는데 지금은 어쩐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