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산성 옛길과 상당산성
강헌모
오늘 기행은 상당산성 옛길과 상당산성과 맛 집으로 가는 코스이다.
집에서 나와 시내버스를 타고 청주시 명암동에 위치한 상당산성 옛길을 갔다. 그곳은 명암저수지에서 산성 간 터널을 이용한 새로운 도로가 생기면서 기존의 구불구불한 도로를 걷기코스로 전환시켜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도록 만든 길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오르막길이었다. 길은 좁고 아담했다.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길의 사정은 더 좋았다. 여러 종류의 꽃들을 구경할 수 있어서 상당산성 옛길을 찾는 이들의 눈을 시원하고 아름답게 한다.
상당산성 옛길을 오르면서 작은 말티고개 같다는 생각을 했다. 예전에 보은에서 속리산을 가려면 말티고개를 넘어야 했었다. 그걸 연상케 했다. 상당산성 옛길은 30분 정도 걷는 코스인데, 길 양 옆쪽으로 나무들이 울창하게 있어 무더위에는 삼림욕하기에 좋다는 생각을 한다. 나무들을 쳐다보며 걸으니 지루하지도 않고 생각에 잠기기에 수월했다.
상당산성 옛길을 올라가는데, 내려오는 사람들은 있었지만 나같이 올라가는 사람은 없었다. 한참을 올라간 후에 어느 부부가 보였다. 반가웠다. 다리가 불편한 나는 힘들더라도 차라리 올라가는 게 내려가는 것보다 낫다. 내려가는 사람들을 보고 내가 내려가지 않음에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봄에 오르는 것과 겨울에 오르는 산성옛길은 다를 거다. 알맞은 계절인 봄에는 순탄히 길을 잘 가는데, 겨울에는 얼음이 얼었을 때에 살금살금 걸어야 하니 차이가 있겠다. 또 갈 때마다 느낌과 기분이 다를 거다.
상당산성 옛길 조성사업을 하기 위해서 인부들이 열심히 일했다. 나중에 잘 단장되어 상당산성 옛길의 좋은 모습을 보여 줄 것 같다. 작은 돌들을 일일이 쌓으며 사이에 시멘트를 넣어 단단하게 하는 일은 정성된 마음이 따르는 일이리라.
상당산성 옛길을 걷고 나서 낭성 가는 방향으로 해서 시내버스가 다니는 길로 해서 상당산성 남문 앞으로 걸었다. 남문 앞 큰 잔디밭에는 사람들이 나와 있었다. 돗자리를 깔고 천막을 친 사람들이 있었다. 잔디는 탐이 날 정도로 잘 다듬어져 있었다. 청주 상당산성은 청주 상당구 산성 동에 있는 조선시대의 산성이다. 사적 제 212호인 상당산성은 원형이 잘 남아있는 조선 중후기의 대표적인 석성이다. 이곳은 백제시대부터 있던 토성으로, 1716년(숙종 42년) 석성으로 개축했다. 산성둘레는 4.2km로 남. 동. 서의 세 문이 있다. 암문(비밀문) 2개와 산성의 지휘관이 거처하던 관사도 있다.
나는 산성저수지를 한 바퀴 돌았다. 그런 후 조금 쉬었다가 산성을 돌았다. 저수지 옆 계단을 올라가서 남문에 도달했고 천천히 산성을 걸었다.
산성위에서 내려다 본 청주시가지는 아파트가 많게 우뚝 서 있었다. 자랑스럽게 보였다. 청주시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서 살만한 도시가 되었다. 선선한 날씨 속에 산성을 걸으니 힐링이 되었다.
상당산성 옛길은 쉬지 않고 걸었지만, 산성은 가다가 멈추어 서는 일을 반복했다. 상당산성 옛길에서 상당산성 성곽을 도는 데는 쉬는 시간까지 합쳐서 2시간정도의 거리이다.
상당산성은 다른 고장의 산성에 비해 잘 만들어 진 것 같다. 남문에 돌 위로 삼각형 지붕으로 덮어서 보기에 좋았고, 돌도 가지런히 잘 쌓여져 있었다. 성을 어느 정도 걸으니 앞에 가는 모녀가 다정하게 걷고 있어 그리로 눈길이 쏠렸다. 모녀의 키가 거의 똑같다. 딸은 엄마에게 다정하게 말하며 휴일에 산성에서 좋은 추억으로 만든다. 산성을 한 바퀴 돌았는데도 피곤하지 않았다. 묵주기도를 하면서 걸어서인지 힘이 났다. 걷기를 마칠 즈음에 비가 내렸다. 알맞게 내리는 비는 보기에도 좋고 사람에게 생기를 준다. 비 내리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오늘 상당산성에 가서 걷고 나무를 보며 사람들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산성에 가서 내가 찾던 상당 집은 손님들로 만원이어서 자리를 잡으려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나는 그곳에서 비지장과 파전을 먹고 싶었다. 상당집 앞으로 보이는 저수지는 밴지에 앉아서 생각에 잠기기에도 바라보기에도 좋았다. 맛 나는 비지장과 파전을 먹으니 더더욱 좋았다. 얼마나 비지장이 먹고 싶었으면 공기 밥을 두 개나 비웠을까. 게다가 파전까지 비웠으니 배불리 먹었다. 오늘 먹은 파전은 오징어가 덜 들어갔다. 하지만 몸에 좋은 파는 많이 들어갔고, 느끼하지 않아서 먹기에 수월했다. 이게 먹는 행복이 않을는지.
어쩌면 상당산성도 산성옛길처럼 갈 때마다 느낌이 다르듯이 자주가면 매일 걷기 운동하는 것처럼 부드럽게 잘 돌 것이다.
하여튼 산성에 가서 맑은 경치를 보고, 운동도 되어 좋으며 먹는 즐거움이 있으니 사람들은 그곳을 찾지 않을까.
첫댓글 홀로 오붓하게 누리는 행복이리라 생각됩니다. 파전, 비지장..맛있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선생님! 늘 즐거운 시간 되세요.
백제 시대의 토성을 조선 후기에 다시 개축했군요. 상당산성에 한번 가보고 싶어지네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늘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