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인 러시아 아이스하키팀이 공항에 도착할 때 입은 트레이닝복에는 RED MASHINE 라고 적혀있었다. 붉은 기계? 도대체 뭐지. IOC 규정에 따른 OAR도 아니고.. 러시아 TV가 아이스하키팀의 한국도착을 주요기사로 처리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종목이니 그 연유가 필시 있을 터.. http://bit.ly/2GXn9Oi
러시아 남자 아이스하키팀이 평창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연히 유니폼에 러시아라는 국가명을 달지 못한다. OAR 표식의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그런데, 공항에 도착한 아이스하키팀 옷에는 '레드 머신(RED MACHINE·붉은 기계)' 마크만이 선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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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또 무슨 일인가? 잘 모르겠다. 찾아보니, 그 연유는 이렇다. 구 소련 아이스하킨 대표팀이 지난 1983년 북미 아이스하키 투어에 나서 세계 최강 프로팀인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소속 팀들을 잇달아 격파했다. 미국 등 서방 아이스하키 강국들이 깜짝 놀란 것은 당연하다.
더욱 놀라게 한 건 승리한 뒤에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소련 선수들의 무표정. 우리의 머리속에 박혀 있는 그 특유의 표정이다. 그래서 미국 언론이 '머신'이라는 별칭을 붙여줬다. '부숴도 무너지지 않는 철통 같은 팀, 골을 넣고도 기뻐하지 않는 선수들의 모습이 마치 기계를 연상시킨다'는 것.
대표팀을 이끌던 티호노프 감독이 발끈했다. "무슨 소리냐? 우리는 창조적인 플레이를 하는 팀이지 기계가 아니다"고 반발했다. 언론은 더 관심을 가졌다. 구소련이나 러시아 색깔은 붉은 색, 붉은 유니폼이다. 당연히 '레드;라는 말이 덧붙여졌다. 그리하여 '레드 머신'이라는 별명이 구소련 하키팀을 상징했다. 이제는 러시아 하키 대표팀이다.
'레드 머신' 표어는 러시아가 2012년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하면서 다시 유명해졌다. 평창올림픽에는 IOC가 도핑 문제로 러시아 국가명을 못 쓰게 하자 러시아아이스하키연맹은 '레드 머신'을 유니폼 가슴에 달기로 결정했다. 물론 경기 때는 'OAR' 마크를 단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IOC 규제를 받지 않는 평상복과 훈련복에는 'RED MACHINE'을 새겨넣었다. 공항에 도착한 러시아 대표팀의 가슴에 레드 머신이 새겨진 이유다.
하나 더. 거기에 들어간 별 6개는 구소련이 19 64 ~1988년 열린 7번의 올림픽에서 거둔 6번의 남자 아이스하키 우승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