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등무상경 제6권
37. 대운초분 증장건도(大衆健度)[4], 여래의 화신과 환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그런 말을 하지 말라. 여래가 항상 중생을 교화하는 몸은 바로 화신(化身)이라 하느니라.”
“세존이시여, 그 뜻은 무엇입니까?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이 삼매에 머무르면 법신(法身)을 얻게 되는데, 어찌하여 다시 이것은 변화신(變化身)이라 하십니까?
여래의 법신이 만일 교화하기 위하여 잡식신(雜食身)이 된다면, 어떻게 이 몸은 허망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참된 법신이 어찌하여 다시 잡식신으로 됩니까?
만일 잡식신이 된다면 이 이치는 옳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만두어라, 그만두어라. 그런 말은 하지 말라. 이 삼매에 머무르는 보살마하살에게 만일 화신이 있다면 이것을 바로 환신(幻身)이라 하느니라.”
“세존이시여, 무엇 때문에 뒤바뀌게 이 몸이 아닌 것으로써 몸이라 하십니까?
물건이 없는 것을 환(幻)이라 하는데,
만일 이것이 환신이라면 어떻게 중생을 속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그렇게 보지 말라. 이 삼매에 머무르는 보살마하살은 머무르는 몸이 없느니라.
비록 머무르는 몸은 없다 하더라도 마치 약나무왕과 같고,
마치 초목ㆍ기와ㆍ조약돌과 같이 나의 몸도 그러하느니라.
왜냐하면 나의 몸은 아(我)가 없고 아소(我所)가 없으며,
목숨[命]도 없고 말[語]도 없고,
마음[心]도 없고 진실[實]도 없고,
음(陰)ㆍ계(界)ㆍ입(入)이 없느니라.
마치 약나무가 중생의 온갖 병고(病苦)를 제거하는 것처럼,
나의 몸도 역시 그러하여 중생의 한량없는 병고를 없애느니라.
왜냐하면 몸이 허깨비[幻]와 같기 때문이니라.
또 선남자야, 비유하면 약나무가 끝내 ‘잎사귀를 취하고 가지를 취하지 말라’는 생각을 내지 않는 것처럼,
보살마하살도 역시 그와 같아서, 끝내 ‘손을 취하고 발을 취하지 말라’는 생각을 내지 않느니라.
왜냐하면 이 삼매의 힘 때문에 역시 모든 중생의 탐냄ㆍ성냄ㆍ어리석음 등의 병(病)을 끊어 없애기 때문이니라.
이 삼매에 머무르는 보살마하살은 안의 몸도 없고 밖의 몸도 없고 안팎의 몸도 없으며, 죽고 나는 몸도 없이 감로의 몸을 얻느니라.
감로의 몸이기 때문에 중생의 탐냄ㆍ성냄ㆍ어리석음 등의 병을 능히 끊느니라.
또 선남자야, 이 삼매에 머무는 보살마하살이 변화신(變化身)을 짓는 것은 온갖 나쁜 날짐승ㆍ길짐승과 3악도를 끊기 위해서이니, 마치 약나무와 같으니라.
만일 어떤 사람이 모든 나쁜 날짐승ㆍ길짐승이 보살의 몸을 만나서 3악도에 이르렀다고 말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만일 몸을 내리고 바꾸어 인간이나 천상에 이르러서 모든 부처님을 뵈었다고 말한다면 이것은 바로 옳은 일이니라.
또 선남자야, 만약 사부대중이 이 삼매에 머무르면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을 가까이 할 수 있다고 말한다면 또한 옳은 일이니라.
또 선남자야,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가 만일 이 삼매를 닦아 익히고자 하면,
먼저 마땅히 ‘여래는 항상하여 변함이 없고 부처님 법은 멸하지 않으며 마지막 열반에 드는 것이 없다’고 생각해야 하느니라.
또한 ‘모든 중생들이 갖가지를 구하게 되면 나는 다 주어야 한다.
다리나 손이나 머리나 눈이나 무엇이든 바른 법을 위하여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모두 보시해야 한다.
보시할 때는 기뻐하고 보시한 뒤에는 후회가 없어야 한다.
왜냐하면 나의 이 몸은 마치 약나무와 같기 때문이다’라고 생각해야 하느니라.
만일 이와 같이 한 생각을 사유하게 되면 오래지 않아 이 삼매를 얻는 줄 알아야 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비유하면 갈기와 꼬리가 가늘고도 긴 준마(駿馬)가 보름 포살(布薩) 때,
큰 바다 가운데서 슬피 세 번을 큰 소리로 울면서,
‘그 누가 바다를 건너려고 하시오? 그 누가 바다를 건너려고 하시오’라고 할 적에,
사람들이 그의 등에 타거나 갈기와 꼬리와 목과 다리를 붙잡으면, 모두 큰 바다의 저 언덕[彼岸]으로 건너게 되는 것과 같다.
이 『대운경(大雲經)』도 역시 그와 같으니라.
만일 어떤 사람이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베껴 쓰고 이에 한 글귀와 한 글자ㆍ두 글자에 이르게 되면 모두 3악도의 저 언덕을 건너 영원히 해탈하게 되느니라.
또 선남자야,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가 만일 이 삼매의 이름을 들으면,
태어날 적마다 언제나 전륜성왕ㆍ제석(帝釋)ㆍ범왕(梵王)이 되어,
끝내 물러남이 없고 언제나 불ㆍ법ㆍ성중을 친근하게 되며,
보리의 마음에서 견고하여 동요하지 않고, 대승의 방등경전(方等經典)을 버리지 않을 것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