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실에 3학년 여학생이 왔다.
"선생님, 저 4학년때 생리한데요."
"누가 그렇게 말했어요?"
"의사선생님이요. 근데 생리피는 왜 나와요?"
"손톱 자라지요? 많이 자라면 어떻게 하나요?"
"잘라요"
"머리카락 자라지? 많아 자라면 어떻게 하나요?"
"잘라요"
"배꼽 아래 주먹만한 자궁이 있어요. 자궁 안쪽 벽은 사춘기가 되면 조금씩 자라요. 다 자라면 자궁 안쪽 벽이 한달에 한번씩 떨어져 몸 밖으로 나와요. 이것이 생리피에요. 자궁의 입구는 빨대같이 작아서 나오는데 5~7일이 걸려요. "라고 말했다. 말하면서 자궁을 그려 설명해줬다.
학생이 "엄마가 생리대 차는 것 봤어요"라고 말했다.
"자궁 안쪽 벽이 떨어져서 나오는 거니까 오줌이나 똥처럼 참을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학생이 참을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참을 수 없기에 생리대를 찬다고 설명했다.
학생이 "근데 선생님 피가 많이나서 죽진 않죠?"라고 물었다.
나는 "손톱이나 머리카락이 많이자라면 죽나요?"라고 질문했다.학생이 고개를 저었다. 생리양은 요구르트 한 병정도 된다고 알려주었다.
생리가 두렵고 무섭냐고 물었더니 학생이 그렇다고 답했다. 하기전에는 두려운데 막상하면 별것 아니다고 말해주었다. 손톱자라고 머리카락 자라는 것처럼 아무렇지 않은 것, 자연스러운 것 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이든 하기 전에는 두려운 것이 인생이다고 팁을 주었더니 학생들이 씨익 웃었다.
월경을 임신중심으로 성명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임신과 월경을 연결지어 설명하면 임신을 위한 자궁이라는 인식이 강해진다. 임신은 개인의 선택이고 월경을 하는 여성들에게 임신은 선택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