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불련 동문회 밴드에 올린 글이라고 합니다.
상월결사(회주 자승)의 도를 넘는 행위로 인해 종단 안팎의 여론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대불련 동문회 내에서 논쟁과 갈등이 본격화 될것 같습니다.
'사조직이 공적 조직을 농락한다' 날카로운 지적입니다.
동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대불련총동문회 감사와 수석부회장, 미래전략팀장, 사단법인 대불 감사를 지낸 78학번 이은래입니다.
최근 대불련총동문회 변대용회장이 운영위원회 단톡방에 상월결사 산하 ‘대학전법위원회’ 위원 위촉장을 받고 위원회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일로 문제 제기를 하던 중 임시 운영위에서(저는 불참) 이 건이 결국 승인되었다는 말을 듣고, 운영위원을 사임하고 모든 총동문회 단톡방에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후 결국 전법위원회 출범식에 몇 분이 참석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밴드와 단톡방 등에서 이 일에 대한 논쟁이 극심해졌습니다. 가능하면 나서지 않고 일이 잘 해결되기를 기도하고 있었는데 이대로 가면 우려했던 총동문회 분열이라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질 것 같습니다. 과거에 가슴 아픈 분열과 재통합을 경험했기에 분열은 막아야겠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자판을 두드려 보았습니다. 글이 길어서 미안합니다.
대불련총동문회의 대학전법위원회 참여의 문제점과 전망
2023.07.11.
1. 경과
○ 상월결사, 5월2일 인도순례 해단식에서 대학생 전법비전 선언, 대학생 전법위원회 자문(5명)과 전법위원(22명) 위촉 – 대불련총동문회 변대용회장 포함
○ 대불련 전국동문대회, 6월 24-25일 양일간 동화사 일원에서 개최
○ 변대용회장, 총동문회 운영위 단톡방에 상월결사 대학생전법위원회 전법위원 위촉장 사진과 함께 위원 추가 추천 요청. 운영위원들의 문제 제기가 있자 임시 운영위 개최 결정
○ 7월 3일 긴급 임시 운영위에서 변회장은 “자존심을 굽히는 것으로 대불련활성화를 이룰 수 있다면 소신대로 본인과 두 분의 운영진이 출범식에 함께 참석하겠다.”고 선언하고, “다만 이것이 종단이 아닌 상월결사라는 사단법인에서 주도하는 것은 문제가 되니 대동행의 이름으로 이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출범식 전에 발표하자”고 결론 내림
○ 7월 6일 상월결사 대학생전법위원회, 동국대 중강당에서 발족 – 총동문회에서 변대용회장 등 3명 참가
○ 7월 6일 대동행 입장문 발표
○ 7월 6일 변대용회장 지부장단 단톡방에 입장문 발표
2. 문제점
이번 사건의 문제점을 절차, 소통, 상월결사의 성격 등 세 가지로 살펴보겠습니다.
1) 절차의 문제
총동문회 회칙에는 ‘본회의 중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지부장회의 또는 운영위원회의 권한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운영위원회에서 결정을 해도 최종결정권은 지부장회의에 있습니다.)
제22조 (지부장회의 권한) 4. 대불련 발전 포교 활동 지원에 관한 사항 7. 기타 본회의 중요한 사항
제25조 (운영위원회 권한) 4. 기타 회칙에서 정하거나 본회의 중요한 사항
이번 사건이 본회의 중요한 일이냐 아니냐에 대한 판단이 적절한 절차를 밟았느냐 그렇지 않고 절차를 무시했느냐를 결정하는 기준이 됩니다. 조계종 정치집단 상월결사가 요청한 전법위원 위촉 건이 우리 총동문회의 역사에 비추어볼 때 내부 갈등과 분열을 야기할 수 있는 중요하고 민감한 사안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렇다면 사전에 운영위원회와 지부장회의 등 적절한 절차를 거쳐 결정을 했어야 하는 사안인데도 변회장은 개인의 판단으로 참여 수락을 하고 이 사실을 숨겨오다가 상월결사 대학생전법위원회 출범식 참여 직전에야 운영위에 내용을 공개하였으며, 내부 반발이 심하자 임시 운영위를 열었으나 아직 지부장회의를 열어 이 사안을 논의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조만간 지부장회의를 열 것으로 봅니다.)
(변회장은 각 지부에 전한 입장문에서 “대학생포교를 하는데 대불련총동문회장을 당연직 전문위원으로 참석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저는 이를 흔쾌히 승낙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대학생 포교를 하자는데 반대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대학생포교를 일으킨다는 사실에 고마움이 먼저 일어났습니다...자승스님이면 어떻고 상월결사면 어떠냐, 대불련의 발전을 위해서 그들의 힘이 필요하다면 대불련과 한국불교의 미래를 위해서 적극 동참하는 것이 대불련총동문회장의 소임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행동이 조직에 큰 갈등과 분열을 불러올 것이라는 걸 예상하지 못하고 위촉장을 받았다면 큰 조직의 대표로서 조직의 역사와 정서에 무지하고 정치적 감각이 너무 없다고 할 것이고, 반대로 그런 결과를 예상하고서도 위촉장을 받겠다고 했다면 오래 불교계에 살아온 이로써 이런저런 계산을 마친 영악한 행동이거나 무모하고 독선적인 행동이라 할 것입니다.)
2) 소통의 문제
절차 문제와 떼서 생각하기 어렵지만 절차와 더불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소통의 문제입니다. 여기서 소통이란 운영위원회 구성원, 지부장은 물론 일반회원들에게도 내용을 알리고 충분한 검토와 다양한 의견을 듣는 일입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변회장은 개인의 판단으로 참여 수락을 하고 이 사실을 숨겨오다가 대학생전법위원회 출범 직전에 급하게 운영위에 내용을 공개하였습니다. 짧은 시간에 충분한 검토를 하지 못하고 문제 제기와 이에 대한 방어 또는 역공격만 있었습니다. 또한 임시 운영위에서도 “동의를 하지 않으면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말이 무거운 짐이 되어 상당수 운영위원들이 ‘그렇게 가서는 안 된다’는 두려움으로 적절한 토론을 포기하고 침묵할 수도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그 후 단톡방과 밴드에 다양한 찬반 의견이 올라왔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수렴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그간의 과정에서 총동문회에 미칠 중요한 사안에 대한 충분한 사전 논의를 회피한 채 회장 개인의 의사결정과 독선적 추진으로 인해 총동문회 내부에 격렬한 갈등과 분란이 야기되고 있습니다. 갈등이 있으면 이를 해소해야 할 회장이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고 분란을 일으킨 채 수수방관하고 있는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3) 상월결사와 대학전법위원회의 성격 문제
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문제는 상월결사와 대학전법위원회의 성격 규정에 대한 것입니다. 상월결사는 자승스님을 중심으로 조계종의 실권을 장악한 정치승의 집단으로, 사단법인에 불과한 불교단체임에도 조계종단 위에 서서 공적기구로서의 조계종 조직을 좌지우지하고, 종헌 종법과 종무행정 시스템을 무력화하고 있습니다.
‘대학전법위원회’는 상월결사 산하 조직입니다. 상월결사는 불교 단체에 불과한데도 종단의 중앙종무기관의 장과 교구본사주지들을 상월결사 대학생전법위원회의 소속시키고 있습니다. 대단하지요. 종단 시스템 차원에서 배치되고 수행되어야 할 일을 임의 기구인 상월결사가 또 다른 종단처럼 행사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상월결사의 대학생 전법 표명이 순수하지 못한 이유를 살펴볼까요?
붓다께서는 전법선언에서 처음도, 중간도, 끝도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전법의 동기와 방법과 목적이 모두 여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상월결사는 순수한 전법단체가 아닌, 조계종단을 좌지우지하는 최고 권력집단이자. 이권단체입니다. 그리고 앞에서도 말했지만 조계종단의 공적조직을 무력화하고 있는 실체입니다. 권력과 돈으로(외국여행, 장학금, 선물 등) 추진하는 대학생 전법이 대학생을 바른 불교의 길로 이끌 수 있을 것인지, 여기 합류하는 것이 과연 대불련의 정신에 맞는 것인지 성찰해 봐야 합니다.
상월결사가 대학생 전법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정치승 집단이라는 이미지를 탈각하고, 마치 한국불교의 중흥을 책임지는 결사체로서 자신을 포장하고, 이를 통해 권력을 유지하여 조계종단을 좌지우지하겠다는 것입니다.
우리 총동문회의 입장에서 볼 때 대학생 포교를 위해 대학생전법위원회를 추진한다면 범불교적으로 종단협 차원에서 추진하고, 총동문회를 비롯한 불교 제단체들이 이에 결합하는 것이 바람직한 추진체계일 것입니다. 공조직에서 책임 있게 포교의 구체적 비전과 전략(예를 들면, 각 사찰에서 사라지고 있는 어린이, 초중고 불교학생회와 대학생회를 상호연계하면서 활성화하는 방안 등) 아래 추진되어야 함에도 구체적 계획과 내용 없이 ‘400개 대학교 불교동아리 설립’이 목표라는 등 보여주기식 행사와 비전만이 찬란합니다.
결국, 상월결사의 대학생전법위원회 출범과정에서 보여주는 행위는 상월결사의 권력 과시를 통한 ‘세 확산과 공고화’라는 실리와 ‘대학생 포교’라는 명분을 통한 정치집단이미지 탈피의 일석이조를 노리고 있다 할 것입니다. 이런 행위는 조계종단이라는 공식 조직 위에 서서 공조직을 무력화시키는 행위이며, 총동문회의 참여는 이에 동조하고 협조하는 행위로 대불련의 정신을 훼손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동문들을 비롯해서 조계종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자승스님을 조계종의 실세로 정치권력과 카르텔을 형성해서 불교를 망치고 있는 장본인, 불교적폐의 핵심이라고 말합니다. 2017년 여름 우리 대불련 동문들을 위시하여 출가자와 불교단체 등이 함께 조계종 적폐청산 운동을 진행했는데, 사실 이 활동의 최종 목표는 자승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자승과 정치승들이 겹겹이 쌓아올린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 대불련의 수백명 동문들은 석 달이 넘도록 조계사 앞길에서 뜨겁게 싸웠으며, 그 길에서 동문 한 명이 세상을 뜨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채 6년이 지나기도 전에 그러한 역사를 부정하고 자승과 정치승들의 사조직에 대불련총동문회장이 자진해서 협력하겠다고 나서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것입니다.
상월결사에서 자행하는 행위를 국가에 비유하면, 실세 전직 대통령이 설립한 법인에서 국가를 이롭게 한다는 명분으로 사업을 벌인다면서, 현직 대통령과 장관, 도지사들을 법인 산하 위원회에 배치시킨 것과 같습니다. 이를 국정농단 외에 무엇이라고 하겠습니까? 사적 조직이 공적 조직을 농단하는 이런 일이 조계종단에서 버젓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3. 향후 전개 시나리오 및 해결방안
그러면 이번 사건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요? 또 문제를 해결 또는 마무리하는 방안은 무엇일까요? 몇 가지 시나리오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1) 지부장회의 실시
이제 운영위원회에서 지부장회의를 열기로 결정하면 공은 지부장회의로 넘어가게 됩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회칙에 의하면 본회의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운영위원회에서 안건을 올리고 지부장회의에서 사안의 적절성에 대해 검토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이번 사건에서 회장의 안일한 판단과 절차의 무시, 소통의 부재 등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지부장회의 결정으로 총회를 열어 회장을 해임할 수도 있습니다. (회칙 제19조 ①항) 해임 상황까지는 가지 않기를 바라지만 대불련의 정신을 훼손한 이번 일이 지부장회의를 통해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지금까지 소통 부재의 문제를 거울삼아서, 앞으로 지부장회의가 열린다면, 지부장들께서는 개인 판단에 따라 표를 행사하기 전에 지부 회원들에게 이번 사건에 대해 잘 설명하고 의견을 충분히 들은 후 방향을 정하기 바랍니다. 절에 가면 '조고각하(照顧脚下)'라는 말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발밑을 살피라'는 뜻이지요. 어려운 일을 결정할 때 그 해결책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발밑, 회원들의 소리를 듣는 데서 온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사전에 소통이 원활하고 충분하게 이루어지고 그에 기반해서 지부장 투표가 이루어질 때 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조직의 갈등과 분열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부장회의 결과에 따라 변회장의 행위가 문제는 있지만 용인할 수 있는 것으로 추인 받을 수도 있고, 내부 절차를 위반했으므로 위촉을 거부하고 약속을 무효화할 수도 있습니다. 지부장회의의 승인을 받을 경우 사건에 대한 입장에 따라 총동문회는 갈등과 분열이 뒤따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 변회장은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할 것입니다.
2) 변대용회장의 사과와 자진사퇴
지부장회의까지 가지 않고 변회장이 이번 사태에 대해 자신의 부주의와 절차 무시, 소통 부족에 대해 사과하고 자진 사퇴하는 방안이 있습니다. 변회장이 사퇴하면 전법위원 위촉장을 반납하고 동참 약속을 무효화하는 것입니다.
변회장이 사퇴해도 동문대회라는 가장 중요한 행사가 마무리 되었기에 비대위를 구성해서 운영하면 얼마 남지 않은 총회에서 새로운 회장을 선임하고 차기집행부를 출범하는데 별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3) 반대 운동
변회장이 입장문에서 천명한 것처럼 전법위원직을 유지하고 전법위원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이에 반대하는 동문을 중심으로 ‘회장 사퇴 서명운동’이나 ‘동문회비 납부 거부’, ‘60주년 행사 보이콧’ 등을 예상할 수 있겠습니다.
4) 새로운 동문조직 출범
최악의 상황이지요. 이런 시나리오는 언급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서라도 동문회의 분열은 막아야 합니다.
4. 마치며
이번 사건에 대해 우리는 어떤 기준에 따라 옳고 그름을 판단해야 할까요? 그것은 불교의 가치(붓다의 가르침), 대불련의 정신, 대불련총동문회 회칙, 그리고 회원들의 의견입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저는 이번 사건이 불교의 가치와 대불련의 정신을 훼손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불련 재학생을 늘리기 위해 총동문회가 불교 기득권 카르텔의 도움을 바라고 그들의 협력자로 나선다? 목에 줄이 묶인 채 내 줄은 금줄이요, 네 줄은 가죽줄이라고 비교하며 자랑할 것인가?
저는 힘들어도 재학생들에게 불교의 가치, 대불련의 정신을 지켜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불자 숫자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어서 우리를 슬프게 하지만, 외형적인 숫자보다 불교를 올바로 신행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진리의 빛은 이 땅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두 번째 단추도 바로 끼울 수가 없는 법이지요. 첫 추를 풀고 다시 처음부터 바로 끼우는 것이 올바른 길입니다.
맹호연의 싯귀로 말씀을 마칠까 합니다.
物情趨勢利 吾道貴閑寂 (세상 물정은 권세와 이익을 쫓아 가고, 나의 길은 한가하고 적적함을 귀하게 여긴다.)
무릇 세상의 물정은 권세와 이익을 쫓아간다고 했으나
우리 대불련은 그런 세상의 가치에 무릎 꿇지 않고, 외롭고 힘들더라도 붓다의 가르침을 쫓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