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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생금비리-상운산(1,114)-학심이골-학소대-합수점-배넘이재-천문사 *참가자 : 이재근, 방재곤, 최재욱, 박정택, 주영민, 윤재희(이상 6명) *산행일 : 2008년 8월 2일~3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삼복더위를 피해 삼계 계곡으로 연일 수은주의 높이를 갱신하는 삼복더위에 하계산행을 계획하고 일행은 운문령으로 향한다. 모처럼 야영을 하면서 도심의 소음과 생활에 찌든 피로를 떨치고 은은히 들리는 계곡의 물소리와 산중의 적막에 심취하고자 한다. 운문령을 넘어서자마자 삼계리로 이어지는 도로의 한쪽에는 차량이 주차되어 있고 빈틈이 보이지 않는다. 운문산 자연휴양림에 야영을 할 데크를 구하려고 휴양림 입구에 도착하자 차량과 사람들로 아수라장이 되어 있다. 휴양림은 예약 손님으로 만원이 되어 더 이상의 출입이 허용되지 않아 후미에 오는 산행대장과 연락을 하고 천문사로 향하였다. 삼계계곡이 시작되는 천문사 입구 계곡에는 인산인해의 장관을 펼치고 있다. 겨우 빈자리를 찾아 주차를 하고 텐트 한 동 칠 곳을 물색하였으나 여의치 않다. 겨우 물레방아 집에 빈자리를 찾았으나 쓰레기 더미 옆 공간인데다 사용료를 3만원이나 달라고 요구한다. 주변은 온통 소음으로 대화마저 어렵고, 음식 냄새와 쓰레기에서 풍기는 악취는 일행의 이마를 찌푸리게 한다. 하는 수 없이 배넘이골 옆에 있는 팬션을 찾아 자리를 사용하게 해 달라고 양해를 구하였더니 텐트 하나 칠 자리를 겨우 내 준다. 어찌나 고맙던지 일행에게 달려와 모든 짐을 들고 팬션으로 향했다. 도착과 동시에 이물질과 돌멩이를 치우면서 바닥을 평평하게 고르는데, 주인이 와서 옆에 비어있는 천막이 둘러쳐진 평상을 사용하라는 것이다. 단지 내일 낮에는 손님들을 맞이할 수 있도록 일찍 비워달라는 것이다. 아마도 고문님을 비롯하여 일행들의 나이가 많아 보인 것이 마음에 걸렸던 것 같다. 흥건하게 젖은 땀을 한기를 품은 계곡 찬 공기에 날려 보내고 심원계곡에서 흐르는 물과 숲에서 불어오는 청량한 맑은 공기는 폐부에 스며들어 더위를 잊기에 너무 좋다. 마당 너머에 얕게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고 방고문님이 직접 재배한 3종 고추세트(와삭고추+덜 매운 고추+땡초)와 깻잎에 곁들여 삼겹살을 구워먹으며 소주잔을 기울이니 신선이 부러울 게 없다. 땅거미가 깔리고 이내 어둠이 찾아오면서 숙소로 돌아온 일행은 담소를 나누며 여름밤의 추억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맥주를 공급하려고 슈퍼를 드나들던 산행대장의 여흥이 시작된다. 자정이 가까워지면서 허기를 느낀다. 냇가로 자리를 옮겨 즉석 삼계탕을 조리할 즈음에 빗방울이 떨어진다. 하는 수 없이 천막으로 다시 돌아와 넓고 평평한 바위 위에서 조리를 시작한다. 든든하게 속을 꽉 채운 일행은 천막의 모기장을 내리고 곤한 잠에 빠진다. 새벽녘 우두둑 하는 소리에 놀라 깨어보니 굵은 빗줄기가 머리 위의 막사 지붕을 두드린다. 숲 사이에 설치된 막사인데도 모기장으로 빗방울이 들치지 않음은 아주 다행이다. 맥주를 마신 탓으로 한 밤중에 일어나야 하는 수고로움을 곁들여야 했다. 막사 옆으로 졸졸 흐르는 물소리에 눈을 뜨니 여기가 천국이다. 지난 밤 늦게 잠자리에 들어선 탓인지 아침에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러다가 산행 시간이 지체될 것 같아 옆 사람을 쳐다보니 눈망울만 초롱초롱 굴리면서 말이 없다. 늦잠을 자는 일행을 배려한 느낌이다. 눈빛을 교환하고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막사 텐트를 걷어 올린다. 막사 옆에 흐르는 산수를 받아 세수를 하고 설거지며 아침 준비를 한다. 모든 것이 원스톱으로 해결되는 아주 좋은 명당임에 틀림없다. 그럭저럭 햇반을 데우고 참치를 넣은 부대찌개 종류로 명명된 조리에 일행의 숟가락 들어 올리는 경쟁이 치열하다. 어젯밤의 후유증에 시달리는 사람의 숟가락은 요동을 친다. 식사 후 일행은 생금비리 휴게소에 도착을 하고, 기사는 차량을 분산해 둔다. 09:55 상운산을 향해 가파를 운문산 자락을 거슬러 오른다. 동쪽 기슭에 자리한 능선이라서 떠오르는 햇살이 눈부시게 반짝거리더니 이내 구름 속으로 사라진다. 커더란 나무가 우거진 숲길은 시원하지만 이내 땀으로 범벅이 된다. 세 차례의 휴식을 거쳐 상운산(1,114m) 정상에 도착하니 가지산 동쪽 산군이 한눈에 들어오고, 운문령에서 삼계계곡으로 구불구불 이어진 도로며, 생금비리 휴게소와 운문산 자연휴양림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잠시 기념촬영을 마치고 이내 쌀바위 방향으로 향한다. 임도에 이르러 능선을 버리고 임도를 따라 10여분 지난 거리에서 오른편 나무 사이로 여러 개의 리본이 달려있는 오솔길을 따라 내려가면 학심이골로 이어진다. 계곡으로 향하는 길은 가파른 경사로이며 오늘처럼 비가 내린 뒤에는 돌이며, 나무뿌리가 물을 머금어 미끄러지기 십상이다. 기나긴 학심이골에서 여름 산행의 진미를 만끽한다. 20여분 내려서니 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보아 계곡이 가까워짐을 알 수 있다. 골짜기가 시작되는 곳이다. 이미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시각인지라 제법 무릎이 잠길 정도의 넓고 깊은 곳에 자리를 하고 웃옷을 벗어 제친다. 엎드려 등목을 하니 소름이 돋을 정도로 물이 차갑고, 신발을 벗고 계곡에 발을 담근 일행은 5분을 견디지 못하고 나와 버린다. 아마도 이 느낌을 만끽하려고 무거운 짐을 지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산을 넘고 이곳을 찾는 이유가 아닐까? 가스를 미처 준비하지 못한 탓에 햇반 4개를 6명이 나누어 먹는다. 허기가 가득하지만 서로 먼저 먹으려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먼저다. 식사 후에는 차가운 계곡물로 아이스커피를 타서 마시니 천하일품이 아니던가? 다시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신발 끈을 동여맨 일행은 천천히 내리막 돌길을 내려간다. 2폭포를 지나 얼마 내려가지 않았는데 또 다시 더위를 못 견디고 발은 어느새 길을 벗어나 바위틈 물가로 내려서고 말았다. 누가 먼저라 할 여유도 없다. 이번에는 훌러덩 옷을 벗어버리고 각자 자신의 체형에 맞는 1인용 탕에 잠겨버리더니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30여분 동안 계곡 물에 더위는 기본이고 모든 물욕을 씻어버리니 새 출발하는 느낌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 여름날 이 정도면 얼마나 좋을까? 아마도 지나친 욕심이려니 하면서도 흐르는 물을 자주 내려다본다. 지도를 보니 갈 길이 너무 멀다. 서둘러 내려가니 학소대 1폭포와 2폭포 줄기가 만나는 지점에 당도하여 위에서 내려다 본 절경은 너무 멋있다. 첩첩산중 기암절벽과 폭포가 어우러진 이곳이 바로 진경산수이다. 먼 산과 계곡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하고 일행은 학소대로 향한다. 모처럼 폭포다운 물줄기며 폭포아래 깊은 소에는 푸른빛을 발하는 물이 고여 있고, 물 위에는 익사사고를 방지하려는 듯 가느다란 줄이 떠 있다. 햇빛에 반사되어 무지개를 그려내는 물보라를 바라보노라니 가슴이 시원하게 젖는다. 폭포를 가로질러 한참을 내려오니 심심이골과 만나는 지점이다. 직진하면 사리암 방면으로 내려간다. 일행은 학심이골 하천을 가로 질러 참나무가 울창하게 자란 배넘이재로 향한다. 계곡을 따라 한참을 내려오다가 다시 산을 오르려니 숨을 할딱거린다. 배바위 근처를 지나 지그재그로 배넘이재를 겨우 오르니 온 몸은 다시 땀으로 젖어 물이 줄줄 흐른다. 마지막 휴식을 취하고 천문사로 향하는 배넘이골을 따라 내려온다. 천문사에 도착하여 6명의 일행이 모두 한 차량에 탑승하여 생금비리로 향한다. 생금비리에 도착하여 분승한 일행은 고속국도를 거쳐 화명동에 도착하여 간단하게 저녁식사를 하고 산행에 대한 평가회를 가졌다. 산행대장님 수고하셨고, 산행에 참가한 회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윤재희 숭악사관 書> |
첫댓글 고생이 즐거움이라...ㅋㅋ..새로 뜬 왭툰보듯 숨죽여 읽었습니다. ^0^ ^0^ ^0^ 멋있군요. 숭악! 폭포아래 서서 시원한 물줄기를 등에 맞는듯...사진도 아름답더이다... 매미소리 울창한 노곤한 여름 , 모두들 건강 잘 지켜내시고 고구마 따- 끈한 가을산행에 봐요.
청솔펜션에서의 하룻밤은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세상시름 다 잊게한 천국이었습니다. '약발'이 오래 오래 갈 것 같습니다. 펜션 주인의 인정어린 배려에 감동 먹어 청솔펜션 홈페이지 www.3712238.com 커뮤니티>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