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귀 (시화 작품)
김현순
여든 아홉 살 우리 할머니 닮은
플라타나스 고목나무
하늘가까이 달아나는
가지들의 소식이 궁금해서일까?
작은 바람의 말이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걸까?
귓구멍이 커진다
귀가 자란다
약사천의 봄
김현순
뱀 껍질 같은 머리카락을
흘러가는 물에 담그며
하늘이 나에게 말을 건다
봄이 와서 좋다고
한파를 이겨냈다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내가 오기를 기다렸다고
푸르고 깊은 하늘 눈동자에
사금파리 조각 같은 내가 박힌다
맨발로 천천히 바람이 지나간다
가까스로 내 마음이 둥글어진다
이 않
제 지
는 아 립
아 그
무 도
김현순:연극예술강사
*시를 뿌리다 시문학회 제1집~제7집 시 수록
*강원아동문학회 신인작가상 '동시'부분 수상
*강원아동문학회 2023 상반기 좋은작품상 수상.
첫댓글 감사드립니다,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