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바라밀 / 춘원 이광수
임에게 아까운 것 없이
무엇이나 바치고 싶은 이 마음
거기서 나는 布施를 배웠노라
임께 보이고자
애써 깨끗이 단장하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持戒를 배웠노라
임이 주시는 것이라면
때림이나 꾸지람이나 기쁘게 받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忍辱을 배웠노라
자나 깨나 쉴 사이 없이
임을 그리워하고 임 곁으로만 맴도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精進을 배웠노라
천하의 하고 많은 사람 중에
오직 임만을 사모하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禪定을 배웠노라
내가 임의 품에 안길 때에
기쁨도 슬픔도 임과 나와의 존재도 잊을 때에
거기서 나는 智慧를 배웠노라
이제 알았노라
임은 이 몸께 波羅蜜을 가르치려고
짐짓 애인의 몸으로 나토나신 부처님이시라고.
* 육바라밀(六波羅蜜) : 보살이 수행하는 6가지 바라밀법
1) 보시(布施) - (단나바라밀) - 자비를 베푸는 일.
2) 지계(持戒) - (시라바라밀) - 출가 ․ 소승 ․ 대승 등의 일체 계행.
3) 인욕(忍辱) - (찬제바라밀) - 여러 가지로 참는 것.
4) 정진(精進) - (비리야바라밀) - 항상 수양에 힘쓰고 게으르지 않는 것.
5) 선정(禪定) - (선나바라밀) - 마음을 고요하게 통일하는 것.
6) 지혜(智慧) - (반야바라밀) - 사악한 지혜와 나쁜 소견을 버리고 참 지혜를 얻는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