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의 즐거움 두 배, 우리 자재로 지은 목조주택
글·사진 / 김경래(월간 OK시골 대표)
경기도 안산에 살던 안상현, 김점옥 씨 부부가 횡성 태기산 아랫마을로 이사를 온 것은 아직 일 년이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준비기간은 길었다. 어디에서 어떤 집을 짓고 살 것인가를 고민하다 찾은 곳이 이곳으로, 태기산 산자락에 국산 목재를 이용한 목조주택을 지었다. 전원생활의 즐거움을 두 배로 키워주는 횡성 청일면의 목조주택을 찾아보았다.
어떤 자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주택의 종류는 매우 많다. 아파트와 같이 골격을 시멘트 콘크리트를 이용해 짓는 집이 있고, 전통한옥과 같이 나무 기둥을 세워 짓는 집도 있다. 통나무집은 골조는 물론 벽체도 모두 통나무로 짓는 집을 말한다. 황토로 집을 지으면 황토집이라 부른다. 하지만 그 경계는 선명하지 않다. 기둥은 통나무로 하고 벽체는 황토로 할 때도 있다. 콘크리트와 나무를 혼용할 때도 있고 철골과 나무를 함께 써서 짓는 집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주택의 종류 중에서 전원주택으로 가장 많이 지어지는 집의 형태가 목조주택이다. 목조주택이란 말을 있는 그대로 풀이하면 나무를 짜 맞추어 짓는 집이다. 통나무집이나 한옥도 나무를 짜 맞추어 골격을 형성한다는 의미에서는 엄밀히 말해 목조주택이지만 시중에서 정의는 다르다.
시중에서 말하는 목조주택이란 원통나무가 아닌 2×4인치, 2×6인치로 가공된 목재를 30~40㎝ 간격의 스터드로 세워 골격을 만들어 짓는 집을 말한다. 목재가 아닌 철을 이용할 경우에는 스틸하우스가 된다. 무거운 원형 통나무를 그대로 이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통나무주택과 구분해 전문적으로는 경량목구조주택이라고 부른다.
목조주택의 벽체 구조는 촘촘하게 세운 목재 스터드 사이에 단열재를 채우고 바깥쪽은 OSB합판으로 감싸고 그 위에 방수시트를 붙인 다음 바깥에 사이딩(비닐판)으로 마감을 한다. 내부는 단열재 위에 석고보드로 감싸고 도배를 하거나 페인트, 루버 등으로 마감을 한다.
목조주택은 장점이 많은 집이다. 원형 통나무를 사용하는 것과 비교해 우선 자재가 표준화, 시스템화돼 있어 공사하기 쉽고 공정이 빠르다. 또한 집의 지붕 등 외관의 모양을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고 벽체의 두께가 얇아 공간 효율성이 높다. 자재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에 내외부 마감도 다양하게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전원주택에서 목조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이 월등히 높다.
목조주택의 자재는 대부분 수입산이다. 구조재인 스터드는 물론 내부 마감재로 쓰이는 루버, 외부 마감재인 사이딩 등을 수입산으로 쓰는 경우가 많지만 이들 자재는 국내에서도 생산되고 있다. 산림조합 목재유통센터는 국내산 나무를 이용해 목조주택 용재를 생산하고 있으며 주택 시공까지 해주고 있다.
산림조합 목재유통센터는 수년간의 연구개발로, 용재로서의 결함인 비틀림, 갈라짐, 송진유출 등을 해결하고 전문건조기를 도입해 완벽한 낙엽송 건조목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 목재를 이용한 목조주택 시공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
국산 낙엽송으로 지은 106㎡ 목조주택
강원도 횡성군 청일면 유동리 주택은 100% 국산 목재로 지은 목조주택이다. 건축주인 안상현 씨(55세)는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전원생활을 계획하면서 친환경 주택을 짓기로 마음먹고 어떤 집을 지을 것인가에 대해 무려 3년을 고민했다. 다양한 사례들을 찾아보았고 많은 업체들을 만나 상담을 했다. 그러다 만난 곳이 산림조합중앙회 목재유통센터다.
우선 국산 목재란 점이 마음에 들었고, 국산 목재이기 때문에 믿을 수 있었다. 목재의 색감이 수입산보다 짙고 무늬도 선명하며 단단해 보였다. 그래서 106㎡(32평) 규모의 목조주택을 짓고 작년 말 이사를 했다.
안상현 씨 주택의 가장 큰 특징은 사용된 목재가 국산 낙엽송이란 것이다. 낙엽송은 침엽수 중에서 다른 나무에 비해 무겁고 단단하며 강도가 강한 나무다. 또한 낙엽송 특유의 짙은 나뭇결과 산옹이가 아름다워 실내 마감재로 운치가 뛰어나다.
자재의 이러한 장점을 최대한 살려 이 집은 거실과 주방 등 내부 마감을 낙엽송 루버로 했다. 일반적인 목조주택들이 내부 마감을 도배나 페인트로 하는 것과 다른 점이다. 방은 깔끔하게 벽면을 도배로 처리했지만 하단 부분은 낙엽송 루버로 마감해 나무집의 느낌을 살렸고 안정감과 변화를 주었다. 실내에 사용한 목재는 오일스테인 처리를 하지 않고 천연 상태 그대로 두었다.
이 집의 평면 특징은 1층 거실 및 주방 부분과 방 부분을 구분해 단차를 두어 프라이버시를 보호했으며 평면에 변화를 주었다는 것이다. 현관을 통해 실내로 들어서면 일반적인 주택에서처럼 거실과 주방이 평면으로 연결이 되고 좌측으로 한 단 높게 안방과 건넌방을 배치했다. 거실에서 안방은 계단으로 연결했다. 안방에서 계단을 통해 다시 올라가면 2층 서재가 된다. 2층 주택이지만 실제 구조는 3단으로 돼 있어 평면이 매우 아름답다.
경사진 부지를 최대한 훼손하지 않고 집을 짓는 방법을 택하다 이런 평면 아이디어를 얻게 됐다.
안방과 마주보고 있는 건넌방은 군불을 땔 수 있도록 온돌을 채택했으며 방 후면에 별도의 부엌과 아궁이를 만들어 놓았다.
외부 마감은 낙엽송 사이딩이다. 거실 벽난로 굴뚝과 온돌방 굴뚝은 벽돌로 마감해 전체적인 사이딩 마감과 차별화하여 외관에 포인트를 주었다.
건강에 좋은 나무집의 장점 최대한 반영
건축주 안상현 씨는 이 집을 지으며 시공사인 목재유통센터에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건의했다. 외관이나 평면에서부터 마감에 이르기까지 많은 것들을 요구해 집을 지었고 시공사도 적극적으로 반영해 주어 집의 완성도를 높였다. 그래서 만족도가 더욱 크다.
대표적인 것이 단차를 이용한 평면과 외관, 2층 방의 우물형 천장 마감, 방 하단 부분의 목재 루버 마감, 목재 내부의 노출, 외부 굴뚝의 벽돌 마감 등이다.
건축주의 이러한 요구는 건강에 좋은 나무집의 기능을 최대한 살리는 집을 만들기 위함이었고 전원주택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아름다운 외관을 끌어내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안씨와 부인 김점옥 씨는 이 집으로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고 말한다. 특히 안씨는 도시에 살 때 늘 목이 잠겨 있었고 목소리가 탁했지만 목조주택에 살기 시작하면서 목소리부터 맑아졌다고 한다. 이전에 알고 지내던 사람들과 통화라도 할 때면 전화 목소리가 다른 사람 같다는 말을 들을 정도다.
도시에서 살 때는 잠을 자고 난 후에도 늘 개운치 않았는데 나무집에서는 숙면을 취할 수 있다. 실내에 배어 있는 나무향도 좋다.
“이 집을 짓는데 약 1억1,000만 원 정도 들었습니다. 도시에서는 소형 아파트 한 채 살 정도의 돈밖에 안 되지만 시골에서는 그 몇 배를 누리고 삽니다. 특히 목조주택은 생각보다 비용도 저렴하고 기능도 뛰어나 전원주택으로 적당한 집입니다.”
안씨 부부의 목조주택 예찬이다.
안씨는 경기도 안산에서 가전제품 대리점 등 유통업을 하면서 은퇴하면 시골에서 전원주택을 짓고 살리라 꿈꾸었다. 일 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전원주택에 사는 즐거움은 매우 크다. 그 큰 즐거움에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바로 마음에 드는 집, 잘 지은 집이 있기 때문이며 그런 집에 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거실에서 안방으로 연결계단
굴 뚝
주방
서재에서 안방쪽
2층 서재와 1층 주방
첫댓글 부럽네요 건강하게 행복하세요 꿈꾸는사람
참 아름답습니다 이게나의 꿈인데 언제 이룰수있을지^^
평수가 어떻게 되나요?
자료 감사합니다..
잘 보았습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