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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경요집 제9권
17.4. 신경연(愼境緣)
『정법념경경(正法念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공작(孔雀)보살이 여러 하늘 대중들에게 말하였다.
‘만약 어떤 비구가 악한 이름이 날 것을 두려워하거든 저 모든 허물을 다 여의어야 한다.
이른바 여인들이 희희덕거리는 곳에 들어가지 말고 술자리에 들어가지 말며,
술 파는 집을 가까이하지 말고 그와 서로 이야기하지도 말며,
술을 즐기는 사람을 가까이하지 말고 그와는 이야기도 하지 말라.
도적질하는 사람을 가까이하지 말고 과거에 아주 크게 악한 일을 한 사람을 가까이하지 말며,
싸움 좋아하는 사람을 가까이하지 말고 음흉하고 모질며 독한 마음 품은 사람을 가까이하지 말며,
항상 무수하게 도를 버리는 사람을 가까이 하지 말고 도박꾼을 가까이하지 말며,
기악(伎樂)하는 사람을 가까이하지 말고 어린 아이들을 가까이하지 말라.
여색(女色)에 얽매어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을 가까이하지 말고 경거망동하는 사람을 가까이하지 말며,
말을 삼가하지 않는 사람을 가까이하지 말고 탐욕이 많은 사람을 가까이하지 말며,
물건을 팔면서 남을 속이는 사람을 가까이하지 말고 시장의 사기꾼으로서 남의 미움을 받거나 천대받는 사람을 가까이하지 말며,
강이나 못을 파는 사람을 가까이하지 말고 황문(黃門)의 여인과는 같은 길로 한 걸음이라도 함께 걷지 말아야 한다.
코끼리 조련사와 가까이하지 말고 사형 집행하는 사람과 가까이하지 말며, 말 조련사와 가까이하지 말고, 모든 것은 끊어져 없어진다고 주장하는 사람과 가까이하지 말며,
계율을 지키지 않는 사람과 가까이하지 말라.
이와 같이 악한 사람은 마땅히 친근히 해서는 안 된다.
이런 사람들을 친근히 하면 반드시 행위가 그들과 같아진다.
그런 까닭에 비구가 마땅히 악한 이름이 날까 두려워하거든 이 깨끗하지 못한 업을 하는 사람과는 같은 길로 한 발자국도 가지 말아야 하느니라.’
그리고 게송을 말하였다.
만약 누구든지 착하지 못한 사람을 친근히 하면
그도 곧 착하지 못한 사람이 된다.
그런 까닭에 반드시 악한 것을 여의고
착하지 못한 업을 행하지 말라.
어떤 사람을 친근히 하느냐에 따라서
자주자주 서로 친근하게 되며
가까이 함으로써 그의 행(行)과 같아져서
혹은 착해지기도 하고 작해지지 않기도 한다.
선한 것을 구하는 모든 사람은
부디 착한 사람을 친근히 하라.
이와 같이 하면 능히 즐거움 얻을 것이요
선하면 곧 고달프거나 괴롭지 않으리라.
착한 것을 가까이하면 공덕이 늘어나고
악한 것을 가까이하면 그 악이 더욱 심해진다.
공덕과 또 악한 모습을
이제 이와 같이 대략 말하였다.
만약 착한 사람을 가까이하면
좋은 명예와 칭송을 얻고
만약 착하지 못한 사람을 가까이하면
그 사람으로 하여금 어느새 남의 천대를 받게 한다.
항상 마땅히 착한 사람을 가까이하고
악한 친구를 멀리 여의어야 한다.
착한 사람을 가까이하는 까닭에
모든 악한 업을 버려야 하느니라.
또 『잡아함경(雜阿含經)』에서 말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나무 절구공이를 중지하지 않고 항상 사용하면 그것이 밤낮으로 소멸하고 닮아지는 것처럼,
이와 같이 비구도 본래부터 늘 근문(根門)을 닫지 않고 음식의 양을 잘 알지 못하며,
초저녁에도 새벽에도 부지런히 깨달아 알려고 하지 않고 착한 법을 닦고 익히지 않으면 이 사람은 종일토록 손감(損減)만 하고 착한 법이 늘어나지 않아
마치 저 나무 절구공이와 같아진다는 것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또 『자애경(自愛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개 사람이 세상을 살아갈 때 마음 속에 독한 생각을 품고 입으로 독한 말을 내뱉으며 몸으로 독한 업을 실행하면
세 가지 마음과 몸과 입에서 돌출된 그것들이 크게 악을 이룩하여 중생들에게 가해진다.
중생들은 그 해독을 입고 곧 원한이 맺혀 마음 속으로 기어코 그것을 갚으려고 맹세한다.
혹은 그것을 지금 세상에서 갚기도 하고 혹은 죽은 뒤에 혼백과 영이 천상에 올라갔다가 곧 내려와서 갚기도 한다.
그리하여 인간 세계의 축생과 귀신이 태산(太山)에서 서로 싸우고 해치게 된다.
이것은 다 숙명(宿命)으로 말미암은 것이지 그저 생겨난 것이 아니니라.’
부처님께서 게송을 말씀하셨다.
마음이 법의 마음이 되니
마음은 중도 지키는 마음을 존귀하다 하네.
마음을 시켜 어리석지 않게 하고
그대로 말하고 그대로 행동하게 하네.
죄업의 괴로움이 저절로 좇아오는 것이
수레 바퀴가 차도(車道)를 거치듯 하네.
마음은 법의 근본이 되고
마음은 마음 부리는 것을 귀하다 하네.
마음 속에 착한 것을 생각하고
그대로 말하고 그대로 행동하면
복과 즐거움이 스스로 따라오는 것이
그림자가 그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다네.”
또 『구잡비유경(舊雜警喩經)』에서 말하였다.
“옛날에 어떤 자라[鼈]가 있었다.
큰 가뭄이 들어 호수가 바짝 말라버렸으나, 그 자라는 제 스스로의 힘으로는 먹을 것이 있는 다른 못으로 갈 수가 없었다.
그.때 큰 학(鶴)이 그 곁에 모여들었다. 자라는 그들에게 불쌍히 여겨 구해 줄 것을 간청했다. 그러자 학이 자라를 물고 날아 올라 도심지를 지나갈 때
자라는 잠자코 있지 못하고 학에게 물었다.
‘여기가 어디기에 이와 같이 그치지 않고 자꾸만 가는가?’
학이 곧 응답하자 입이 열려 자라는 땅에 떨어져서 사람들에게 잡혀 먹혔다.“
대개 사람도 어리석고 마련하여 업을 조심하지 않으면 이렇게 된다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또 『법구유경(法句喩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세상에는 네 가지 일이 있는데 사람들은 그것을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누구든지 실천하는 사람이 있으면 복을 얻어 이 가난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안가?
첫째는 나이가 장성하여 힘이 셀 때에도 삼가하고 교만함이 없는 것이요,
둘째는 늙었을 때에도 정진하며 음탕함을 탐하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재물과 귀중한 보배가 있어 항상 보시하기를 생각하는 것이요,
넷째는 스승에게 나아가 학문을 배우고 바른 말을 듣는 것이다.
이와 같은데도 노공(老公)은 이 네 가지 일을 실천하지 않고 이 세상은 항상한 것이라고 생각하여 성패(成敗)를 헤아리지 않는다.
그러나 하루 아침에 모두가 흩어지나니,
그것은 비유하면 마치 늙은 학이 이 빈 못을 지키더라도 아무런 이득이 없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을 설하셨다.
밤낮으로 언제나 게으름 피우고
늙어서도 음행을 그치지 않네.
재물이 있어도 보시하지 않고
부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네.
이런 네 가지 폐단이 있으면
스스로들 첨노하고 속이게 되나니
아, 슬프다. 어느새 늙음이 이르러
몸이 변하여 팔구십이 되었구나.
젊을 때는 마음대로 하였으나
늙어지자 짓밟히고 천대만 당하는구나.
깨끗한 행을 닦지도 않고
또 부귀(富貴)하지도 못하다네.
늙어지면 흰 학과 같아서
텅빈 옷만지키고 있네.
이미 계율도 지키지 못했는 데다
또한 재물도 축적해두지 못했네.
늙어 허약해지고 기력도 다하였으니
옛날을 생각한들 어찌 미칠 수 있으리.
늙음이 마치 가을 낙엽과 같아
더럽고 추한 데다 형색마저 남루하다네.
목숨은 빨라 어느새 죽음에 이르렀으니
후회한들 무슨 소용 있겠는가.
또 『잡보장경(雜寶藏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옛날에 가시국(迦尸國)에 어떤 왕이 있었는데, 그 이름이 악수(惡受)였다.
그는 지극히도 법답지 못한 짓을 하여 백성들을 괴롭혔고 무도(無道)하게 사람들을 죽였으며 먼 나라에서 오는 장사꾼들에게서까지 진기한 물건들을 세금으로 빼앗고는 그 값을 치르지 않았다.
이렇게 하였기 때문에 나라 안에 보물들은 마침내 매우 귀하게 되었다. 모든 백성들은 서로 전하고 전해서 그의 악한 이름이 흘러 퍼졌다.
그 때 앵무새의 왕이 있었는데, 그 새는 숲 속에 살고 있으면서 길을 가는 사람들이 왕의 악함을 말하는 것을 듣고 스스로 생각하였다.
〈내가 비록 새이긴 하지만 오히려 그 잘못만은 알 수 있다. 지금 당장 그에게 나아가 착한 도리를 말해 주리라.
저 왕이 만일 내 말을 들으면 틀림없이, 저 새의 왕도 오히려 착한 말을 하는데 어찌 사람의 왕에 있어서이겠느냐라는 이런 말을 할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내 꾸짖들을 듣고 혹 고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조금 뒤에 곧 높이 날아 왕의 동산에 이르러 빙빙 돌다가 내려와서 어떤 나무 위에 앉았다.
그 때 마잠 왕의 부인이 동산에 들어가 놀고 있었다.
그 때 앵무새는 날개를 치며 소리내어 말하였다.
〈왕은 지금 매우 포악하고 무도하여 온나라 백생들을 잔악하게 해치며 그 독이 심지어 새나 짐승에게까지 미친답니다.
그리하여 함식(含識:중생)들이 원망하고 걱정하며 사람과 축생들까지도 원한이 맺혀 슬피 탄식하는 소리가 온 천하에 두루 들립니다.
또 부인도 가혹하기가 왕과 다름이 없었으니, 백성의 부모로서 어찌 이와 같이 한답니까?〉
부인은 그 말을 듣고 나서 노여움이 불꽃처럼 솟아올랐다.
〈저 조그만 새는 무슨 새이기에 주둥이를 함부로 놀려 나를 꾸짖는가?〉
그리고는 사람을 보내 잡아오라 하였다.
그러나 그 때 앵무새는 놀라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은 채 그 사람들 손에 잡혔다.
부인은 그 새를 잡아가지고 곧 왕에게 넘겼다.
왕이 앵무새에게 말하였다.
〈무슨 까닭에 나를 꾸짖는가?〉
앵무새가 대답하였다.
〈왕의 법답지 못한 것을 말해 주어 마침내 서로 이익이 되게 하려 했을 뿐 감히 왕을 꾸짖은 것이 아닙니다.〉
그 때 왕이 또 물었다.
〈무엇이 법답지 않다는 말인가?〉
앵무새가 대답하였다.
〈왕에게는 일곱 가지 법답지 않은 일이 있어서 그것이 왕의 몹을 위태롭게 합니다.〉
왕이 물었다.
〈무엇이 그 일곱 가지인가?〉
앵무새가 대답하였다.
〈첫째는 여색을 탐하고 거기에 빠져 있어 참되고 바른 것을 공경하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술을 좋아하여 어지럽게 취해 있으면서 나라 일을 돌보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장기와 바둑에 빠져서 예경(禮敬)을 닦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사냥을 일삼아 마구 살생하면서 전혀 자비한 마음이 없는 것이며,
다섯째는 악한 말 내뱉기를 좋아하여 애초부터 착한 말은 조금도 하지 않는 것이요,
여섯째는 부역을 시키고 벌을 주되 일상적인 법들보다 배나 더 가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의리(義理)로써 하지 않고 백성의 재물을 마구 겁탈하는 것입니다.
이 일곱 가지 일은 왕의 몸을 위태롭게 하는 것입니다.
또 세 가지 일이 있어서 왕의 나라를 기울게 하고 망하게 합니다.〉
왕이 다시 물었다.
〈그 어떤 것을 세 가지 일이라고 말하는가?〉
앵무새가 대답하였다.
〈첫째는 사특하고 아첨하는 나쁜 사람들을 친근히하는 것이요,
둘째는 어질고 훌륭한 사람을 붙여두지 않고 착한 말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다른 나라 정벌하기를 좋아하여 백성들을 돌보지 않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를 제거하지 못하면 나라가 기울고 무너지는 시기는 아침이 아니면 저녁일 것입니다. 대체로 왕이 되면 온 나라가 우러러보는 것입니다.
왕은 마땅히 다리와 같이 만민을 건져 내어 제도해야 하고,
왕은 마땅히 저울처럼 친소(親疏)에 대해서도 평등하여야 하며,
왕은 마땅히 발과 같이 성인의 자취를 어기지 않아야 하는 것입니다.
왕이란 해와 같이 온 세상을 잘 비추어 주어야 하고,
왕이란 달과 같이 맑고 시원한 물건을 주어야 하며,
왕이란 부모와 같이 백성들을 은혜로 기르고 사랑하고 불쌍히 여겨야 하고,
왕이란 하늘과 같이 일체를 잘 덮어주어야 하며,
왕이란 땅과 같이 만물을 심어 길러주어야 하고,
왕이란 불과 같이 모든 백성들을 위하여 나쁘고 근심되는 것을 태워 없애야 하며, 왕이란 물과 같이 사방을 윤택하게 해야 하고
마땅히 과거의 전륜성왕(轉輪聖王)처럼 열 가지 선한 도[善道]로 중생들을 교화해야 합니다.〉
왕은 그 말을 듣고 스스로 몹시 부끄러워 [慚愧]하면서 말하였다.
〈앵무새의 말은 지극히 정성스럽고 지극히 간곡하다. 나는 사람의 왕이 되어 행한 일이 무도(無道)하였다.
그러나 이제 그 가르침을 따라 스승으로 받들어 섬기면서 바른 행을 닦으리라.〉
그 때 나라 안에 풍속과 교화가 이미 잘 시행되어 왕의 나쁜 명성이 없어지고 부인과 신하들은 모두 충성하고 공경할 마음을 내었으며, 일체의 백성들은 기뻐 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그 때에 그 앵무새는 바로 지금의 내 몸이요, 그 때 가시국(迦尸國)의 왕 악수(惡受)는 바로 지금의 저 보상(輔相)이며, 그 때의 부인은 바로 지금의 저 보상의 부인이었느니라.’
17.5. 신용연(愼用緣)
또 『승기율(僧祇律)』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세상 어느 때에 한 성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바라내(波羅奈)였고 나라의 이름은 가시(迦尸)였다.
그 때 한 바라문이 있었는데 넓은 벌판에 의정(義井)을 만들어서 소치는 사람이나 나그네들이 다 그 우물물을 마시고 또 목욕도 하였다.
어느날 해질 무렵에 야간(野干)떼들이 몰려 와서 그 우물의 땅바닥에 남은 물을 먹었다.
그러나 야간의 왕은 땅바닥에 물을 마시지 않고 곧 두레박에다 머리를 들이밀고 물을 마시고는 두레박을 머리에 인 채 높이 들어 땅에다 내리쳐서 질그릇으로 된 두레박을 깨버렸으나 다만 두레박의 주둥이만 그 목에 걸려 있었다.
모든 야간떼들이 야간왕에게 말하였다.
〈만약 젖은 나뭇잎도 쓸 만한 것이면 항상 마땅히 보호해야 하겠거늘 하물며 이 두레박은 나그네들에게 큰 이익을 주는 것인데 왜 깨버렸습니까?〉
야간왕이 말하였다.
〈나는 이렇게 하는 것이 즐겁다. 단지 내 마음만 통쾌하면 그만이지 남의 일을 생각해서 무엇하겠느냐?〉
그 때 어떤 행인(行人)이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당신이 만들어 놓은 두레박은 이미 다 깨어졌습니다.〉
그래서 바라문은 다시 두레박을 갖다 놓았으나 먼저번처럼 야간왕이 와서 또 깨버렸다.
이렇게 열네 번을 되풀이하였고 야간들은 그 때마다 자주 간하였으나 그 왕은 오히려 그 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때 바라문은 문득 스스로 생각하였다.
〈누가 이 두레박을 부수는지 그곳에 가서 가만히 지켜 보리라.〉
그리하여 바로 야간왕이 한 짓임을 알고 문득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내 복덕의 우물을 잘 보전해야 하겠구나.〉
그리고는 곧 나무로 두레박을 만들었다. 그 두레박은 단단하여 부수기 어려웠고 또한 머리를 넣기는 쉬웠으나 빼내기는 어렵게 만들어서 우물가에 갖다 두있다.
그리고는 몽둥이를 잡고 은밀한 곳에서 엿보고 있었다. 행인들은 물을 마시고 그냥 갔는데 야간왕은 예전처럼 머리를 넣어 물을 마시고는 땅에다 내리쳤다.
그런데도 그 두레박은 깨지지 않았다.
그 때 바라문은 몽둥이로 야간왕을 때려 죽였다.
그러자 공중에서 어떤 하늘이 이런 게송을 설하였다.
선지식이 자비로운 마음으로 말을 하였으나
사납고 괴팍스러워서 간하는 말 받아들이지 않고
미련하게 고집하다가 이런 화를 불러
스스로 그 신명(身命) 잃고 말았네.
그런 까닭에 어리석은 저 야간은
이 나무 두레박의 고통을 맞았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그 야간왕은 바로 지금의 제바달다(提婆達多)요, 그 때 그 야간의 무리들은 바로 지금의 모든 비구들로서 제바달다에게 간하는 이들이니라.
그러니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과거 시절에도 일찍이 선지식의 부드러운 조언을 듣지 않다가 스스로의 신명을 잃었었는데,
지금에도 또 여러 비구들의 충고를 듣지 않으니 장차 악한 세계에 떨어져서 오래도록 고통을 받을 것이니라.’”
게송을 말한다.
처음과 마지막을 생각하고 삼가하여
힘써 보존하고 몸을 바르게 하며
입으로 두 가지 말을 하지 말고
마음엔 망령된 생각 일으키지 말라.
욕심은 적게 하고 만족할 줄 알며
망령되이 남이다 나다 하는 마음 갖지 말라.
조심하고 또 조심하여
힘써 기쁨과 근심을 경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