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2월 4일, 수요일, Ushuaia, Argentina, Violeta de la Montana (오늘의 경비 US $13: 숙박료 40, 환율 US $1 = 2.85 peso) 오늘 말로만 듣던 Magellan 해협을 페리선으로 건넜다. 1520년 포르투갈 탐험가 Magellan이 이 해협을 통과해서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나가서 처음으로 세계일주 항해를 했다. 인류가 지구에 산 것이 적어도 수만 년이 되는데 불과 400여 년 전에서야 세계일주 항해를 해서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결정적으로 증명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왜 그렇게 오래 걸렸을까? Magellan의 배들이 이곳을 통과할 때 이 근처에 살고 있던 원주민들은 놀라서 서로 연락을 취하느라고 연기를 피웠는데 그것을 본 Magellan이 이 지역을 Tierra del Fumo라고 (연기의 땅) 이름을 지었다. 그 후에 스페인 왕이 (Magellan의 항해는 스페인 왕이 돈을 댔다) 연기가 있으면 불도 있었을 테니 Tierra del Fuego로 (불의 땅) 바꾸라고 해서 이 지방 이름이 Tierra del Fuego가 되었다는 재미있는 얘기가 있다. 스페인 왕의 안목과 기지가 돋보인다. 거의 600년 전에 Magellan의 배들이 이곳을 지나갈 때 바닷가 언덕 위에서 원주민 인디언들이 뛰어다니며 배를 향해서 손짓을 하며 소리를 질렀다는 광경이 눈에 선해진다. 그 후 350여 년이 지난 1880년경 백인들이 이곳에 이주해 오면서 이곳에 살던 인디언 만여 명은 소위 "백인 병"으로 한 명도 안 남고 다 죽었다고 한다. 수만 년 전에 인류가 아프리카를 떠나서 천신만고 지구를 방황하면서 이곳에 이를 때까지 살아남았는데 그까진 백인 병으로 멸종이 되다니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여름이라 그런지 온도는 섭씨 20도 정도로 푸근하게 느껴지는 날씨였는데 바람은 몹시 강하게 불었다. 남미의 최남단이라 산악지방을 연상했었는데 해협양쪽이 모두 끝이 안보이게 넓은 목초지였다. 여기저기 양떼들도 보였고 양떼들을 위해서 파놓은 물구덩이들도 보였다. 보기와는 달리 땅이 매우 습한 듯 물구덩이가 1m 깊이 밖에 안 되어 보였는데 물은 흥건히 고여 있었다. Magellan 해협을 건너서 얼마 안 가니 칠레 국경이 나왔다. 국경수속은 얼마 전에 Chile Chico에서 아르헨티나 국경을 넘을 때와 마찬가지고 간단했다. 짐 조사는 전혀 없었고 여권에 도장을 두어 번 쾅쾅 찍는 것으로 끝났다. 1820년대 남미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할 때 독립운동을 주도한 Simon Bolivar나 Jose de San Martin 같은 지도자들은 남미도 당시 40여 년 전에 영국으로부터 독립해서 강대국으로 발돋움을 하고 있던 미국 같은 통일된 나라가 되기를 원했지만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말았다. Bolivar와 San Martin을 도와서 (Bolivar는 남미의 북쪽지역에서, San Martin은 남쪽 지역에서) 독립전쟁에 참여했던 중간 세력들이 독립이 된 다음에 모두 자기네들만의 나라를 원해서 남미는 10여 개의 나라로 갈라지게 되었다. 칠레와 아르헨티나는 특히 차이를 느낄 수가 없어서 한 나라라고 해도 전혀 모르겠다. Ushuaia 근처가 가까워지니 경치가 또 싹 바뀌었다. 그 동안 보이던 목초지는 없어지고 산악지대가 되었다. 길고 긴 Andes 산맥이 Ushuaia에 와서 더 이상 갈 힘을 잃고 바다로 들어간 것이다. 인구 약 8만의 Ushuaia는 세계에서 제일 남쪽에 위치한 도시로 알려졌고 남극 유람선들이 떠나는 항구 도시이다. 그래서 항구에는 항상 대형 유람선이 한두 척 정박해있는 것이 보인다. 경치도 그만이다. 칠레의 Carretera Austral 지역으로 다시 온 것 같은 경치다. Ushuaia 뒤는 (북쪽) 2,000m 이상의 눈 덮인 산이고 앞은 많은 배들이 오가는 것이 보이는 Beagle 해협이고 그 남쪽으로는 멀리 칠레의 눈 덮인 산들이 보인다. 남미대륙 최남단에는 아르헨티나의 Calafate, 칠레의 Puerto Natales, 아르헨티나의 Ushuaia 그리고 Beagle 해협 너머로 칠레 땅이 교차하고 있다. Beagle 해협 너머 칠레 땅에 Puerto Williams라는 인구 약 2,000의 소도시가 있으나 통상 Ushuaia를 남미와 세계의 최남단의 도시로 친다. Beagle 해협은 Darwin이 이 근처를 탐험하러 타고 왔던 Beagle 호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 Ushuaia는 1870년경 영국 선교사들이 세웠는데 그들이 선교하려던 원주민 Yaghan 부족은 40년 안에 모두 “백인 병” 등으로 모두 멸종된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Ushuaia는 아담한 도시다. 근처에 있는 국립공원에는 산책로도 많고 배를 타고 구경할 수 있는 곳도 많다. 한 주를 잘 보낼 수 있겠다. 잘하면 이곳에서 떠나는 유람선을 타고 남극 구경도 다녀올지도 모른다. 선택한 숙소가 마음에 든다. 방은 널찍하고 밝고 산도 보이고 부엌 시설도 좋다. 아담한 뒷마당, TV 방, 무료 인터넷, 무료 아침식사, 꼬리를 치며 따라다니는 개, 숙소에 내가 필요로 하고 좋아하는 것은 다 있다. 시내도 가깝고 숙소주인 모녀도 친절하다. 이 숙소에는 알고 찾아온 것은 아닌데 이스라엘 배낭 여행객들로 붐빈다. 나도 이스라엘 배낭 여행객처럼 싸고 좋은 숙소를 찾는 기술이 늘어가고 있나보다. 수퍼마켓에 가서 일주일 먹을 음식을 사왔다. 장기전이다. 내일은 나가서 남극 유람선을 알아봐야겠다. 여행지도 Magellan 해협, 1520년 Magellan이 이곳을 통과해서 태평양으로 나가서 처음으로 세계일주 항해를 하는 업적을 이루었다 Magellan의 배들이 이곳을 지날 때 저 언덕에는 전 나체의 원주민 인디언들이 놀라서 날뛰었다고 한다 돌 던지기를 하는 어린이들 Magellan 해협에는 항상 바람이 강하게 분다 Ushuaia 가는 길은 황량하다 Ushuaia는 남미 대륙과 세계 최남단 도시로 알려져 있다 Darwin이 타고 이곳을 지났던 Beagle 호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Beagle 해협 너머로 보이는 눈 덮인 산들은 칠레 땅인데 Puerto Williams 해군기지만 있을 뿐 도시는 없어서 Ushuaia가 남미대륙과 세계 최남단 도시라는 영예를 누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