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 있는 듯한 얼굴 덕분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동물'로 불려요
쿼 카
호주의 쿼카(Quokka)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동물'이란 별칭을 갖고 있어요. 환하게 웃는 인상에다 사람에게 거리낌 없이 다가오고, 다람쥐처럼 두 손을 모아 먹이를 먹는 모습이 귀여워서 그럴 거예요.
캥거루 사촌 격인 쿼카는 키가 40~54㎝ 정도고 몸이 둥그스름해요. 생글생글 웃는 듯한 눈매와 뭉툭한 흑갈색 코, 자그만 입을 가졌어요. 귀까지 동글동글해 더욱 원만하고 행복한 표정이에요. 음식을 앞발 발톱으로 잡아들고 먹는 모습은 영락없는 다람쥐예요. 꼬리는 쥐꼬리처럼 생겼지만, 뒷다리로 곧추 일어선 모습은 캥거루를 닮았어요. 풀, 나뭇잎, 가지, 뿌리, 과일을 먹는 초식성이에요.
쿼카는 캥거루처럼 앞다리가 짧고 뒷다리가 길어요. 뒷다리 허벅지가 크고 두꺼워요. 앞발은 짧고 약해 보여도 조심해야 해요. 발톱이 길고 날카로운 데다 공격적이에요. 할퀴면 깊은 상처를 입을 수 있어요. 귀엽게 보여도 야생동물인지라 애완용으로 둘 만큼 안전한 동물은 아니에요. 호주 정부는 사람들이 쿼카를 함부로 데려가 키울 수 없도록 엄격히 관리하고 있어요.
쿼카는 호주 남서부 일부와 연안 작은 섬의 숲과 풀에 덮인 해변에 살아요. 이 섬들에는 쿼카의 생태계를 망가뜨리는 여우나 야생 개가 없기 때문이죠. 최대 서식지인 로트네스트섬의 쿼카는 관광객들에게 익숙해져, 식당과 상점에 드나들며 먹이를 찾기도 해요. 호주 당국은 사람이 쿼카를 만지거나 음식을 주지 않도록 하고 있어요. 사람이 주는 음식에 길들어지면 병이 날 수 있기 때문이죠.
백인이 호주 대륙에 들어오기 전 쿼카는 호주 남서부 한국의 절반에 가까운 너른 땅에서 살았답니다. 그러나 이주민들이 숲을 개발하면서 쿼카가 살 곳이 줄어들고 여우, 고양이, 개 등 외부 유입종이 쿼카를 사냥하는 바람에 개체 수가 크게 줄었어요. 2007년 기준으로 1만마리 정도만 남은 것으로 집계됐어요.
쿼카는 캥거루처럼 배 주머니에 새끼를 넣고 다니며 밤에 활동해요. 연간 두 차례 번식할 수 있어요. 임신 한 달 만에 새끼를 낳고, 약 6개월간 배 주머니에 넣어 젖을 먹여 길러요. 적에게 급박하게 쫓기는 어미는 배 주머니에 담은 새끼를 내던지는 행태를 보이기도 해요. 새끼가 소리를 지르며 아등바등하는 동안 어미는 허겁지겁 도망쳐요.
쿼카가 사는 곳에는 쥐처럼 생긴 유대류 '포토루'도 살아요. 70마리 정도만 남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 중 하나예요. 배 주머니에 캥거루처럼 새끼를 넣고 다녀요. 큰 것이 1㎏ 정도예요. 판다가 대나무만 주로 먹는 것처럼, 포토루도 주로 먹는 버섯이 따로 있어 보전이 어려워요. 쿼카와 포토루 모두 인간의 관심과 보호가 필요한 동물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