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5일부터 12일까지 천하장군 해외여행으로 발트3국,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를 다녀왔습니다.
발트3국은 독일과 러시아 스웨덴, 폴란드 등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오랜 지배를 받으면서도 자신들의 언어와 문화를 지키며 살아남은 끈질긴 생명력이 느껴지는 나라들입니다.
1990년대 초반 소련연방에서 독립을 쟁취한 발트3국은 러시아의 색깔을 지우려 노력하고 있으며 특히 대부분의 소련연방에서 독립한 나라들의 연합체인 독립국가연합(CIS)에 참여하지 않고 결국 유럽연합에 가입한 걸 보면 러시아 보다는 유럽 쪽에서 자신들의 정체성과 문화를 찾으려고 노력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989년 발트3국이 소련연방에 저항하며 독립을 위해 실시한 인간띠잇기는 당시 발트인 인구의 삼분의 일이 참여한 역사적인 사건으로 '발트의 길'이란 이름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그 이후 독립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 노래를 통해 저항하던 노래축전의 전통은 지금까지 이어져 5년에 한번씩 개최된다는데 세계에서 모여든 발트인 2만여명이 한 무대에 올라 한목소리로 합창하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참 감동적입니다.
모두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발트3국의 수도는 중세의 건축물이 남아있는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곳입니다. 강대국으로부터 오랜 지배의 흔적이 관광객을 끌어모아 현재 국가경제에 일조를 한다는 점이 역사의 아이러니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긴 지배의 흔적을 지운다고 그것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니까, 무엇보다 과거의 기억을 잊지않되 자국의 고유한 얼과 정신, 문화를 잃지않는 것이 중요한 것이겠죠.
그럼 지금부터 우리가 다녀온 발트3국의 흔적을 사진으로 다시 되돌아봅니다.
여행을 시작한 9/5일 첫날은 인천공항을 출발해 핀란드 반타공항을 경유해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에 도착합니다. 그날은 숙소에가서 바로 쉬고 다음날부터 본격적인 빌뉴스 구시가지 투어를 시작합니다.
빌뉴스 투어의 첫번째는 성베드로바울성당입니다. 성당 내부를 석회와 대리석으로 갈아만든 조각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곳이었죠. 모두들 천정을 보느라 고개를 들고있어 목이 좀 뻐근하셨을거예요 ㅋ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빌뉴스 구시가지 투어는 <새벽의 문>에서 시작됩니다.
새벽의 문 바로 뒤편은 검은 마돈나상이 있는 곳입니다. 많은 분들이 치유의 은총을 바라며 이곳을 찾는다고 합니다. 그날도 마돈나상이 있는 2층까지 무릅으로 올라가는 현지인을 여럿 뵜습니다.
성카지미에라스 성당입니다. 400년이 넘는 건물로 처음 성당이던 이곳은 러시아 시대에 정교회, 정치범수용소로 쓰이는 등 시련을 많이 겪은 곳입니다.
빌뉴스 구시가지 투어는 계속됩니다. 시청사던가, 제가 사진찍느라 설명을 못들어 기억못하는 건물입니다. 이곳에서 백사장님의 길다방 커피 한잔을 마시며 휴식을 취했던 광장입니다. 기억하시죠 ㅋ
빌뉴스는 나치를 피해와있던 유대인이 많이 거주했던 곳입니다. 고즈넉한 유태인 거리도 둘러봅니다.
빌뉴스 대학은 역사가 400년이 넘는 곳으로, 동유럽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래된 대학입니다. 빌뉴스시내에서도 가장 오랜된 건물이 바로 빌뉴스대학에 있는 대학성당입니다. 고풍스런 멋이 물씬 풍기는 곳이었지만 공부하는 젊은이들이 넘쳐나 활기차기 그지없습니다.
구시가지의 아름다운 거리를 걸어봅니다. 오래된 도자기가게인데 재미있게 벽을 장식해 놓았습니다.
호박박물관. 발트해에서는 호박이 많이 납니다. 호박은 소나무의 송진이 바다속에서 화석화된 물질입니다. 우리 한복에서 사용하는 바로 그 호박의 주산지가 이곳 발트해 연안입니다. 호박색깔도 흔히 봐온 노란색만 있는것 아니라 다양하고 화려하더군요. 영화 쥬라기공원에서 나온 것처럼 호박안에 모기나 각종 곤충이 있는 것도 꽤 많이 전시되어 있어 흥미롭게 구경했습니다.
아름다운 빌뉴스 구시가지에는 아기자기한 것들이 많습니다. 운치있던 옛건물 뿐 아니라 문학인의 거리도 새로왔습니다.
빌뉴스에 온 나폴레옹이 그 아름다운 모습에 반해 손바닥에 얹어 파리로 가져가고 싶었다는 말이 전해지는 성오나 성당입니다. 뾰족한 고딕양식의 아름다운 성당입니다.
리투아니아인들의 상상력과 여유에 미소를 짓게 했던 우즈피스공화국. 노숙인들과 매춘부가 거주하던 폐허지역에 예술가와 보헤미안들이 정착하면서 꾸민 예술인마을입니다. 동네 한켠에 거울형태로 제작해 놓은 우즈피스 헌법에는 '누구나 실수할 권리, 유명하지 않을 권리, 행복하거나 행복하지 않을 권리' 등이 적혀있어 재미있었던 곳. 헌법이 적혀있는 재료가 거울동판이라 그걸 보면서 자기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재치와 유머가 넘치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몰려오는 관광객 때문인지 대부분이 상업화된 공간으로 되어있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빌뉴스의 상징인 언덕 위에 서있는 게디미나스 성채. 그리고 광장의 게디미나스 동상
1989년 소련연방으로부터 독립을 꿈꾸며 발트인 200만명이 모여 인간띠잇기를 한 시작점. 바로 빌뉴스성당 앞 광장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곳 빌뉴스부터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를 거쳐 에스토니아의 탈린까지 이어졌던 <발트의 길>. 우리도 역사적인 이곳에서 그들의 정신을 기리며 만세를 불러봅니다.
빌뉴스대성당
빌뉴스에서 조금 떨어진 곳의 호수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성, 트라카이성입니다. 아름다웠던 호수위의 성과 그 앞 식당에서 생선요리도 참 맛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것을 다 복원한 성입니다.
이제 빌뉴스를 떠나 리투아니아의 제2의 도시 카우나스로 이동합니다. 제일 먼저 들린 곳은 <악마박물관>. 즈무이지나비츄스 라는 예술가가 평생 수집한 각국의 악마조각들이 재미있는 곳입니다. 리투아니아 땅 위에서 춤을 추는 악마형상의 스탈린과 히틀러 조각이 남다릅니다. 맨 위층 전시실에는 악마박물관을 들린 한국인이 기증한 도깨비탈 동양자수 시계도 눈에 띕니다.
악마박물관을 나와 카우나스 시내를 걷습니다. 시민들이 나와있는 거리, 자유로에는 피나무가 멋진 가로수길을 따라 걷고 성당과 운치있는 미술관건물을 둘러봅니다.
카우나스 구시가지에는 리투아니아 고딕양식의 진수를 보여주는 페르쿠나스 건물이 보입니다.
거길 지나면 아름다운 광장을 지나 카우나스성이 나옵니다. 아름다운 성에서 결혼식을 하는 커플이 많은가봅니다. 어제 빌뉴스에 이어 카우나스에서도 결혼식 커플을 만나며 우리도 축하해줍니다. 덕분에 맛있는 초콜릿을 선물받아 맛보기도 했습니다.
리투아니아의 마지막 여행지, 시울레이의 십자가 언덕입니다. 십자가언덕은 1831년 제정러시아의 압제에 맞서 일어난 민중봉기한 농민들이 처형당한 현장으로 이후 농민들은 이곳에 십자가를 가져다 놓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 이후에도 십자가 언덕은 농민들이 모이는 집회장소가 되었으며, 소련은 이곳을 불도저로 밀어버리며 폐쇄하려 애썼지만 리투아니아인의 저항을 막을수없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많은 이들이 이 곳을 찾아 십자가를 놓으며 소원을 빈다고 합니다. 1993년에는 교황이 방문해 직접 미소를 집전한 곳이기도 합니다.
우리 회원들 중 몇몇은 직접 십자가에 기도문을 적어 십자가언덕에 꽂아놓으셨습니다. 오랜 기억으로 남겠죠..
첫댓글 다시한번 발틱삼국여행기 정리를 잘 해주셔셔 돌아보아 생각나게 하는군요~~
김사합니다**
초록별님, 발틱3국 답사기 올리느라 수고했어요.
사진들이 모두 좋군요. 십자가언덕은 경이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