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오픈에서 두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샤라포바.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3시간의 접전 끝에 마지막으로 손을 번쩍 든 주인공은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였다. 샤라포바가 7일(현지시간)에 열린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시모나 할렙(루마니아)을 6-4 6-7(5) 6-4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2012년에 이은 두번째 프랑스오픈 타이틀이자 통산 다섯 번째 그랜드슬램 우승이다.
사실 이번 대회는 여자 단식에서 많은 이변이 있었다. 리나(중국)와 세레나 윌리엄스(미국)가 1회전과 2회전에서 탈락하고 많은 톱랭커들이 초반에 떨어지며 여자 단식 경기에 대한 흥미가 일찌감치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결승전은 명승부였다.
"지금까지 그랜드슬램 결승전 가운데 가장 힘든 경기였다"고 샤라포바가 말했듯 끝날 때까지 승자를 예측하기 힘들만큼 접전이었다. 팬들의 실망을 덜어줄 만할 정도로 두 선수 모두 약 3시간 동안 멋진 경기를 펼쳤다.
8강과 4강에서 1세트를 먼저 내주며 고전했던 샤라포바였지만 결승전에서는 달랐다. 약 1시간 동안 이어진 1세트를 샤라포바가 6-4로 먼저 따 내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하지만 2세트 할렙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할렙은 2세트에서 0-2로 끌려가며 이대로 경기가 쉽게 끝나는 것이 아닌가 싶었지만 샤라포바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하면서 무너지지 않았다.
서로 상대방의 게임을 브레이크하면서 결국 타이브레이크 상황. 여기서도 할렙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할렙이 끌려가는 상황에서도 포인트를 뒤집으며 2세트를 가져가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마지막 3세트도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2-4로 뒤지고 있던 할렙이 자신의 게임을 지키고 샤라포바의 서비스 게임을 가져오며 4-4를 만들었지만 여기까지였다. 할렙이 자신의 중요한 서비스 게임을 내주면서 4-5가 되었고 샤라포바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우승을 확정 지은 뒤 얼굴을 감싼 샤라포바.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우승을 확정짓는 마지막 포인트 후 샤라포바는 코트에 주저앉았다. 힘든 경기였던 만큼 우승의 기쁨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샤라포바는 시상식에서 “제가 이곳에 올 때마다 매 번 저를 열심히 응원해주셔서 정말 고맙다. 프로선수가 되어 투어생활을 시작하면서 언젠가 이곳에서 꼭 트로피를 들고 싶었는데 여기서 두 번이나 우승을 하게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파리에서 두 번 우승해서 더욱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우리 팀에게도 감사하다. 가능하다면 이 트로피를 여러 조각으로 나눠서 팀원들에게 주고 싶을 정도다. 항상 쉽지는 않았지만 끝까지 도와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전했다. “TV로 보고 계실 부모님에게도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 매일 아침 깨워줄 때마다 좋은 말씀으로 하루를 멋지게 시작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며 부모님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정확히 10년 전, 17살의 나이로 윔블던에서 첫번째 그랜드슬램 우승을 차지한 샤라포바는 2006년 US오픈 챔피언이 되었고 2008년 호주 오픈 우승 이후 5년만인 2012년 프랑스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2년만에 타이틀을 추가하며 자신의 다섯 번째 그랜드슬램 우승을 기록하게 됐다.
"이곳에서 정말 우승하고 싶었지만 7, 8년 전만 해도 프랑스오픈 우승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그런데 벌써 두번째 우승을 해 냈다"고 말한 샤라포바. 그동안 클레이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얼마나 부단히 노력했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최근 클레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주었고 우승까지 하며 클레이 코트의 새로운 여왕으로 등극했다.
한편 아쉽게 생애 첫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놓친 할렙은 “첫번째 그랜드슬램 결승전이었고 심적으로도 무척 힘들었다. 우승까지 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지금도 앞으로 살면서 나에게 매우 특별한 순간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마리아는 정말 챔피언에 오를 자격이 충분한 선수”라고 우승을 축하하면서 “제 팀과 가족, 친구들도 고맙다. 대회가 영원하길 바라며 이곳에서 앞으로 더 좋은 결과를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비록 할렙은 준우승에 만족했지만 다음주 발표될 WTA 랭킹에서 3위에 오르게 돼 자신의 최고 랭킹을 기록할 예정이다.
첫댓글 열테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