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天命篇
2-1. 子(孟)曰 順天者는 存하고 逆天者는 亡이니
〔자(맹)왈 순천자 존 역천자 망〕
공(맹)자께서 말씀하시길 “천명에 순종하는 자는 살고, 천명을 거스르는 자는 망한다.”고 하셨다.
⋇ 孟子(맹자) : 중국 전국시대의 사상가. 이름은 가(軻), 공자의 인(仁) 사상을 발전시켜 인의예지 네 가지 덕이 인간의 본성이라 정의. “성선설”을 주장. B.C.372-B.C.289.
(해설)
대부분의 책은 子曰(자왈)로 되어 있는데 어느 책자에는 孟子曰(맹자왈 : 離婁章句 上 7절)로 시작을 합니다. 그래서 함께 표기했습니다.
천명이란 무엇일까?
종교에서 믿는 신(하나님), 혹은 부처를, 신선을 말하는 것일까? 아니면 태초부터 인간을 탄생시킨 보이지 않는 존재지만 無所不爲(무소불위)한 하나의 힘 또는 정의를 지칭할까요.
소위 聖人君子(성인군자)를 말하는데 聖人과 君子를 동격으로 볼 때, 사람이 이루고자 하는 최고의 경지에 다 달아 하늘의 뜻을 깨달고 이를 천하에 펴는 사람으로 풀이하였다. 즉 모든 것들의 궁극에 도달하여 더 이상 발전할 여지가 없는 경지를 말하며 이 때 비로소 천명을 받는다. 하였습니다. 그래서 우왕, 탕왕, 문왕, 무왕 등이 성왕으로 천명을 받았고, 공자께서도 천명을 받았으나 임금이 되어 천하를 다스리지는 못했어도 그 뜻을 학문으로 정리하여 세상에 전하는 위대한 일을 하였다고 설명합니다.
『고대 중국 철학에서 天이 가지는 含意(함의)는 대단히 풍부하다. 그것을 대략 다섯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이른바 황천 상제는 殷(은)대의 천 관념으로서 主宰之天(주재지천)을 의미하며, 또 인격천이기도 하다. 둘째, 運命之天(운명지천)으로 인간의 삶 중에서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외재의 필연적인 모종의 역량을 가르킨다. 공자가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사람을 탓하지 않으며, 배워서 위로 통달하니, 나를 아는 자는 오직 하늘이구나!(논어, 憲問 : 不怨天, 不尤人, 下學而上達, 知我者其天乎 - 불원천 불우인 하학이상달 지아자기천호)”할 때의 天과 맹자가 “하늘은 말하지 않고, 행동하고 일삼는 데서 그것이 보일 뿐이다.(맹자, 萬章上 : 天不信, 以行與事示之而已矣 - 천불신 이행여사시지이이의)”라고 할 때의 천이 여기에 해당한다. 셋째, 自然之天(자연지천)이다. 순자가 “天人相分(천인상분)설”을 주장할 때 말하는 천이 바로 자연천을 가르킨다. 넷째, 의리천(義理之天)으로 우주의 최고 원리를 의미한다. 공자에게서도 의리천이 나타나는바, “하늘이 어찌 말하겠는가? 사시가 여기에서 운행하고 만물이 여기에서 생장할 뿐이지 하늘이 어찌 말하겠는가?(논어, 陽貨 : 天何言哉? 四時行焉, 萬物生焉, 天何言哉 - 천하언재 사시행언 만물생언 천하언재)”라고 한 천이 바로 의리천을 말한다. 또 “중용”에서 말하는 “天命之謂性(천명지위성)”의 천도 여기에 속한다. 이것이 理法天(이법천)의 원형이 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물리적인 천 혹은 물질적인 천(物質之天 : 물질지천)으로서 땅에 상대하는 천이다. 이 천은 문헌 중에서 자주 나타나는 천으로 문맥의 전후 맥락 속에서 종종 파악된다.』
- 황규선 저, 筍子(순자)의 禮思想(예사상)에서 -
맹자는 공자의 손자인 자사에게 배웠다 합니다. 그 유명한 孟母三遷之敎(맹모삼천지교)의 고사는 아이의 어린 시절 교육에 대한 주변 환경이 얼마나 중요성한가를 대변하는 것으로 지금도 많이 인용하고 있지요.
사물이 가르쳐 주는 것
어느 날 孔子(공자)가 큰 강물이 흘러가는 강 언덕에 앉아 하염없이 강물을 바라보고 계시자, 곁에 있던 제자 자공이 물었다. “선생님, 강물을 바라보시며 무슨 생각을 하십니까?” 공자께서 대답하시길 “잘 들어 두거라, 물이란 것은 군자에 비유할 수 있다. 물은 널리 베풀어 모든 사물을 살아나게 하니 덕을 갖추었다 할 수 있다. 물이 닿으면 바싹 말라 죽어가던 생물이 다시 살아나니 어질다고 할 수 있겠지. 또 살펴보렴, 물은 언제나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자신을 낮추며 내려가지? 굽이 칠 때도 순리에 따라 흘러가니 의롭다 할 수 있겠다. 얕은 곳에서는 흘러가지만, 깊은 곳은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없으니 이것이 몹시 지혜로운 모습이다. 백 길이나 되는 절벽에 이르러서도 아무런 의심 없이 떨어져 버리는 것을 보면 참으로 큰 용기를 지녔다. 졸졸졸 흘러서 보이지 않게 먼 데까지 이르는 조심스러움도 갖추었고, 아무리 더러운 것도 사양하지 않고 다 받아들이니 마음이 넉넉하다고도 할 수 있다. 지저분한 것들을 다 받아들여 깨끗하게 씻어서 내보내니 이것이 나쁜 사람을 착하게 만드는 것과 같다. 자! 물이 얼마나 훌륭한 스승이냐, 그래서 저 강물을 이렇게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아아! 나도 저 흘러가는 강물을 닮고 싶구나.”
- 정민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이야기 중에서 -
老子(노자)에도 유명한 구절이 있지요(老子 제 8장)
“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處衆入之所惡, 故幾於道. 居善地, 心善淵, 與善仁, 言善信, 正善治, 事善能, 動善時, 夫唯不爭, 古無尤(상선약수, 수선리만물이불쟁, 처중입지소악, 고기어도. 거선지, 심선연, 여선인, 언선신, 정선치, 사선능, 동선시, 부유불쟁, 고무우)
- 상선은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여 다투지 않으며, 뭇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처한다. 그러므로 도에 가깝다. 사는 것을 땅을 좋다 하고, 마음은 깊은(淵) 것을 좋다 하고, 함께 하는 것은 어진(仁) 것이 좋다 하고, 말은 진실(信)을 좋다 하고, 법(正)은 다스리는 것을 좋다 하고, 일은 능한 것을 좋다 하고, 움직임은 때를 좋다 한다. 오직 다투지 않는지라, 허물이 없다. ※ 尤(더욱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