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을 기린다(5) 박용주 선생님
박용주(朴龍珠) 선생님은 신흥대(경희대 전신) 제5회 졸업생으로 우리들의 선배이시다. 1957년 학부를 졸업하고 바로 대학원에 진학하자마자 문교부에서 실시한 국비유학생선발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하여, 그 해 9월에 미국 미시시피대학으로 유학을 떠났고, 거기서 영문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1961년 2월에 귀국하여 모교에서 우리를 가르치셨다.
우리들의 큰형뻘 되는 젊은 선배 선생님이라 후배 제자들과 친근감이 더했고, 용모도 재기 넘치는 수재형 미남이어서 인기가 있었다.
영어독해(英語讀解)를 강의하시면서 문학작품은 번역된 것보다 원어로 읽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고 번역의 아쉬움을 말씀하셨다.
그리고 요즈음 회자하는 ‘소확행’(小確幸) 즉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에 관해 그때 이미 말씀하셨다. 이를테면 아침마다 치약을 짤 때 손끝으로 느끼는 감촉 같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체험하는 작고 시시한 것에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선생님은 재기(才氣)가 넘쳐서인지 참으로 안타깝게도 재인박명(才人薄命)이란 옛말대로 신병으로 일찍이 세상을 떠나셨다.
▼ 대학주보 221호 (1964.4.29) - 박용주 선생님의 수필
▼ 1963.10월 학원제가 열리는 어느 날 노천극장을 배경으로 - 왼쪽에서 세 번째 박용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