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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화수경 제9권
33. 상견덕품(上堅德品)
[견의 비구가 부처님께 옷을 바쳐다]
그때 모임 가운데 한 비구가 있으니 이름이 견의(堅意)였다.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공경하고 합장하여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제가 이 경법을 공양하여 받들고자 하는 까닭에,
또한 3세의 여러 부처님과 보살들로서 이 법을 배우는 이에게 공양하여 받들고자 하오며,
또한 권하고 도와서 선근을 늘게 하고자 하나이다.
이 일로써 지금 진기한 것으로써 세존께 바쳐 올리나이다.”
그는 곧 웃옷으로써 여래 위에 던져 놓고 또 가운데 옷을 잡고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지금 이 옷으로써 부처님께 받들어 드리오니,
원컨대 오는 세상에서 있는 곳마다 이 법을 듣는 이는 부처님의 뜻대로 따르는 까닭에 이 옷을 또한 올리려 하나이다.”
견의가 곧 성득 비구의 처소에 나아가서 말하였다.
“선지식이여, 부처님께서 나를 칭찬하시는 까닭에 같이 이 옷으로써 여래께 올립시다.”
[옷 가운데서 여래의 갖가지 신통변화를 보다]
곧 성득과 함께 이 옷을 함께 가지고 선근을 늘리기 위하여 부처님께 올리고자 할 때에 부처님께서는 큰 신통의 힘을 나타내시니,
그때에 아난과 여러 사부대중은 모두 옷 가운데서 여래의 갖가지 신통변화를 볼 수 있었다.
[아난이 여쭈다, 게송]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희유하나이다. 부처님이시여, 여래께서는 비록 아시고 계시면서도 짐짓 물으시나이다.”
“아난아, 그대는 무엇을 보았기에 희유라 하느냐?”
그때에 아난은 이 일을 밝히고자 게송으로써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희들은 이 옷에서
한량없는 보살들이
용맹한 마음으로 보리 발하고
부처님을 찬탄한 후 날아가는 것 보았나이다.
또한 여러 보살들이
모두 이 옷 속에서 나와서
한량없는 백천 아승기
여러 가지 옷을 취하는 것도 보았나이다.
이 여러 가지 옷 취해서
즉시 시방 여러 부처님께 올려
나는 여기서나 저기서
한량없는 신통의 힘 보았나이다.
부처님께 옷 바친 이에겐
수기를 모두 주시기를
이 사람, 점차 도를 향해
모두 반드시 부처 된다고.
그가 머무는 곳 따라
부처님의 국토 모두 깨끗이 하고
중생들은 각각
이곳에서 부처 이룬다고 말하네.
또 보았나이다. 한량없는 억(億)의
갖가지 여러 기악이
여기에서 법의 소리 내니
공중에서 부처님 소리 들립니다.
저는 보았나이다. 삼천세계에
여러 부처님께서 모두 가득 차 계심을.
부처님이시여, 저는 지금 생각하기를
자신이 성문 아니라고 스스로 이릅니다.
신통의 힘 희유하시어
저의 마음과 눈 혹하게 하심인지
제가 이제 성지(聖智)로써
삼계를 뵈오니 모두 공(空)하였네.
저는 공지(空智)에서
무생지(無生智) 다해
이런 뭇 지혜 속에서도
바른 생각 잃지 않았지만
다만 업보(業報)의 뿌리로써
이 가운데서 그릇됨이 있네.
사부대중이 모두 기뻐하여
날아서 공중에 올라가 있되
모두 다 뭇 보배의
잎이 천 개나 되는 연꽃 위에 앉고
또 이 옷 가운데서
시방세계를 내려다보니
여러 부처님 세간의 도사로서
대중에게 에워싸였네.
또 보았네. 여러 상인들이
생각할 수 없는 보시를 행해
보리를 구하기 위하여
언제나 부처님께 친근하는 것을.
이 인연을 앎으로써
중생을 능히 크게 이익케 하고
자신도 능히 변화를 나타내어
시방에 두루하여 법을 설했네.
내가 옷 가운데서 본 바
그 일은 다할 수 없어
옷 가운데 보살을 보면
기뻐서 마음으로 존경하게 돼.
대범왕의 자재한 것처럼
신통의 힘을 요달하였고
말이 많고 크게 변재 있어
다라니를 모두 얻었네.
부처님의 바른 지혜의 수레바퀴 굴리어서
이와 같이 시방세계에 두루하네.
또한 여러 보살을 보니
노니는 곳 여러 세계는
모두 변화하여 뭇 보배로 되어
꽃과 향으로 여러 가지 장엄하였네.
부처님을 뵈니 도량에 앉으사
위없는 법 바퀴 굴리시네.
이러한 부처님의 신통한 힘
옷 가운데서 모두 보았네.
능히 여러 세계에서
약간의 형상으로 변화해
법을 설하여 이익이 되게 하고
모두 보리에 머무르게 하네.
이제 본 바는 모두 희유하여
이 일을 믿기가 어려워,
부처님 신통의 힘 한량없어
중생에게 능히 보여 주시네.
부처님께서는 어진 복밭이 되어
보시를 받는 중에 제일일세.
보시한 이 큰 과보를 얻어
온갖 고통 능히 끊네.
만약 내가 천만 겁 동안에
칭양(稱揚)해도 다할 수 없어
누구를 위해 이러한
신력의 일을 나타내 보이셨나.
누가 부처님 국토를 깨끗이 하고
이 보살의 도 닦으랴?
누가 이 신통의 힘 얻으리.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저의 의심 끊어 주소서.
7보의 여러 가지 연꽃
그 크기 수레바퀴 같아
여러 보살이 그 위에 앉아
공중에 노닐면서 시방에 이르러
부처님 뵙고 나서 여기에 돌아와
위없는 깨달음에 이르러
세계는 넓고 청정하여
생각할 수 없는 힘 나타냈네.
나는 이 세계에서
한 분 보살이 있어
부지런히 정진 보리를 행해
손으로 옷을 잡고 섰는 것 보았네.
부처님께서 말씀한 이 일
어떻게 닦아 배우오리까?
이것은 반드시 옛적에 한량없이 보시하였고
또한 한량이 없는 따라 기뻐하는 마음 행해
온갖 중생과 함께할 것을 발원한 것이니
이 까닭에 즐거움 얻음을 지금 보네.
부처님이시여, 저를 위해 이 일을 말씀하시어
온갖 중생의 마음속 의심 끊어 주소서.
이 까닭에 비구는 이 원을 짓나니
이것이 성득이요, 견의이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잠깐 기다려라. 견의보살이 물을 것을 묻고자 하니 뒤에 답하여 주리라.”
[견의보살, 법의 문에 들어간다 하는 것을 여쭈다]
그때에 견의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여쭙고자 하는 것이 있사온데 만일 부처님께서 들어주시면 이에 감히 여쭙겠나이다.”
부처님께서 견의에게 말씀하셨다.
“그대의 마음대로 물으라. 반드시 그대를 위하여 말하여서 기쁘게 하리라.”
견의보살이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말씀하신 법의 문에 들어간다 함은 어떤 것이 법이 되오며, 어떤 것이 문이 되오며, 어떤 것이 들어가는 것이 되나이까?
오직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갖추 분별하시어 이것은 법이 되고, 이것은 문이 되고, 이와 같이 얻어 들어가는 것은 그 이름이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씀하여 주소서.”
이때에 견의보살은 게송으로써 여쭈었다.
어떤 것이 훌륭한 법이 되며
어떤 것이 이 법의 문이며
어떻게 해야 이 문에 들어가나이까?
원컨대 이 뜻 답해 주소서.
어떻게 해야 이 문에 들어서
부처님 법을 능히 얻사오며
어떻게 해야 법을 설할 적에
변재가 다함이 없나이까?
이 법이 어디서 왔으며
와서는 지금 어디에 있나이까?
어떻게 해야 여러 법에서
그 생각이 어김이 없으리까?
어떤 것을 들어간 모양[入相]이라 하며
어떤 것을 벌써 들어갔다 하며
어떻게 법 설할 적에
여러 가지 법이 나타나서 앞에 있나이까?
가지가지 법 설할 적에
어떻게 해야 마음이 어지럽지 않으며
어떻게 해야 한량없는 겁에
변재가 끊이지 않으리까?
이와 같은 여러 보살은
어떠한 데에 뜻하여 구함이 있으며
법 설함이 끝이 없고
증상만(增上慢)이 없나이까?
이 보살은 전생에
어떻게 보시 회향을 하였기에
태어난 세상마다 법 설할 적에
변재가 끊이지 않나이까?
본래 어떻게 계를 가졌으며
어떻게 청정하게 계를 닦았으며
어떻게 계의 회향을 하였기에
마음이 용열하고 약하지 않나이까?
어떻게 참는 것 닦아 행했고
어떻게 참는 것 닦아 익혔기에
이런 까닭으로
다함없고 위없는 데에 이르며
어떻게 정진을 발하였고
어떻게 닦아 익혔기에
언제나 태어날 때마다
부처님 보리를 능히 여의지 않나이까?
어떻게 선정을 일으키고
어떻게 닦아 익혔으며
정(定)에서 무슨 법 관하였기에
다함없는 변재 능히 얻었나이까?
어떻게 지혜를 구하였고
친하고 가까이하여 닦아 익혔으며
이 지혜 어디에 있기에
끊임없는 변재 얻었나이까?
위없는 착한 법에 머물러
여러 가지 법의 실상(實相)을 설하는데
부처님 지혜를 사량하니
매우 깊어 적멸하고 비었네.
가지가지 경을 읽고 외워
여러 가지 뜻을 결정하였으되
연설하고자 하지 않으니
실지(實智)를 여읜 까닭이네.
저는 부처님께 이 뜻 여쭙노니
온갖 여러 가지 의심 끊어 주소서.
오는 세상 가운데
여러 법사들 있어서
어떻게 마땅히 친하고 가까이하며
어떻게 법을 물으며
어떻게 법의 행 닦으며
어떻게 법을 옹호하리까?
처(處)와 비처(非處)의 힘으로써
저를 위해 이 뜻 설해 주시어
저로 하여금 오는 세상의
온갖 중생의 의심 끊도록 하소서.
[한량없는 부처님 세상에서 선근을 심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견의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좋고 좋다. 여래에게 이 매우 깊은 뜻을 물으니, 그대는 지나간 세상 한량없는 부처님 계신 데서 오래도록 덕의 근본을 심었고, 공양 시봉하고 예경하였으며, 어려운 질문을 물어 받았구나.
견의여, 내가 생각하니, 그대는 옛적에 이 세계의 허공 가운데서 6만 8천의 여러 부처님께 일찍부터 이와 같은 뜻을 물었고, 여러 부처님께서 그대의 물은 뜻을 대답하실 적에 한량없는 중생이 큰 이익을 얻었느니라.
이런 까닭에 꼭 알아 두라.
그대는 지나간 세상에 여러 부처님 계신 데서 선근(善根)을 깊이 심었느니라.
[출보광불과 상견덕 전륜성왕]
견의여, 지나간 세상 한량없고 가없는 아승기겁에 부처님께서 계시어 세상에 나타나셨으니,
이름은 출보광(出寶光)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셨다.
수명은 반 겁이시고 70억 아라한 대중이 있었으니, 모두 번뇌가 없어졌고 마음에 자재함을 얻었느니라.
출보광불께서 여러 대중과 함께 그 나라의 도시로 노닐면서 그들과 함께 안거(安居)하시었느니라.
이때에 남섬부주는 땅이 크고 넓어서 길이와 너비가 7만 유순이었다.
그때의 세상에 찰제리[刹利]로서 관정한 전륜성왕이 있었으니, 이름이 상견덕(上堅德)이었으며 사천하의 임금이었느니라.
견의여, 그때에 남섬부주에 80억 성(城)이 있었는데 모두 넓고 커서 길이 40유순이요, 너비 30유순으로써 편안하고 고요하며 풍년들고 즐거워서 백성들이 왕성하였다.
남섬부주 가운데 한 큰 성이 있으니, 길이와 너비가 똑같이 80유순인데 거리와 골목이 단정하고 곧아서 항렬이 서로 맞았다.
낱낱 거리의 너비가 각각 5리(里)인데 그 가운데 작은 성이 있어 이름이 안은(安隱)인데 상견덕왕이 그 속에 살고 있었다.
견의여, 이 큰 성 곁에 있는 7만의 동산[園林]은 마침 소속된 데가 없어서 중생이 모두 함께 노닐며 즐겨하였느니라.
한 큰 동산이 있는데 길이와 너비가 똑같이 80유순이었다.
왕이 노닐며 구경하는 곳으로서 보배 나무가 일곱 겹을 둘러쌌고, 또한 7보로써 된 일곱겹의 비단 그물이 그 위에 덮여 있고, 나무 사이의 일곱 겹도 또한 7보로써 되었으며, 일곱 겹의 담장과 일곱 겹의 보배 구덩이가 두루 돌아서 에워싸고 있었다.
때에 출보광불이 70억의 아라한 대중으로 더불어 공경스럽게 에워싸여 여러 나라에 노닐며 다니다가 안은성에 이르렀다.
상견덕왕이 부처님과 대중이 여러 나라에 함께 노니시다가 이 성에 오시었다는 것을 듣고 마음이 크게 환희하여서 부처님 계신 데에 나아가서 땅에 엎드려 발아래 절하고 한쪽에 앉았었다.
그때에 저 부처님께서 왕의 깊은 마음과 예전에 행한 인연을 관하시고 중생의 의심을 끊고 여럿으로 하여금 환희케 하는 보살장경을 설하셨다.
상견덕왕이 법문을 듣고 환희하여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어떻게 하면 온갖 묘한 거리로써 이 동산을 장엄하게 꾸며서 부처님께 바쳐 수용하시게 할까?’
그 가운데 70억 여러 스님들의 방을 짓고 묘한 옷으로 땅을 덮고 70억 거닐 곳을 만들었는데, 평상과 이부자리도 또한 70억이나 되었다.
모두 장만해 놓은 다음에 부처님 계신 데 나아가서 땅에 엎드려 발아래 절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느니라.
‘부처님이시여, 원컨대 저를 가엾이 생각하시는 마음으로 여러 대중과 내일의 청을 받아 주소서.’
출보광불께서는 잠자코 허락하셨다. 왕은 청함을 받으신 줄 알고 땅에 엎드려 발아래 절하고 오른쪽으로 돌고 나서 돌아갔다.
그날 밤에 부처님과 스님들을 위하여 여러 가지 공양거리, 가지가지 반찬, 전륜성왕이 먹는 맛있는 것을 장만하여 놓고, 새벽같이 일찍이 부처님 계신 데 나아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공양거리가 벌써 마련되었사오니, 원컨대 때를 알려 주소서.’
출보광불께서 옷을 입으시고 발우를 가지고 70억의 큰 아라한과 함께 공경스럽게 에워싸여서 동산 가운데 나아가시어 차례대로 앉으셨다.
상견덕왕이 부처님과 스님 대중이 자리를 다 잡아 앉으신 것을 보고 손수 스스로 가지가지 아름답고 맛난 것을 나누어 드리고 그들이 요구하는 것을 마음대로 하게 하여 모두 배불리 드시게 하였다.
부처님과 스님들의 공양이 끝난 뒤에 부처님과 스님에게 각각 옷 한 벌씩 바치었다.
이렇게 보시하고 나서 손수 금 주발을 들고서 그 속에 있는 물로써 부처님의 두 손을 씻어 드리고 이런 말을 하였다.
‘저는 이 동산과 여러 방사와 거닐 곳과 평상과 이부자리와 아울러 동산직이를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올리겠사오니, 원컨대 받아쓰시고 또한 몸소 부처님을 공양하고 모시겠나이다.’
상견덕왕은 출보광불께 공양 시봉하면서 아침저녁에 때를 따라 늘 와서 법문을 들었는데,
이와 같이 하기를 반 겁에 이르도록 저 부처님께 여러 법의 인과가 서로 이은 것을 물었고,
부처님은 물음에 따라 답하시어 한량없고 셀 수 없는 중생을 이익케 하셨느니라.
견의여, 그대는 말해 보라. 저 때에 상견덕전륜왕이라 이름한 이는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곧 그대의 몸이었느니라.
견의여, 내가 그대의 옛 일을 생각하니, 지나간 세상에서 이 법을 들은 까닭에 위없는 공양으로써 천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었느니라.
여래도 이제 또한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이 법문을 설할 것이니, 법의 상(相)에 들어가기 때문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