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터고르기]
한옥은 주요자재가 목재이기 때문에 불과 물에 매우 민감합니다.
따라서 좋은 집터를 고르기에 앞서 물과 불에 대한 취약한 환경인지 꼼꼼하게 살펴야 합니다.
풍수를 따지는 사람도 적지않은데 요즘 세상에 풍수 따지다간 제대로 된 터 찾기 어렵습니다.
전형적인 집터를 풍수에 입각해 살펴보자면
1. 북쪽에 뒷산이나 언덕이 있어 북풍한설을 막아주면 좋다.
2. 집 안에 물(자연수 또는 지하수)이 나오면 좋다.
3. 집 앞으로 탁트인(내려다 뵈는 곳이면 더욱 좋음) 좋다.
4. 멀리 안산이 바라다 뵈는 곳이면 좋다.
5. 협곡 아래나 저수지 주변은 물기가 많고 장마철에 침수의 우려가 있어 피해야 한다.
6. 수풀이 가까이 있으면 화재시 피해를 당할 우려가 있어 피해야 한다.
7. 바람이 막혀 정체되는 지형은 피해야 한다.(적당한 통풍이 보장되어야 한다.)
8. 동쪽과 서쪽에 능선이 흘러 아늑한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으면 좋다.
대략 이정도로 하지요.
본인이 살면서 느낀 좋은 집터란
1. 주변에 축사나 동물 사육장이 있으면 피할 것
2. 사방에서 들여다 뵈는 곳은 피할 것
3. 주변지형보다 땅이 꺼진 곳은 피할 것
4. 집 앞으로 시야가 막히면 피할 것
5. 절간이나 교회가 가까이 있으면 소음으로 좋지 않음
6. 시골엔 평범한 집이라도 무당이 거주하는 곳이 있으므로 구석구석 잘 파악해 둘 것
7. 차량 진입이 무난하고 통풍이 잘 되는 곳을 택할 것
8. 이웃에 좋은 사람들이 있으면 더 좋음
대략 이정도로 해두죠.
[목재 상식]
한옥은 주 재료가 목재라는 것 잘 아시지요.
한옥에 사용되는 목재는 주로 국내산 소나무를 제일로 칩니다.
소나무를 제일로 치는 까닭은
1. 나무를 다듬고 다루는데 순한 성질을 지니고 있어 좋다.
2. 수액이 송진으로 되어 있어 마른 후 송진이 방부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잘 썩지 않는다.
3. 무늭결이 아름다워 보기에 좋다.
4. 구입이 무난하다.
소나무가 다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단점을 살펴보면
1. 물 불에 매우 취약하다.
2. 변형(갈라짐, 뒤틀림)이 심하다.
3. 옹이가 많다.
4. 큰 규격은 부르는게 값이다.
다른 나무를 사용하면 안되냐구요.
왜 안 됩니까
낙엽송은 오히려 소나무보다 내구성과 무늬가 아름답습니다. 다만 소나무보다 딱딱하고 치목이 쉽지않아 목수들이 꺼려 합니다. 갈램도 무시 못하고 연목(서까래) 정도는 사용하여도 무방하나 그 외엔 제외하는게 좋습니다.
요즘은 북미산 더글러스훠(퍼)를 한옥에 많이 사용합니다. 더글러스훠는 국내산 소나무에 비해 큰 규격을 구입하는데
무난합니다. 국내산 소나무에 비해 색이 조금 더 진하고 나무의 질이 다양해서 중저품은 갈램이 심해 구입 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냥 나무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은 일단 잘린 단면을 봐서 나이테가 촘촘할수록 좋습니다. 옹이나 갈램이 없는 것이어야 하고요. 일단은 잘 마른 것이어야 합니다.
[국내산 소나무(육송)의 종류]
홍송, 춘양목, 해송, 육송 등 소나무에 대한 별칭이 많은데 홍송은 대개 국내산 소나무보단 외국산 소나무(더글러스 훠 등)일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해서 계절의 차이(온도)에서 오는 성장 패턴이 일정치 않기 때문에 나이테가 촘촘하기가 쉽지않습니다. 어디 가서 육송이라고 소개 받으면 먼저 겉 껍질을 확인하시고 둘째는 나이테가 하나같이 촘촘하다면 일단 외국산임을 의심하십시요. 춘양목은 소나무 이름이 아니라 지역(경북 춘양)이름입니다. 이 지역이 년 중 추운 날씨가 많아 좋은 소나무가 나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지금은 거의 생산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춘양목이라는 이름을 앞세워 나무를 들이대면 일단 반은 믿지말고 반드시 산지를 확인하십시요.
해송은 바닷가에 자라는 소나무를 일컫는데 대개 사용하지 않습니다. 육송은 국내산 소나무란 뜻입니다. 현장에서 흔히 불리는 이름이지요. 소나무는 전 세계적으로 분포되어 있으며 그 종류만도 약 350종류가 됩니다. 침엽수로 대개는 추운 온대림 이상에서 자랍니다. 사람들은 열대지방에서 자라는 나무는 무를 것이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나무는 각각의 고유한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열대지방에서 자란 것 중에서도 매우 단단한 것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국내 소나무의 유통구조]
대개는 태백산맥 일원에서 자라는 소나무를 벌목해 사용합니다. 국가에서 소나무를 재배, 관리합니다.
그래서 유독 소나무 구입처는 강원도 소재 제재소에서 구입이 용이합니다.
지방에도 없지않은데 대개는 강원도에서 구입하는 경향입니다.
벌목장에서 경매에 붙여진 소나무(껍질 붙은 원목)를 목상(제재소)들이 구입해 한데에 적재하였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적당한 크기로 제재목으로 켜서 배송하는 방식입니다. 일차 가공된 이런 소나무를 기준으로 해서 2000~4000원 사이에 거래됩니다. 큰 부재(직경30cm길이 3.6m 이상)은 원자재가 부족해 구입이 어렵고 가격은 그때마다 다릅니다. 대략 큰 것은 5000~15000원 선에 거래됩니다. 거래 단위는 1재(才)로 1재는 각재로 봐서 30mm x 30mm x 3.6m 입니다.
간단하게 재로 환산하는 방법은 일단 m3(체적, 입방체)로 값을 구하고 거기다 300을 곱하면 재(才)량이 됩니다.
보통 한옥(살림집 기준)은 1평당 500~800재가 소요됩니다. 예를 들어 30평짜리 한옥 한채를 전통방식(마루가 있는)으로 짓는다고 했을 때 30평x700재=21000재가 됩니다. 여기다가 평균 소나무값(약3500원)을 곱하면 나뭇값만
대략 73.500,000원이 듭니다 그러니 한옥 시공비가 비쌀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왜 한옥이 비싸냐고 따지지만 말고 이런 상식을 갖고 들이대시길 바랍니다.
[나무의 건조기간]
나무는 건조될수록 좋죠. 그렇다고 너무 건조되면 치목과정에서 부러질 우려가 많습니다.
기둥, 보, 도리와 같이 큰 부재들은 벌목 후 대략 3~6개월 길어야 1년 미만이 좋구요. 수장재(치장용)는 이보다 두 배 정도 더 건조된 것이면 좋습니다. 서까래는 최소 3개월 이상이면 적당합니다. 여기까지의 나무 건조 상태는 껍질이 붙어 있는 원목을 말하는 것입니다. 일단 집을 짓는 과정에서 겉껍질이 벗겨지고 깎이고 잘리고 하는 과정에서 급속도로 건조가 진행됩니다. 게다가 집을 조립하는 과정에서 건조가 더욱 진행되고요. 건조정도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전문가에게 샘플을 잘라 조사를 의뢰하면 다 해줍니다. 이도 귀찮으면 목수(대목 또는 도편수)에게 물어보거나 이도 못 믿으면 본인이 톱으로 쓸어 보세요 물기 있는 것은 톱밥이 축축합니다. 손톱으로 꾹 눌러 보세요 생목은 손톱자국이 쉽게 납니다.
좀더 과학적인 방법으로 접근하자면 세상의 모든 재료엔 자기만의 고유 무게라는게 있습니다. 똑같은 부피라도 솜과 철의 무게가 다르듯이 부피(1m3=1mx1mx1m)에 의한 무게를 기본 단위로 봅니다.
예를 들어 소나무를 금방 베어낸 생목 상태에서 무게를 재 보면 1m3당 약 800km 정도가 됩니다. 이게 완전히 말랐을 때를 기준으로 하면 약 400kg 됩니다. 즉 건조란 나무 속에 포함된 물(함수율=물을 포함한 무게)의 량에 따라 따지는데 대개 집을 짓기에 적당한 함수율은 30~60% 정도라고 보면 됩니다. 같은 무게라도 이 기준에 합격하려면 소나무는 1m3 당 500kg 남짓하면 적당합니다. 아 머리야 대충 이정도로 알고 있으면 당신은 전문가입니다.
[좋은 나무 선택]
직접 제재소를 방문해서 나무를 보십시요. 옹이가 적고 나이테가 촘촘할 수록 좋으니까 골라 보세요.
근데 다 내맘같지 않아 이런거 구하다 머리 뽀사집니다. 일단 제재소 쥔장을 구워삶아서 믿고 구하십시요. 아니면 도편수에게 후에 문제가 생기면 책임지라고 각서라도 받아놓고 믿고 따르세요~^^
본인은 한옥을 짓기 전에 내포지역(예산, 홍성, 일원)에 큰 태풍이 불어 쓰러진 꾸불텅한 소나무를 70본 구해 4년 말렸다가 집을 지었습니다. 대개 제재소 보유 소나무는 거의가 직선재만 구입해 쓰기 때문에 저처럼 휜 나무를 구하기 쉽지않습니다. 휜나무는 치목도 어렵고 버리는 것도 많습니다. 직선재의 약 세 배정도 경비가 더 듭니다. 어디에 갔더니 집에 사용된 보가 활처럼 휘어 멋들어지더라 싶으면 그거 치목하고 조립하는데 돈이 빡시게 들어갔겄다고 보면 됩니다. 대신 집이 훨씬 부드럽고 멋스러우니 보기엔 좋죠 그리고 공학적으로도 힘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어 구조적으로도 좋습니다. 그러니 돈 값 하는거죠.
오늘은 여기까지 양념이었습니다.
첫댓글 좋은정보감사합니다.
잘 읽고 갑니다. ^^
다음 글을 빨리 읽고 싶네요..^^
피가 되고 살이되는 정보 감사합니다~!
유익한정보 감사드려요
그런데m3란어느정도의양을
말하는지요?
가령원목지름8치 길이12자정도면몇kg정도되는지요
고견을듣고싶읍니다
1m3=한 변 길이가 1m인 정육면체의 부피(체적)를 말합니다.
원목지름 8치 길이 12자=0.12*0.12*3.14*3.6=0.16m3 , 즉 0.16m3의 체적으로 여기다 소나무가 완벽하게 말랐다면 0.16m3*400kg=64kg,
생목이라면 0.16m3*800kg=128kg이 됩니다. 이해가 되셨나요. 이런정도의 통나무를 성인 둘이 간신히 들 수 있다면 약 100kg 정도 될겁니다.
@회리바람 감사합니다.
소중한고견으로 많은도움이
되었읍니다
휜 나무가 더 잘 버틴다. 하나 배우고 갑니다. 감사..
건축은 반드시 역학(힘의 절달 방향)적인 계산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같은 체적의 나무라 해도 각재가 받는 힘과 널빤지가 받는 힘은 다르지요.
힘을 받는 부재 중 가장 적은 체적 또는 두께의 단면적으로 효율적인 것은 원형입니다. 지구가 둥글고 타이어가 둥글고, 파이프가 둥글고...
위에서 내리누르는 힘은 직선재보다 아취에 가까울수록 많은 힘을 받아낼 수 있습니다. 목재도 휜부재가 무게를 더 잘 견딥니다. 단 휨 상태가 활처럼 직선상에 가까운 것이어야 합니다. 팔자로 꼬인 것은 위험합니다.
흥미롭게 읽었어요
감사해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주 좋은 정보 입니다...감사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