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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대지문학 겨울호 등단 평
인묵 김형식
1. 윤주선 (시평)
ㅡ.시인의 감성이 낙엽처럼 바스락거린다.ㅡ
인묵 김형식
심사에 오른 윤주선 시인의 시 19 편중에서 용서, 세 겹의 옷, 기도, 빛과 소금, 365개의 기적, 다섯 편을 등단작으로 선정하고
시 [ 용서]을 소환한다.
詩聖 괴테(Goethe)는 일찍이
'창작이란 자기를 해방시켜주는 것이라' 했다.
시인의 경험을 뜨겁게 가슴으로 녹여낸 시 '용서'는 낙엽과 자신, 자신과 낙엽을 환치해가며 자기를 해방시키고 있다.
마당을 쓸다 밟힌 낙엽은 아프지만 말하지 않는다 시인은 날마다 그렇게 무엇인가를 밟고 걷는다 지금까지 화자가 살 수 있는 것은 저들의 용서가 있었기 때문이다.
용서는 가장 큰 배움이고 가장 큰 용기고 가장 큰 사랑이라 노래하고 있다.
시인의 감성이 낙엽처럼
바스락거린다.
자신의 영감을 자기의 언어로 말하는 시인은 최고급 시인이다.
하늘과 통하는 길목에 영혼의 추상 걸어놓고 세상을 소유하는 시인이 되길 소망하며
더욱 정진하여 자랑스러운 대지 문학의 일원으로 우리 문단에 큰 족적 남겨 주시기 바란다.
등단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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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김용기 (수필)
인묵 김형식
고려 이제현(李齊賢)선생은 ≪역옹패설 櫟翁稗說≫의 서문에서 수필은 '' 한가한 가운데서 가벼운 마음으로 닥치는 대로 기록하는 것''이라 했다. 즉, 수필은 그때그때 보고 느끼고 흥미 있는 것을 붓 가는 대로 산문으로 표현한 글이라 할 수 있다.
수필은 작가의 적나라한 심적 나상(裸像)과 개성이나 취미·인생관 등을 있는그대로 적나라하게 녹여내는 자조적(自照的)이며 고백적인 문학이다.
하여, 수필은 개성적이고 고백적인 글이어야 한다.
김용기 선생의 수필 '엉뚱한 상상'은
기행수필이다.
열심히 읽고 쓰고 공부하여 개성적인 글로
우리 수필문학에 큰 획을 긋기
바란다.
등단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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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문제술 (수필)
인묵 김형식
수필은 독특한 성정을 지닌 문학이다. 시·소설·희곡과 같이 창작문학에 가까우면서도 순수한 창조문학도 아니고, 비평적이면서도 이해와 성찰에 의해 평가에 이르는 순수한 비평도 아니다. 그러면서도 자연과 인생을 관조하여 그 형상과 존재의 의미를 밝히기도 하고, 날카로운 지성으로 새로운 양상과 지향성을 명쾌하게 제시하기도 하는 문학이다.
문제술 수필 '아픔에 대하여'는 밝은 곳에서 어두운 터널을 뚫고 지나 다시 빛을 찾아가는 글로 평하고 싶다.
화자는 건강한 몸이 대상포진을 앓고 다시 희망을 찾아가는 길에 자신의 고통이 과거에 인지하지 못한 악업의 인연이 아닌가 성찰하며 끝을 맺는다. 참 잘 쓴 글이다.감동적이다
표현력과 창작 능력이 돋보인다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첨부
1).선정.심사표 1부
2).심사 글 원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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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선의 시 (19편)
1.용서/ 윤주선
마당을 쓸다 밟힌 낙엽은
아프지만 말하지 않습니다.
나는 날마다 그렇게
무엇인가를 밟고 걷습니다.
주로 낯익은 것들을 밟지만
그들은 낙엽처럼 묵묵히
나를 용서합니다.
그들이 그렇게 말없이
용서하기 때문에
오늘도 나는 내 길을
걸어갈 수 있습니다.
아~ 나의 어머니, 아버지가
내 형제들이
내 친구와 이웃들이
그렇게 나를 걸을 수 있게 했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살 수 있는 것은
저들의 용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도 내가 용서한 만큼만 자란 걸 보니
밟힌 낙엽과 같은 겸손한 마음이
나를 키웠나 봅니다.
더 많이 용서했다면
더 많이 컸을 겁니다.
용서!
가장 큰 배움입니다.
가장 큰 용기입니다.
가장 큰 사랑입니다.
2.세 겹의 옷/ 윤주선
오늘도 거울 앞에서 옷을 입는다
더우나 추우나 세 겹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말의 옷이다
입술로 지은 옷은 그의 가치를 말한다
진심의 위로, 자상한 칭찬은
언어를 넘어서는 천상의 아리아다
또 하나는 표정의 옷이다
미소진 얼굴은 어떤 명품보다 값지다
온화한 주름은 경륜의 깊이다
어느 보석이 그 보다 아름다우랴!
마무리는 기품있는 검소한 의상이다
화려함의 잘난 맛보다
수수함의 겸손이
그의 옷에 하늘 향기를 더 한다
3.기도/ 윤주선
힘들다
기도하라는 신호이다
행복하다
기도하라는 뜻이다
답이 없다
기도할 시간이 왔다
사람은 땅을 딛고
영혼은 언제나 하늘을 향한다
기도는 우주의 힘과 맞닿는 춤
기도는 천상의 노래를 듣는 귀
그리고
기도는 새로운 꿈을 보는 눈
4.빛과 소금/ 윤주선
하늘은 빛을 내고
바다는 소금을 품고
땅은 사람을 만든다
하늘과 바다와 땅이 하나듯
빛과 소금과 사람도 하나다
사람이 빛이며 사람이 소금이다
빛은 삶의 원천이며
소금은 생명의 근원이기에
빛처럼 밝고 소금처럼 짜야
곧 사람인 것이다
바다를 걷고
피로 땅을 적신 예수도
그래서 사람되어
하늘에서 오셨나보다
5.365개의 기적/ 윤주선
또 하나의 365일을 맞이 한다는 것은
또 다른 365개의 기적을 기대하는 것
인간의 연약함은
하나님의 기적을 나타내는 무대라 했던가!
ㅡ
365일 약하고 겸손한 내가 되어
그분이 보여주실 365개의 기적과 마주하리라
눈을 뜨는 것도
걸어 다니는 것도
매일 할 일이 주어지는 것도
그리고
안전하게 귀가하는 것조차
•••
모두 기적이라네
내년 이맘때
그 기적을 또 세어보면
꼭 365개가 될거야
6.고백/ 윤주선
시를 쓸 때,
충만한 행복감은
글을 깎고 다듬는 순간순간
한 인간의 조각조각
파편처럼 깎아 버려진 인생 조각이
더 곱살시려 쳐다보고 또 보네
내가 깎는 줄만 알았는데
한 움큼 가을바람에
그분 손길 느끼네!
쓴 글을 얼마간 공개하지 못한 우울
차마 올릴 용기 없는 미안함
글이 사람을 향할 때는 더 주춤주춤
죄 많은 인간이 누굴 나무랄 수 있는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나니
나의 용기 없음을 고백한 이 가을
작년보다 더 아름답구나!
아내와 낙엽을 밟으며
우리의 신을 향하여 웃음 짓자, 다짐하니
새파란 하늘이 손을 만들어 흔든다.
유난히 복된 발걸음의 오후
그분의 품에서 천국을 보는 인생은
만추의 낙엽 조각인가!
7.말/ 윤주선
말은 펜보다 투박해서
말에 데인 상처는 덧나기 일쑤다.
말은 칼보다 날카로워
말로 베인 영혼은 구천을 떠돈다.
말은 잘 하기도
잘 듣기도 어렵다.
말로 천지를 창조하신 야훼!
어찌 그토록 어려운 일을 하셨을까?
그 분 닮은 우리도 할 수 있겠지?
예수도 하셨으니까!
나, 말을 이쁘고 살갑게 하는 것도
은총이라지만
너의 말을 이쁘고 살갑게 듣는 게
더 큰 은총
깊어 가는 가을에 깨달은 복은
듣는 귀가 예수 닮기 원하네!
8.추수 감사/ 윤주선
가을이 바다 모냥 깊어진다.
그 깊이를 아는가?
천길만길, 구비구비
계절의 향기는 물안개처럼
영혼을 적시고
살며시 집어 든 낙엽은
눈시울을 붉게 물들인다.
겨울을 견디고
봄, 여름을 이겨 낸 의지도
가을에 와선 누구에게나
따뜻한 추억으로 반추한다.
오늘도 하늘에서 내려올
기쁜 소식은 추수 감사의 소망.
겨울, 봄, 여름을 하나로 엮은
저 산과 들의 찬란한 향연은
창조주의 속마음.
감사하라! 가을에게!
이 계절엔
겨울의 냉철도
봄의 욕망도
여름의 분노도
사랑에 담아 추수하라는
그분 뜻이니 우리 모두 감사하자!
9.정답/ 윤주선
착해라
지혜로우라
부지런하라
선인들의 말씀은 모두 맞아
그러나 어찌 다 그리살랴
누구나 하늘이 내린 본성 있거늘
이 본성 따르면 그게 자신의 삶
비교할 수 없는 그만의 무기
그것이 자기 가치를 높히고
공평 사회를 만들지
왜 비교하냐고?
왜 저들을 따르라고 하냐고?
하나님이 주신 복은 누구나 공평해
그게 선물이고! 성품이야!
그 본성을 갈고 닦아 예수 닮게 하신다고
그게 성공이야 바보들아
10.참회/ 윤주선
죄로 얼룩진 옷깃을 여미고
참회하는 마음으로 바라 본 십자가에는
예수 대신 내가 달려있다
원죄를 깨닫는 순간,
모든 죄를 고백하는 통회의 시간,
십자가에 나를 매달고
예수와 함께 부활의 생명을 얻는다
예수 죽음이 내 죽음 되고
예수 부활이 내 부활 되어
거룩한 눈물 방울 떨구며
참 생명을 잉태하는 또 다른 창조
그의 영혼은 속세를 넘어
하늘과 맞닿은 수평선 위에
힘차게 떠오르는 새로운 빛
날마다 순간마다
거듭나는 참회자에게
창조주가 하시는 말
예히 오르!*
빛이 되거라!
*예히 오르:'빛이 있으라'라는 히브리어
11.교회의 중심/ 윤주선
"우리가 중심이야!" 대제상이 말하자
"그래요! 지당합니다." 서기관이 받았고
"예! 합법적입니다." 바리새 학자가 옹호했지
어린이들이 하나님 나라니 금하지 말라며
인구수에도 없는 여인들의 죄를 용서하시고
거지들과 죄인들을 늘 가까이하셨지
그는 내 백성이 교회의 중심이 될 때
비로소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며
주님이 다스리는 교회가 된다고 하셨네
그 때문에 십자가형을 당했지만
사흘 만에 부활하셔서
지금도 그 말씀을 하시고 있다네
내게 제사를 드리기 전에
내 백성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성도가 교회의 중심이 되어야
예수님이 머리가 되고
하나님의 통치가 시작된다고
12.가시/ 윤주선
남의 병은 고치면서도
자신의 고질병은 못 고친
한 남자가 있었다네
은혜가 족하다고 하셨다는
그의 고백은 항복이 아니라
기쁨과 행운이었지
그 가시 때문에 그분을 만났고
세상을 이길 수 있었다네
내게도 네게도 우리 모두에게는
가시가 있어 무시로 찌르지만
그때마다 그분을 만난다면
가시는 너무 큰 축복이라 하겠지
우리에게 가시가 많을수록
우리에게 사랑도 많아질거야
그래서 축복인거야
13.구원의 계절/ 윤주선
아침 바람 찬 기운 마시며
붉고 노란 단풍들이
묵묵히 겨울을 준비하고
밤을 지키는 들짐승과
목마른 철새들이
어딘가로 향하는 계절
온 땅이 가을 언어로 물들고
인생도 이 계절엔 잠잠히
자기 자리를 돌아보지요
가을은 이제 다 잊자며
모든 것을 덮기 위해
낙엽을 떨구고 있건만
모든 것을 용서할 수도
모든 것을 잊을 수도 없는
인간은 그래서 불쌍해
이런 인간을 구원할 자는
이 세상에는 없기에
하늘에서 보낸 것이야
14.나는 언제나 살아 있다/ 윤주선
새벽, 눈 뜨면서
오늘 하루 할 일들을 위해 기도한다
그래서 나는 살아난다
출근길, 걸어가면서
오늘 만날 이들을 사랑하자 다짐한다
그래서 나는 더 살아난다
일할 때, 가끔은 하늘 보면서
누구나를 위해 최선을 다하자 속삭인다
그래서 나는 또 살아난다
퇴근길, 땡볕에 지친 나를 향해
잘했다고 칭찬하며 위로한다
그래서 나는 아직 살아있다
잠자리에 누우면서
내일을 향한 또 하나의 꿈을 가슴에 묻는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살아있다
15.영혼의 건강/ 윤주선
새벽이 언제나 맑다
마음도 항상 기쁘다
뛰어도 힘이 안 든다
겉으로는 건강한데
속으로는 안 그렇다
혈관과 피는 그것을 알려준다
각종 첨단과학은 내게 경고한다
좋은 낯에 멀쩡한 모습도
인심 좋은 아저씨도 아줌마도
세상을 바꿀 듯한 설교자도
겉으로는 건강한데
속으로는 안 그렇다
행동은 그의 피를 증명하고
말꼬리에서는 냄새를 풍긴다
우리 인간은 그래서
매 순간 심판대 위에 서 있는 것이다
형제들아 서로 원망하지 말라
그리하여야 심판을 면하리라
보라 심판 주가 문밖에 서 계시느니라
16.이별의 공식/ 윤주선
시간과 공간의 초월(超越)은
이별의 공식(公式)
익숙한 장소와 사람들은
평범한 미소에도 행복을 짓고
바람처럼 흘러가는 시간은
지문처럼 패인 나만의 공간을 만든다
곳곳 추억 새겨진 교정은
눈물로 지워진 화장처럼
온갖 탄식과 환희의 아우성으로 덪칠한
한 폭의 풍경화
꿈이 있기에 가슴 벅찼던 시간들
기적을 이루었기에 더없이 소중한 장소들
우린 언제나
꿈의 창문을 열고 내일을 바라보며
소망의 망원경으로 미래를 예측하지
그래서 그 시간 그 장소는
만남의 무대요 작별의 공연장이 되어
다시 볼 땐 너도나도 많이 변해 있겠지
수많은 꿈 꾸는 자들의 지워진 화장과
눈물 머금은 서글서글한 눈망울로
나를 반갑게 안아 줄
또 다른 화폭을 그려본다
아브람에서 요한에 이르기까지
나의 사랑하는 분은 언제나
익숙한 곳으로부터 떠나라 하신다
새로운 꿈은 또 거기서 이루어 줄테니까
17.긍정/ 윤주선
생명의 위협과 질병의 고통 속에서도
난 불안해하지 않을 거야
모든 것을 잃고 이웃의 비웃음에 시달려도
난 좌절하지 않을 거야
오늘 죽음의 그림자가 친구처럼 나를 둘러도
내 얼굴의 미소는 지울 수 없어
그럴수록
영혼은 더욱 빛나고
생명은 희망의 박동으로 점점 힘차지고
나의 가슴은 아주 뜨거워질 거야
피 한 방울 섞이지도 일면식도 없던
청년들을 모으고 모아
순결한 세마포 위에 수를 놓듯
내 영혼을 풀어 놓았던 시간들 속에서
무너지지 않는 영원(永遠)을 만났거든
18.사랑/ 윤주선
울 엄마
이순을 넘어도 떠오르는 모습들
가슴 시리도록 갚지 못한 은혜가
시간 속 파장으로 뼈에 사무치네
울 아빠
거울 볼 때면 들리는 자상한 목소리
말 보다 행함으로 가르치신 은혜를
어찌 하나라도 잊을 수 있으랴
한 번도 불러보지 못한
울 엄마! 울 아빠! 살가운 언어
우리 때는 그랬지
어머니! 아버지! 장손의 무게
한없는 그 사랑 깨달으나 갚을 길 없다더니
시간도 공간도 초월한 그 사랑의 힘은
공허한 우주와 모래 같은 군중 속에서
나를 지탱하는 탄탄한 바닥이며 견고한 기둥
오늘도 나는 그 사랑 때문에 존재하며
그 사랑 어디서 왔는지 알기에
묵묵히 하늘을 바라본다
공작 날개처럼 쏟아지는 유월의 아침햇살은
꺼져가는 등불도 끄지 않으시는
그분의 사랑을 나누라 말씀하시네
19.계절의 가치/ 윤주선
감이 열린 창가로 가을 냄새를 보니
문틈으로 불어온 가을 햇살도 먹음직
계절의 가치는 사계절 언제나 똑같고
봄 여름 가을 겨울 누구에게나 같아
계절이 반가운 건 사랑 품고 오거든
하늘이 맑은 날도 바람이 부는 날도
계절은 누구라도 하늘 보게 하거든.
폭풍이 에워싸고 무지개 떠 올라도
사랑이 존재하는 내 마음의 풍요는
계절의 가치이고 계절의 품격이네
~~~~~~
◇.김용기 수필 (1편)
●.엉뚱한 상상/ 김용기
며칠 전부터 잠을 이루지 못하고 흥분되어 있다. 아내는 온 가족
이 비행기를 함께 타고 해외여행을 간다는 게 마음이 걸린다고 한
다. 사고 시 모두가 죽는다는 엉뚱한 상상을 한다.
우리는 공항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출발한다. 공항에서 가족이
모두 만났다. 이제 조금 있으면 비행기를 타고 일본 후쿠오카로 여
행을 떠난다. 자식들이 이벤트식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기쁨을
준다고 하는데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되고, 혼동되는 마음이다. 후
쿠오카 공항에 도착했다. 지방 공항이라 크지 않는 공항이다. 우리
나라 인천공항은 세계적으로 가장 잘된 공항이라고 생각한다. 후쿠
오카 공항은 관광객이 많으면 발전이 있어야 하는데 받아들이는
태도가 불손하다. 줄을 작은 장소에서 얼마나 쌩쌩 돌려놨는지 먼
지가 많아서 그걸 다 서서 마시고 있다. 다중화 환기 시설을 해놨
다 해도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처리가 안 되면은 우리가 그걸 다
마시면서 줄 서서 기다리고 있다. 공항 시설이 매우 불쾌하다.
공항을 나와서 택시를 타는데 소형 택시다. 택시가 작아서 여행용
가방을 싣을 수 있을지 걱정되었는데 다행히 싣고 시내 호텔로 간
다. 택시 운전사는 할아버지다. 은퇴하시고 택시 운전으로 제2직업
을 만드신 것 같다. 친절하시고 운전도 잘하시고 택시 운전하시는
사람들을 보니 나이가 드신 할아버지들이 운전하고 있다. 호텔에
왔는데 무인 호텔이다. 방에 들어가니 원룸이고 침대는 두 개로 되
었고 벽을 이용하여 선반을 만들어 놓고 가벼운 집을 올려놓도록
수납공간을 만들었다. 화장실은 아주 적고 혼자서도 움직이는데 좁
고 욕조도 너무 적어서 얘기들이 사용하는 욕조가 아닌가 생각을
해봤다.
한국에서 예약한 식당에 갔다. 우리는 장어덮밥을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드디어 음식이 왔다. 그런데 반찬이 짠지만 나오고 없다. 밥이 소금기가 있어서 짭짤하다. 반찬 없는 밥을 먹었다. 벌써 한국 음식이 생각이 난다. 이것이 처음 시작이고 여행 동안에 계속되리라 생각을 못 했다. 버스를 타고 온천 지역으로 간다. 고속도로
타고 2시간 정도 지나서 도착했다. 유후인 온천 지역에 도착했다.
한국 사람이 많다. 일본인데 낯설지가 않다. 산속 높은 곳에서 수중기가 올라가고 있다.
그곳이 유후인 온천이라 한다. 높은 산 속에 온천이 있다. 리조트는 전통 일본식으로 되어있다. 창문을 여니 대나무가 보이고 뿔피리 소리가 들린다. 기분 좋은 소리다. 온천에 들어가는 입구에도 대나무가 일렬로 서서 뿔피리 연주하며 반겨준다. 들어가니 시골 목욕탕처럼 되어있다. 온천물이다. 사람이 없고 나 혼자 독차지한다. 기분이 좋게 노래를 부르며 노천탕으로 간다. 위에는 서늘하고 밑에는 따뜻하고 시인이라 멋진 시어가 생각이 나서 묘사하는데,
앞에 보이는 산은 운무 속에 멋짐을 뽐내는데 왠지 모르게 기운이 세다. 슬픔이 온다고 표현했는데 아침에 걸어서 내려오는데 산에는
공동묘지가 여기저기 많이도 있더구나.
조그만 한 시골 동네를 관광지로 만들었다. 지자체 도움으로 활성
화를 만들었다 생각이 든다. 여기도 한국 사람이 많다. 처음에는
함께 구경하다가 나중에는 각자 쇼핑한다. 우리대로, 아들 대로,
딸과 손주대로 각자 보는 것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다. 우리는 맛집
빵을 사고 아들과 딸은 지인들 주려고 선물을 샀다. 유후인 기차,
역 앞에서 플래카드를 들고 사진을 찍는다. 한글로 칠순 기념, 영어로 인생은 칠십부터 시작한다. 티셔츠에는 아빠, 엄마, 딸, 사위,
아들, 며느리, 손주, 손녀 쓰여있는 옷을 입고 사진을 찍는데 사람들이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부럽다 웃으면서 축하 해준다. 이벤트다.
후쿠오카 시내로 버스를 타고 왔다. 아침부터 시내 구경을 한다.
첫 번째 여행지가 사원이다. 일본인들도 미신을 많이 믿는 모습을
본다. 온 가족이 전통 옷을 입고 와서 기도하는 모습을 본다. 다음은 후쿠오카 타워에 택시를 타고 간다. 타워에서 내려다보는 풍경 한쪽은 잔잔한 바다가 보이고 한쪽은 아파트와 단독주택이 아름답게 보이는 풍경이고 자동차 주차를 반듯하게 잘한 게 보인다. 우리가족은 타워 최고층에서 플래카드를 들고 사진을 찍는다. 그런데 모두 카메라를 보고 찍었는데 나만 앞을 보고 찍어 사진이 이상하
게 나왔다. 영기분이 안 좋다.
저녁에는 시내 면세점에서 쇼핑한다. 얼마까지 사면은 20% 할인
을 해준다는 마케팅 전술에 한국 사람들 마력에 걸려 사재기 경쟁
을 벌이고 있다. 전 층에 한국 사람이 많다. 한국에 가면은 사다
놓고 쓰지도 않고 먼지만 쌓이는 물건들이 수두룩 많다. 한국은 경
기도 안 좋아 난리인데 왜 일본에 와서 물건을 사느라고 난리를 부리는 가요 일본 사람들이 과거에 우리에게 어떻게 했는데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이렇게 과욕을 부리고 있습니까? 일본인들은 차도 소형차들이 많고 집도 작은집에서 살고 밥도 반찬이 없
는 밥을 먹고 근검절약하며 사는데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본에
와서 그렇게 싹 쓰리 해가며 물건을 사재기하고 있습니까?.
나는 일본 돈으로 환전을 많이 해서 갔는데 그리 많이 쓸데가 없
어서 모두 가지고 왔다. 엔화 가치가 많이 떨어져 올라가면은 환전
하려고 기다리고 있다. 일본에 갔을 때 내가 점심은 사기로 해서
최대한 맛있는 음식을 사주려고 노력했는데 가족들 생각은 잘 모
르겠다. 가족들이 칠순 여행을 멋지게 해주어 가족들의 진심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자식 키우는 보람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아들과 며느리는 티셔츠를 디자인하고 딸과 사위는 플래카드를 디자인했다. 사진을 카톡에 올렸는데 모두 멋지다 부럽다고 말한다.
감사하다. 모두 사랑한다.
~~~~~
◇.문제술 수필 (1편)
●.아픔에 대하여/ 문제술
성당이 바라보이는 곳, 이웃에 나이 지긋하신 분이 있었다. 어쩌다 우연히 마주치면 나를 보고, "산에 가면 멧돼지도 잡겠소!"하곤 했다. 그분보다야 당연히 아직은 젊고, 나름 체력 관리를 잘하고 있는 터라 듣기에 기분도 좋고, 은근히 건강에 대한 자신감도 가지고 있었다.
어느 해, 겨울 휴가를 맞아 연수 형식으로 '강원도 오크 벨리스
키강좌 안내 공문이 왔다며 가까운 지인이 함께 가자고 권했다.
나로서는 딱히 몸이 매여 있는 것도 아니어서 여행 삼아 동행하기
로 했다. 다만 추운 날씨에 아침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스키 훈련'
이라니 솔직히 썩 내키지는 않았다. 사람이 자기가 좋아해서 즐겨
할 때 더 신명도 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그야말로 고역이 아닐 수 없다. 한창 젊을 때도 아니고 로보캅 구두 같은 무거운 스키 화에 내 키보다 큰 스키를 장착하고 눈 위에서 훈련에 임한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처음부터 무리였다.
훈련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3일째 이어지자 솔직히 그만 연수를
포기하고 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혼자 온 것도 아니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마지막 날까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스키 교육을 겨우 마쳤다. 집에 도착했을 때 많이 피곤하고 지쳐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온 그날부터 한쪽 어깨가 결리고 으슬으슬 몸살기가 있었다. 거기다 다음날 가까운 이들과 산행 약속이 있어 할 수 없이따라가게 되었다. 그날따라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고 날씨가 유난히
추웠다. 그리 어려운 산행은 아니었으나 집에 돌아왔을 때, 몹시
피곤하고 전날보다 몸살기가 더 심했다. 바로 감기 몸살 약이라도
처방받아야 했으나 주말이다 보니 병원도 약국도 일찍 문이 닫혀
가지 못했다. 당시에는 그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다음 날 일요
일 아침이었다. 왼쪽 가슴 부위에 두드러기처럼 붉은 반점이 여럿
돋아나 있었다. 산행하고 나서 삼겹살 안주에 술도 한잔한 까닭에
음식 알레르기로 인한 두드러기쯤으로 여겼다. 통증을 동반한 것도
아니어서 전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다음 날 월요일 아침, 병원을 찾았다. 젊은 내과의사는 전혀 대수
롭지 않게 '대상포진(帶狀疱疹)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죽을 병'은
아니라고도 했다. 젊은 의사인 그는 아직 '대상포진을 겪어보지 않
은 듯 아주 가볍게 진찰을 마치고 일주일 분의 약을 처방해주었다.
더구나 나 역시, '대상포진'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약을 제 때에 제대로 챙겨 먹지 않았다. '호미로 막을 일 가래로 막는다'고 뒤돌아보면 '가래로도 막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상포진' 말 그대로 왼쪽 심장이 있는 가슴을 시작으로 마치 붉은색 띠를 두르듯
온몸을 한 바퀴 돌았다. 그리고 처음 두드러기처럼 돋은 곳에서 작은 돌기가 생겼다. 거기 물집이 생기듯 일어난 돌기에 그저 살짝 건드리거나 무언가 스치듯 닿기만 해도 바늘로 찌르는 듯한 심한 통증이 시작되었다. 그 아픔은 온몸을 몸서리치게 했다. 더구나 그통증이 쉽게 가라 앉지 않고 계속되었다. 견디다 못해 할 수 없이
통증클리닉을 찾아갔다. 담당 의사 선생님은, “통증의 정도가 1에
서 10까지 있다면 본인이 느끼기에 어느 정도인가요?”하고 물었다.
나는 '10 이상'이라고 대답했고 의사 선생님은 약을 처방해 주었다. 별로 차도는 없었다. 할 수 없이 대상포진에 대한 통증 치료를 전문적으로 한다는 수원의 모 병원까지 찾아가 진료도 받았다. 어느 정도 효과는 있었지만 씻은 듯이 낫지는 않았다. 마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작은 바늘들이 그것도 심장에서 가장 가까운 왼쪽
가슴을 찌르듯 아프게 했다.
대상포진, 개인의 건강이나 초반의 대처를 어떻게 하느냐 따라 빠르고 쉽게 치유되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를 두고 보면 그 후유증이 거의 일년 가까이 이어졌다. 그 고통이 빨리 끝날 수 있기를 몹시 기다렸다. 차츰 정도의 차이, 횟수가 줄어들기는 했으나 끊임없이 나를 괴롭혔다. 그때 내가 어떤 큰 잘못을
한 까닭이 있어 이렇게 나를 힘들고 아프게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을 정도였다.
그렇게 겨울이 가고 다시 봄이 올 무렵, 그 통증에 대한 자각증세를 거의 느끼지 않을 만큼 회복되었다. 가까운 산에 갔을 때였다. 밤새 하얀 눈이 살짝 내렸다. 그런데 거기 하얀 눈 위, 맨발의
발자국을 보게 되었다. 다섯 개의 발가락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었다. 발자국은 산 위에서부터 산 아래 오솔길을 따라 계속 이어져 있었다.
따뜻한 날씨에는 건강을 위해 맨발로 걷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봄이라도 눈이 하얗게 내려 있는데 맨 발자국이라니, 때로 눈 위에 일부러 얼굴도 찍어 보고, 맨발로 한두 번쯤 발자국을 남길 수도 있다. 그렇게 이어진 발자국 크기로 보아 분명
가녀린 여인의 발자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처럼 연이어 발자국
을 남겼을 때는 아예 발이 시리다 못해 아프게 저려 왔을 터이다.
어쩌면 그 발, 자신의 몸으로 느끼는 아픈 통증으로 말미암아 정작 자기가 잊고 싶은 가슴 속의 어떤 상처나 아픔을 잊기 위한 안타까운 몸부림은 아니었을까? 가만히 돌이켜 생각하기를 '대상포
진'으로 인하여 참을 수 없는 고통을 그토록 오랫동안 나로 하여금
겪게 한 것은 단순히 육체적인 아픔을 겪게 한 것이 아니라, 지금
까지 살아오는 동안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한 다른 어느 누군가에게
어떤 마음의 상처를 주었고, 그 아픔이 어떠했는가를 나 자신 절실
히 깨닫도록 하기 위함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