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소중한 퍼즐>
지난 추석 연휴기간(9.22~26)을 이용하여 오산 루카회에서 3명의 의료팀(참사랑내과, 열린치과, 수한의원)과 7명의 자원봉사자가 필리핀으로 의료봉사를 다녀왔다. 2013년부터 매년 한 번씩(2015년→2회) 다녀오고 있으니 올해가 7번째가 된다. 사실 이번에는 대리구의 개편으로 해외 의료봉사의 계획과 예산이 모두 취소된 상황이었다. 루카회 회원들은 지난 5년간 해왔던 의료봉사의 끈을 놓지 말자고 논의했다. 소요되는 비용은 십시일반 모아서 충당하기로 하고 무조건 의료봉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매년 해외봉사를 갈 때면 ‘나사오사’ 회원 중에서 대학생 1명을 함께 데리고 갔었는데 이번에는 대상자 중에서 지원하는 학생이 없어서 약간은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필리핀 현지에서 사목활동을 하며 의료봉사 일정을 도와주는 윤종두 신부님에게 연락이 왔다. 현지 본당에 기증을 하려고 한다며 이번에 올 때는 헌 옷을 수거해서 가지고 오면 좋겠다는 요청이었다. 갈곶동 성당에 연락을 하였고, 흔쾌히 수락을 하여 2주간에 걸쳐 성당 신자들을 대상으로 헌 옷을 모았다. 무려 500Kg 정도의 옷들이 모아졌다. 큰 고민에 빠졌다. 우리가 가지고 들어갈 수 있는 양이 20박스(1박스에 15Kg)였기 때문이다. 옷들을 선별하는 것도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다행이 성당 신자 몇 분이 와서 옷들을 선별하고 박스 포장하는 것을 도와주어 작업을 쉽게 마칠 수 있었다. 9월 15일(토) 오산 루카회 지도신부님의 파견미사로 이번 의료봉사 활동의 첫 발걸음은 시작되었다.
밤 10시가 넘어 마닐라 공항에 도착을 했다. 수속을 마치고 공항 밖으로 나가자 윤신부님과 필리핀 요셉의원 부원장이신 장경근 안드레아 신부님, 필리핀에서 실습 중인 학사님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버스에 짐을 옮겨 실고 숙소인 요셉의원에 도착하니 벌써 1시가 되었다. 짐 정리를 한 후 차후 일정에 대해 간단히 미팅을 마치고 새벽 2시가 넘어 취침에 들어갔다.
첫째 날 진료 장소는 bulacan주에 위치한 sto. cristo & 성김대건안드레아 성당의 이뽀 공소였다. 새벽 6시에 기상을 하여 아침식사를 마친 후 진료 장소로 이동을 했다. 이뽀 공소는 쓰레기 매립장 주변의 마을에 위치하고 있다. 오산 루카회에서 4번째 연속하여 활동을 하고 있는 곳으로 낮 익은 얼굴들이 밝은 미소로 우리를 맞이했다. 여러 번의 진료를 통해 만남을 이어오다 보니 페북 친구도 있다. 페친인 브릭스는 이뽀 공소에서 미사 때 복사를 담당하는 학생이다. 고등학생인 브릭스는 우리의 방문예정 소식을 본당 Vic 신부님에게 들었다며 빨리 만나길 기대한다며 봉사 한 달 전부터 메신저로 연락을 주고받기도 했다. 미사를 시작으로 우리의 의료봉사는 시작이 되었다.
둘째 날은 요셉 의원이 있는 malabon city에 있는 로사리오 성당에서 진료를 했다. 1년 전에 요셉의원에서 진료를 다녀온 곳이란다. 성당에 들어서자 정말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곳 시장님도 우리의 활동을 격려해 주기위해 진료소를 방문해주었다. 예상지 못한 많은 환자들로 예정했던 진료시간에 마치지 못하고 2시간 연장을 하고나서야 진료를 마칠 수 있었다.
필리핀 환자들은 치아가 아프면 대부분 뽑아 달라고 한다. 성인 하루 일당이 500페소인데 치아 하나 뽑는 비용이 500페소란다. 치과 치료비용이 무척 비싸기 때문에 치료하여 쓸 수 있는 치아도 무조건 뽑아달라고 한다. 뽑지 않고 여러 번 치료를 받으려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우리로선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지만 그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다. 15살의 남학생으로 앞에서 보이는 4개의 치아 모두가 신경부위 까지 까맣게 썩은 충치 환자였다. 한 번에 치료를 마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지만 나는 치아를 뽑지 않고서 마취를 하고 썩은 부위와 신경을 제거한 다음 치아색인 resin으로 바로 충전해 주었다. 거울을 손에 들게 하고 치료를 마친 본인의 치아를 보여주었다. 자신의 치아를 본 그 학생은 활짝 미소를 지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함께 온 학생의 엄마와 친척들은 연신 땡큐, 땡큐...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집에 돌아가기 전 함께 사진도 찍었다.
마지막 셋째 날은 문화체험으로 barasoain church를 방문했다. 이곳은 1898년 스페인 식민 통치하에서 독립하며 필리핀 처음으로 제헌회의가 열린 장소로 필리핀 제1공화국이 생기면서 헌법이 최초로 제정된 곳이다. 현지 안내원의 필리핀 독립역사의 이야기를 윤신부님의 통역으로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오후에는 잠시 뿌닝 온천에서 피로를 달래고 sto. cristo & 성김대건안드레아 성당으로 이동하여 마침 미사를 끝으로 우리의 공식 일정을 마무리 하였다.
이번 활동에는 필리핀 요셉 의원의 의료진도 함께 하여 더욱 풍성하고 알찬 활동이 될 수 있었다. 봉사를 마치고 나면 매번 느끼는 것이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눌 때 나에게 돌아오는 행복과 기쁨은 두 배로 채워진다는 것이다. 내 인생 노트에는 그동안 살아오면서 만들어 놓은 추억의 퍼즐들이 한 개 한 개 맞춰지고 있다. 이번 활동에서 만들어진 소중한 추억들도 내 삶의 새로운 퍼즐 조각이 되어 또 하나가 채워졌다. 감사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첫댓글 15세 남학생의 엄지척처럼
저도 나눔님께 엄지척을 보냅니다👍
정말 애쓰셨습니다~
천천히 오랜기간동안 소중한 퍼즐을 맞추시길..
네, 대표님. 감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