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법원 산하 사법개혁위원회가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도입과 관련된 세부사항들을 발표한 이후 지방대학들이 ‘로스쿨’를 유치를 놓고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를 펼치고 있다.
신입생이 줄어들면서 존립 자체가 위협 받고 있는 지방대학으로서는 로스쿨 유치가 지역 법조인 양성의 산실이 되는 것은 물론 대내외적 이미지 제고에도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 로스쿨 선정의 기본 요건이 학부 정원 200명과 교수 20명이상, 법대 단독건물 등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갖추기 위한 지역 대학들의 움직임도 덩달아 빨라지고 있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조선대. 조선대는 이미 2년 전에 법학대학 정원을 160명에서 200명으로 늘렸으며 이달 말에는 단독건물로 지은 법과대학 신축건물로 입주할 계획이다.
박용현 법과대학장은 “단독 건물 완공에 이어 용곡고시원이 완공되면 법학전문대학원 설립에 필요한 하드웨어가 구축되는 셈”이라며 “앞으로는 교수진의 대폭적인 보강과 교육과정 재구성,법학도서관 건립 등을 통해 로스쿨 유치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목포대는 로스쿨 유치에 대비,내년부터 법학과를 단일학과로 독립시키기로 했으며 전남대 등 광주·전남지역 5개 국립대가 추진중인 연합대학안과 결부시켜 유치에 나설 방침이다.
동아대의 경우 지난해 3월부터 법대학장을 위원장으로 ‘로스쿨 준비위원회’를 구성,매월 회의를 갖고 필요한 시설을 점검해 오고 있다. 동아대는 2002년 490억여원을 들여 구입한 부민동 옛 법조청사 부지 내의 각종 법정시설을 그대로 활용해 모의법정을 설치하는 등 대학의 모든 역량을 로스쿨 유치에 쏟아 붇고 있다. 특히 얼마 전 석좌교수로 임용된 조무제 전 대법관 등 유명 법조인을 양성한 경험을 내세워 유치를 자신하고 있다.
충남대는 로스쿨 설치를 대비,2년 전부터 법과대학 전임교수 숫자를 13명에서 17명으로 증원했으며 미국인 변호사를 외국인 초빙교수로 임용해 강의 중이다. 수의대학 옆에 7층 규모의 건물을 신축해 법과대학을 이전할 계획이다. 지적재산권 법센터까지 수용하게 될 이 건물에 대한 설계를 마쳤으며,지난해 재경부와 기획예산처 심의를 거쳐 65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내년 봄 착공한다.
경상대는 로스쿨 유치를 위해 지난3월 법대교수와 본부 기획부처장 등으로 구성된 전문위원 체제를 꾸렸다.
매달 정기회의를 통해 전국 법과대학의 로스쿨 추진 준비상황을 검토하고 있고 대학본부에서는 예산도 지원한다. 최근에는 법대교수진과 연구보조인력을 일본으로 보내 일본 로스쿨 교육현황과 학생들의 반응을 살펴보기도 했다.
경남 영산대의 경우 아예 학교설립 초기부터 로스쿨 체제의 법학교육 시스템을 도입했다. 영산대는 시설기준은 사실상 이미 충족된 상태로 보고 있으며 이번 2학기중에는 전임교원 확보를 마친다는 방침이다. 법학부 입학정원도 현재 100명에서 내년부터 20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영산대 관계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로스쿨 방식 교육을 통해 졸업생까지 배출한 경험을 갖고 있는 만큼 반드시 로스쿨을 유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