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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울스턴크래프트(1759~97)는 부모의 전 재산을 물려받고도 여동생들을 가난으로 내몬 오빠 에드워드를 겪으면서 남녀 간의 법적 불평등에 주목했다. 오늘의 시각에서 보면 그녀의 이상적 여성상은 매우 ‘보수적’인 것이어서 여성의 투표권을 요구하지도 않았고 의료와 상업 말고는 여성의 ‘바깥 활동’을 고려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당시에는 매우 진보적인 주장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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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울스턴크래프트는 1759년 4월 27일 런던에서 태어났다. 3남3녀의 둘째로 태어난 울스턴크래프트는 무능하고 독재적인 아버지의 사업 실패와 가정 폭력, 오빠인 에드워드에 대한 부모의 편애 등으로 불행한 성장기를 보냈다. 저술가로서 경제적으로 자립한 그녀는 『인권의 옹호』(1790), 『여권의 옹호』(1792)를 출간해 당대의 대표적 진보 지식인으로 떠올랐다. 그녀는 남녀의 차이는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가진 남자와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여자를 만들어내는 차별적인 사회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여성에게도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녀에게 남녀는 똑같이 이성(理性)을 지닌 불멸의 존재였다.
울스턴크래프트는 1793년 길버트 임레이라는 미국인과 만나 사랑에 빠져 이듬해 그의 아이를 낳았다. 그러나 임레이는 아이가 태어나기도 전에 그녀를 버리고 한 여배우와 동거에 들어갔다. 임레이의 변심에 충격을 받은 울스턴크래프트는 두 차례나 자살을 기도했지만 극적으로 구조되었다. 그 후 그녀는 급진적 사회사상가인 윌리엄 고드윈(1756~1836)을 만나 1797년 결혼했다.
원칙적으로 결혼에 반대했던 두 급진주의자는 결혼 후에도 따로 살면서 서로의 집을 오가는 방식으로 생활했고, 울스턴크래프트는 평생 처음으로 평등과 사랑, 상대에 대한 감미로운 배려와 철학적 교감으로 충만한 행복한 관계를 체험했다. 하지만 그녀는 딸 메리를 낳은 지 열흘 만에 산욕열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이때 태어난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고드윈은 나중에 낭만주의 시인 셸리와 결혼해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셸리가 되었고, 어머니의 재능을 이어받은 그녀는 유명한 공상과학소설 『프랑켄슈타인』을 썼다.
울스턴크래프트의 명성은 그녀의 사망 직후 완전히 실추되었다가 100년 뒤에야 회복되었다. 명성이 땅에 떨어진 것은 남편 고드윈이 펴낸 전기 때문이었다. 고드윈은 죽은 아내의 예민한 감성과 열정적 면모를 강조하기 위해 그녀가 임레이의 사생아를 출산했으며 실연의 고통으로 두 번이나 자살을 기도했다는 사실 등을 낱낱이 기록했는데, 뜻밖에도 이로 인해 그녀의 평판은 치명상을 입었다. 보수 지식인들은 그녀의 지성적인 면은 무시하고 사생활만을 문제 삼으며 극단적 언어로 공격했다.
고드윈의 전기가 남긴 상처는 그 후 1세기가 지나 페미니즘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했고, 이성이 지배하는 평등사회를 꿈꾼 울스턴크래프트는 페미니즘의 선구자로 추앙받고 있다. 유독 여성의 사생활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세상인심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 보이지 않는다.
박상익 우석대 역사교육과 교수·서양사
http://news.joins.com/article/aid/2010/04/27/3704943.html?cloc=olink|article|defau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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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성이란 자체 여성과 남성을 구분하기 전에 그냥 모두 같이 다 같은 사람이라는걸 먼저 깨닳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모두 다 '인간'인데 말이야...^^
얼마전 '폴신'이란 사람의 강의를 들었는데요. 그분은 인종차별의 뼈아픈 과거를 지닌 분이셨어요.
남녀차별, 인종차별은 세상에서 꼭 사라졌으면 좋겠네요..
아니,, '차별'이라는 단어 자체가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ㅜㅜ
조금씩 나아지겠지?^^
TV에 엄친아, 엄친딸이 나오면 엄마는 자식들을 보고 한숨만 푹푹 내쉰다고 합니다. 반면에 TV에 힘든 고생 끝에 성공한 사람이 나오면 엄마는 자고있던 자식들도 깨워서 같이 보자고 한다네요. 고생하고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고 공감하게 만듭니다. 페미니즘의 선구자인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이야기도 참 마음이 뭉클한 이야기였습니다. 이런 험한 삶에도 불구하고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 받는 그녀의 모습이 참 빛나보이네요.^^
서양근현대사는 자유, 민주를 얻기 위한 투쟁사인 동시에 여권투쟁사이기도 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