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재능기부 시대3. 아이들 꿈의 나침반이 되다 (무등일보 2012년 5월 17일자/ 이윤주기자)

[장우철]

지금은 재능기부 시대3. 아이들 꿈의 나침반이 되다

입력시간 : 2012. 05.17. 00:00

직업체험 프로그램 '리빙 잡 라이브러리'에 참가한 30여명의 재능기부 멘토들이 상일여고 시청각실에서 행사를 마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재능기부센터 '나눔 앤 조이'

상일여고서 '리빙 잡 라이브러리'

30개 직업군들 희망의 진로 교육

지난 9일 오후 2시 광주 서구 상일여고. 공통분모를 찾기 쉽지 않은 이들이 하나둘 교정으로 모여들었다. 사회단체에서 활동중인 몇몇 낯익은 얼굴도 눈에 띄었다. 30여명 남짓 모인 이들은 모두 조금은 상기된 표정들이었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유는 광주재능기부센터의 '나눔 앤 조이' 중 하나인 직업탐색 프로그램 '리빙 잡 라이브러리'(Living Job Library)에 참가하기 위한 것.

'리빙 잡 라이브러리'는 상일여고 1,2학년생 580명을 대상으로 30명의 서로 다른 직업 멘토들이 직접 진로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자리다.

광주시청소년문화의집이 여성가족부와 광주시가 추진하는 '2012 청소년체험활동 지역사회 운영모델 시범운영' 사업으로 광주재능기부센터와 연계해 마련한 직업체험 프로그램이다.

변호사, 약사, 노무사 등 전문 직종부터 공연기획자, 사진작가, 다문화지원활동가, 국회의원, 광주시의원 그리고 웹이미지 디자이너, 온라인 마케팅 컨설턴트, 대체의학전문가, 음향 엔지니어 등 특화된 분야의 직업도 눈길을 끌었다.

상일여고 시청각실에 모인 이들에게 김진구 교장은 자율형 공립고인 상일여고에 대한 짧지만 인상적인 소개를 했다.

개교 첫 해 미달사태부터 지금은 입학경쟁률이 9대 1에 이르는 비약적인 발전을 시작으로 무등산 종주와 남도 곳곳으로 떠나는 테마형 수학여행, 365일 24시간 운영되는 도서관, 104개 이르는 학술·진로동아리까지 상일여고가 품은 매력을 전했다.

김 교장은 "현재 상일여고 학생들은 지역의 여러 중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재능나눔을 실천하고 있다"며 "오늘 행사에 참가한 멘토분들이 아이들에게 등불이 돼달라"고 말했다.

이어 30명의 멘토들은 행사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들은 후 각자 준비된 교실로 향했다.

프로그램은 각 교실에서 적게는 10명에서 많게는 40여명에 이르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직업을 소개하고 활동영역과 자격사항, 비전 등을 설명한 후 참여 학생들의 질의응답 시간으로 진행됐다.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 소속 다문화지원활동가 권현희씨가 자신의 직업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전하고 있다.

이 날 학생들의 관심을 끌었던 직업은 약사와 패션MD, 변호사. 현실적이며 진지한 고민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참가자가 가장 많았던 '약사'에 대한 강의가 진행중인 교실로 들어서니 미국에서 약사에 대한 대우, 약물학 시험 등 오가는 대화가 남다르다.

한 학생의 "제약회사에 취업하면 연봉이 얼마인가요?"라는 질문에 약사 정혜경씨가 "초봉은 대기업과 비슷한 수준이에요"라고 답하자 "우와~"하는 탄성이 흘러나온다. 과거와 달리 공무원이 되는 비율이 높아지고 대학 과정이 6년제로 바뀌면서 변화된 내용, 편입에 대한 질문까지 궁금한 이야기들과 그에 대한 정씨의 성실한 답변들이 쉴새없이 쏟아졌다.

이어 30곳에 이르는 강의실을 쭉 둘러보니 교실마다 각각의 직업에 대한 매력을 전하는 멘토들과 자신의 꿈을 향한 희망을 하나씩 풀어나가는 학생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대부분 미리 준비해 온 자료를 모니터를 통해 설명해 나갔으며 마당극배우인 지정남씨는 구성진 공연 한토막을, 환경운동가 김광훈씨는 녹색의 운동복 차림으로 사이클을 직접 몰고 와 직업에 대한 느낌을 물씬 전했다.

짧지만 진지했던 40여분의 시간이 지나고 다시 시청각실에 모인 멘토들은 한결같이 "강의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고 입을 모았다.

강은미 광주시의원은 "직업을 원하는 아이들이 또랑또랑한 눈망울로 질문을 하고 모습이 너무 좋았다"고 말했으며 김정희 변호사는 "무엇보다 생동감이 넘쳤다"고 소감을 전했다.

'리빙 잡 라이브러리'는 앞으로 다섯차례가 더 예정돼 있다.

학생들은 이번에 경험하지 못했던 또다른 직업 멘토들을 찾아 자신들의 진로에 대한 탐색과 고민을 이어나가게 된다.

또 수업이 없는 토요일을 이용해 이번에 참여한 직업 멘토들의 작업장이나 사무실을 방문해 직업세계를 경험하고, 진로 멘토로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이윤주기자         이윤주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