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포드를 홈으로 불러들인 맨체스터가 무려 6골이라는 골 폭풍을 일으키며 리그 시작 4경기째만에 1위 자리로 올라섰다.
상대가 너무 약한 팀이라는 판단에서 였을까? 퍼거슨 감독은 체러티 쉴드에서의 퇴장으로 3경기 출장 정지 명령을 받은 로이 킨을 대신해 프랑스와의
친선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베켐을 중앙으로 올리는 보기 드문 광경을 연출한 것을 비롯해서, 대표팀 경기이후 컨디션 회복에 실패한 스콜스와
긱스를 벤치에 앉히는 대신 그동안 후보로 벤치를 지켜온 조나단 그리닝과 퀸스턴 포춘각각 좌우에, 그리고 니키 버트를 스콜스 위치에 선발 출장시키며
사뭇 색다른 선수구성을 선보인다. 이밖에도 수비진에서 부상중인 스탐을 대신에 월워크를 투입시키고, 왼쪽 풀백에 필 네빌이 아닌 실베스트레를
기용한 것은 매우 주목할만한 점. 반면, 브래드포드는 페트레스쿠를 제외한 상태에서 자신들이 보일 수 있는 최상의 진용을 구축하며 첼시戰 승리를
재현하려 했으나, 어웨이에서 맨체스터를 상대로 꾼 꿈치고는 너무 거창한 것이었다.
이 경기를 통해 가장 빛나는 활약을 펼친 선수는 남아공 출신 미드필더인 퀸스턴 포춘. 전반 23분에 베켐의 크로스를 발리슛으로 연결 시킨 그는
후반 15분에도 비록 상대 수비수인 웨더롤의 어깨에 맞으며 굴절된 것이긴 했지만, 23미터짜리 중거리 슈팅을 발리로 성공시키며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된다.
전반 10분, 셰링햄의 패스를 앤디 콜이 슈팅한 것이 수비수인 아더톤의 몸에 맞고 굴절되는 바람에 첫골을 허용하게 된 브래드포드. 문제는 그러한
불운이 상대의 세번째 골에서도 나타났다는 것인데, 그것은 그들에게 이 경기의 승산이 없다는 점을 일깨워준 하나의 복선 정도로 이해해도 좋을
것 같다.
경기가 3-0으로 흐르자 이에 자극받은 퍼거슨은 욘센을 필 네빌로 교채한데 이어 콜까지 솔셰르로 교채해주면서 여유있는 경기를 펼쳐나간다. 이후
전의를 상실하다시피한 브래드포드의 골문을 실베스트레로부터 한번에 넘어오는 50여미터짜리 패스를 받은 셰링햄이 발리슛으로 한번 더 두드린 맨체스터는
후반 36분에도 역시 셰링햄이 그리닝의 크로스를 왼쪽 사이드에서 파포스트를 겨냥한 헤이딩 슈팅으로 연결하며 상대를 그로기 상태로 몰아간다.
그리고 4분뒤, 맨체스터의 여섯번째 골은 단 두번의 패스로 이루어지는데, 바르테즈가 길게 던져준 공을 솔셰르가 베켐에게 패스, 이것을 베켐이
19미터 전방에서 왼쪽 사이드에 꽂히는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시킨 것이었다.
이번 라운드 최대의 이변은 맨체스터 시티를 홈으로 불러들인 리즈가 시종 무기력한 경기를 펼치다가 2-1로 패배한 것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홈인 엘란드 로드에서 경기를 치른 리즈의 오리어리 감독이 경기후 '상대가 자신들보다 좋은 플레이를 보였다'며 패배를 인정할 정도로, 다음주
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 리그 경기를 앞두고 있는 리즈의 플레이는 한심 그 자체였다는 후문.
부상 선수가 많은 리즈는 주전 센터백인 우드게이트를 대신해 두베리를 출전시켰지만 라데베와의 중앙 수비라인에서 완쵸페를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하며
패배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이 경기에서 리즈가 스타팅으로 내보낸 선수들중 가장 눈길을 끄는 선수는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한 매튜 존스.
유로2000 직전에 있었던 브라질과의 친선 경기에서 상대 미드필더인 히바우도를 묶으며,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던 존스는 20세를 갖 넘긴 웨일스
출신의 신예 미드필더다.
반면, 올 여름 리즈로부터 이적해온 알프 잉게 하란드가 팀의 주장으로 출전해 수비라인을 진두 지휘한 시티는 상대 미드필더인 올리비에 다쿠르와
상승세에 있던 스트라이커 앨런 스미스를 효과적으로 차단, 3라운드까지 8골을 기록하며 높은 득점력을 과시하던 상대의 공격력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사실 리즈 감독인 오리어리도 인정한 것이지만, 리즈의 치명적인 약점은 그들에게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이 경기에서 상대 감독인
조 로일은 그런 상대의 약점을 매우 절묘하게 파고 드는데, 일단 조지 웨아를 벤치에 앉히면서 월드컵 예선에서 좋을 활약을 보이고 돌아온 완쵸페를
원톱으로 내세운 그는 호주 출신의 티아토와 얼마전 대표팀에서 쫓겨난 아일랜드 출신의 케네디를 양 사이드에 포진시키고 세명의 미드필더들이 그들의
뒤를 받치도록 함으로써, 상대를 미드필더에서부터 압도해 나간다. 다시말해 세명의 미드필더 라인을 그대로 들고 나온 리즈를 숫적 우세를 바탕으로
압도하는데 성공한 것이었다. 이때문에 세명의 센터 포워드를 고수하며 자신들만의 특별한 팀 컬러를 보여주지 못한 리즈는 미드필더에서부터 패스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폭폭한 모습을 보이다 코너킥 상황에서 의외의 선수들에게 두골을 허용하며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전반 34분, 조국 코스타리카를 위해 바르바도스와의 경기를 승리로 이끈뒤, 경기시작 7시간전에야 요크셔에 도착한 완쵸페가 첫골의 실마리를 푼다.
케네디의 코너킥을 완쵸페가 머리로 슈팅한 것이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 나오자 수비수인 호웨이가 기습적으로 찔러 넣으면서 첫골이 터진 것. 이후
리즈는 니키 위버를 꼼짝 못하게 하는 브리지스의 지능적인 슈팅이 크로스바 상단을 살짝 비껴나간이후 바우어의 프리킥을 스미스가 골대 밖으로 차내버리는등
골찬스를 살리지 못하다가 결국 두번째 골까지 허용하고 만다. 첫골이 터진후 6분이 지난 전반 40분, 역시 케네디의 코너킥 상황에서 우측에서
올라온 공을 라데베가 헤이딩으로 걷어 낸다는 것이 하필 상대의 네델란드 출신 풀백인 게라르드 비에켄스에게 떨어지게 되고, 이것을 가슴으로 트래핑한
비에켄스가 멋진 발리 슈팅으로 연결시키며 시티가 2-0으로 앞서 나간다.
후반들어 만회골을 넣기 위해 사력한 다한 리즈는 바우어가 브리지스의 크로스를 헤이딩으로 골로 연결시키며 추격의 실마리를 찾는듯 했으나, 두명의
수비수를 투입하며 굳히기에 들어간 상대 수비진을 뚫지 못하고 결국 2-1로 패배하고 말았다.
전체적으로보면, 4만6천여명의 홈팬들의 성원을 등에 업고 있던 선더랜드보다는 오히려 웨스트 햄쪽이 좀 더 우세했던 경기였다.
전반 초반 팀의 아일랜드 출신 윙인 킬베인을 중심으로 상대를 위협해 나간 선더랜드는 킬베인의 23미터짜리 프리킥이 무의로 끝난후인 전반 25분,
필립스가 사이드로 열어준 공을 킬베인이 크로싱하자 아르헨티노스 주니어스에서 350만 파운드에 이적해온 뒤 수비수인 에메르손 토메와 함께 데뷔전을
치른 19세의 훌리오 아르카가 헤이딩 골로 연결시키며 경기장을 찾은 홈팬들을 열광시킨다.
그러나 리드는 길지 않았다. 선취 득점을 허용한 이후 7분뒤, 디 카니오의 코니킥 상황에서 호주 출신의 마쵸 골키퍼가 어정쩡하게 펀칭해낸 공이
흐르자 선수들이 무더기로 몰려 있던 상황에서 수케르가 골문을 지키던 두명의 수비수를 꼼짝못하게 하는 동점골을 터뜨려 낸다.
이후 니아일 퀸의 헤이딩 슈팅과 필립스의 슈팅, 그리고 허치슨의 헤이딩 슈팅이 연이어 무산된 선더랜든는 마이클 그래이의 백패스를 디 카니오에게
빼앗기면서부터 상대에 밀리기 시작하지만,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자신들을 압박해 온 웨스트 햄의 공세를 적절히 차단해내며 결국 무승부를 기록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경기에서 양팀을 통틀어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웨스트 햄의 18세 소년인 마이클 캐릭. 경기가 끝난후 웨스트 햄 감독인 해리 레드냅은
팀이 램파드에서 조 콜, 그리고 캐릭으로 이어지는 잉글랜드의 차세대 미드필더들을 키워내고 있는 것을 부각시키며 웨스트 햄이 잉글랜드 축구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팀의 미드필더를 지배하는 두명의 18세밖에 되지 않은 선수들이 얼마나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지를 지켜보는 것은 웨스트 햄뿐만 아니라 잉글랜드를
위해서도 매우 큰 즐거움이 될 수 있다. 거기에 램파드까지 추가할경우 웨스트 햄이 장래 잉글랜드 축구의 커다란 부분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더욱
분명해 진다.
캐릭이 잘하는 선수로 평가받는 이유는 타이트한 마크가 있는 곳에서도 볼을 잘 받을 수 있으며, 항상 안정된 축구를 한다는 점 때문이다. 공이
도착하기전에 자신의 주위를 살피며 다음 상황을 판단하는 것은 그와같은 어린 나이의 선수에게는 매우 훌륭한 재능이다. 미래에 그는 틀림없이 최고의
선수가 되어 있을 것이다."
웨스트 햄의 중앙 미드필더를 책임지는 3인방인 프랑크 램파드와 조 콜, 그리고 마이클 캐릭. 재능으로 뭉친 이들이 잉글랜드의 축구의 기둥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 개발과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래드냅 감독은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있다.
웨스트 햄.Utd(4-4-2): Hislop; Lomas, Stimac, Pearce, Winterburn; Sinclair,
Lampard, Cole, Carrick; Di Canio, Suker (Moncur 67min).
레브로프, 이제 시작이다
레브로프가 두골을 터뜨린 토튼햄이 에버튼을 상대로 홈에서 대 역전극을 펼치며 흥겨운 승리를 거두며 리그 2위에 올라섰다.
경기 초반의 분위기는 일단 에버튼의 페이스. 전반 12분에 언스워스의 패스를 베테랑 스트라이커인 마크 휴스가 상대 오프사이드를 무너뜨리는 트릭으로
제퍼스에게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주지만 골대 8미터 전방에서 날린 제퍼스의 슈팅이 무려 6미터나 벗어나는 허망함으로 이어지며 찬스가 무산된다.
하지만 12분뒤, 제퍼스는 실수를 만회하는 팀의 선취골을 혼자 힘으로 터뜨려 낸다. 제퍼스가 상대 풀백인 벤 타쳐를 압박하며 접근하자 당황한
타쳐가 불구에 가까운 오른발로 골키퍼에게 백패스한 공이 너무 짧게 연결되고, 이것을 커트한 제퍼스가 재빨리 골로 연결시킨 것이었다.
이후 부상으로 엔더튼이 클레멘스와 교채되어 나간뒤인 전반 33분에 프로인트의 슈팅을 기점으로 본래의 위엄을 되찾는가 싶던 토튼햄은 불과 9분뒤,
에버튼의 가나 출신 미드필더인 알렉스 냐르코에게 추가골을 허용하며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만다. 언스워스의 패스를 받아 하프라인부터 드리블해
들어온 냐르코가 셰어우드의 마크를 따돌린뒤 설리반 골키퍼의 오른손이 미치지 못하는 골대 구석에 꽂아 넣으며 팀의 두번째 골이자 자신의 데뷔
첫 골을 터뜨려 낸 것이었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에버튼편이 아니었다. 전반종료 직전 클레멘스가 오른쪽에서 올려준 프리킥을 페르디난드가 슈팅한것이 튕겨 나오자 레브로프가
왼발로 상대 골키퍼의 왼쪽 구석에 재차 밀어 넣어 2-1을 만든 토튼햄. 후반이 시작하면서 경기의 페이스는 토튼햄쪽으로 넘어오게 되고, 결국
후반 16분, 페르디난드와 클레멘스가 또한번 호흡을 맞추며 팀의 동점골 찬스를 만들어 낸다. 클레멘스의 코너킥 상황에서 페르디난드가 슈팅한
공을 제라드 골키퍼가 막아내지만 안타깝게도 자기팀 수비수인 그라베센의 손에 맞으면서 헨들링이 선언된 것이었는데, 이것을 레브로프가 왼쪽 코너를
향해 침착히 차넣어 동점이 만들어진다. 그후 토튼햄의 승리를 이끈 마지막골이 터진 것은 불과 1분뒤였는데, 이 골 역시 클레멘스와 페르디난드의
합작품. 캠벨의 패스를 받은 클레멘스가 헤이딩으로 떨궈준 공을 페르디난드가 발리로 결정지은 것이었다.
이후 에버튼은 팀의 노장 선수들을 무어와 카다마테리로 교채 투입하며 골 찬스를 노려보지만 토튼햄의 단단한 수비라인을 뚫지 못해 결국 아쉬운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