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말하는 것을 받아 쓰다.
-김용택 시인 초청 강의-
광주광역시 북구청주관 -2018 북구 희망 아카데미
광주 북구청 주관 '희망 아카데미'가 2018년 3월15일 오후 2시 40분
광주 북구청 3층 대회의실에서 많은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김용택 시인의 "자연이 말하는 것을 받아 쓰다."라는
주제로 2018년 첫 강의가 개최되었습니다.
김용택 시인의 본 강의가 있기 전, 20여 분 동안 식전 공연이 있었는데요.
평소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중인 기타리스트 겸 가수인 조광현씨의
멋진 노래 다섯 곡을 들었습니다. 이렇게 관중들이 모두 하나가 되어
박수 하며 장단 맞추어 즐기다 보니 분위기가 더욱 무르익어가더군요.
이렇게 가수와 참석자들이 한데 어울려 식전공연을 즐기다 보니
본 강의를 위한 보다 좋은 워밍업이 되었던 것 같았어요.
첫번째 곡은 '아름다운 사람', 두 번째 곡은 '꽃물', 세 번째 곡은 '작은 새' 였고 네번째 곡은 '기쁜 우리 사랑' 그리고 앵콜곡으로 '나는 행복한 사람' 까지 모두 다섯 곡을 선사하는 동안 아주 분위기가 화기애애하게 고조되었어요.
드디어 섬진강 시인 김용택 시인의 강의가 시작되었어요.
'자연이 말하는 것을 받아 쓰다.'라는 주제였어요.
아직 강의를 듣기 전, 주제만 보고도 특별한 기대감과 설렘을
갖기에 충분했답니다.
평소 자연과 가까이 지낼 기회가 많지 않은 도시인들에게는 더욱 그렇겠지요.
도회에 살면서도 평소 자연을 즐기고 자연을 그리워 하는 사람들...
나역시 그런 사람들 중 한 명이기도 하지만 평소 김용택 시인의 시 세계를
좋아하던터라 오늘의 강의가 더 기대가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좀 일찍 간다고 갔는데도 막상 도착하고 보니 다른 때와 달리
벌써 정말 많은 사람들이 도착해서 자리를 거의 가득 채웠더군요.
드디어 김 시인의 강의가 시작되었어요.
아시는 바와 같이 이 분은 전북 순창 남원 일대에서 낳고 자랐으며
현재 고향 마을의 터를 지키며 오롯이 자연속에서
자연과 벗하며 살아가는 분이어요.
옛날 마을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산세를 먼저 보았답니다. 또한
물과 햇볕과 바람 등 자연조건도 중요시 했답니다.
이 산은 전북 임시군 적치면 장산리
현재 김시인이 살고 있는 마을 뒷산이라고 합니다.
옛날 어른들은 마을공동체를 이루고 살면서 같이 일하고, 같이 묵고(자고) 같이 놀았다네요. 그리고 도둑질을 하거나 막말을 일삼거나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사람은 마을에서 쫓겨났다고 하는군요.
흔히 마을 앞 당산나무라 불리우는 5백년 된 느티나무라는데요.
그만큼 오랜 역사를 담고 있는 나무이기에 풍기는 운치도 정말 좋습니다.
요즘도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 오르는 마을, 고향에서
김시인은 온갖 자연속 친구들과 살아간다는군요.
마을 앞 삼진강을 끼고 살아가는 환경 덕분에
어린시절부터 오늘날까지도 징검다리를 건너다니며 여러가지
생태원리를 자연스럽게 알아가고 익히면서 살아간다고 합니다.
특히 이 징검다리에 얽힌 기억에 남는 일화를 소개하자면,
아이들을 집에 남겨둔채 징검다리 건너 들녘으로 일가신 엄마와 종일토록 엄마가 보고파 징검다리 건너에서 울어대는 아이들...
아무리 울어도 절대로 징검다리를 어른들이 건너주는 법은 없었다는군요.
한 일곱살 쯤 될 즈음 아이들 스스로가 징검다리 돌 하나씩을 건널 수 있을 때까지요. 오직 아이들 스스로가 자기 일을 해결하도록 하는 잠재적 교육과정이지요.
이 징검다리가 몇백년이 지나도 유실되지 않고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옛날
어른들은 자연을 읽을 줄 알고 징검다리를 과학적으로 놓았기 때문이었답니다.
온통 자연과 말하고 자연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의 삶을 사는... .
시인은 그토록 철저한 자연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여름의 당산나무
가을철의 당산나무
한겨울의 당산나무
이 푸른 언덕길이 약 40여년을 오가던 학교 교문이라는군요.
덕치분교, 시인은 초등학교 6년동안을 이 학교에 다녔고
어른이 된 후 교사로서 31년 동안 근무한 학교라니... .
40년 가까이 오가던 이 학교길도 순수한 자연이었죠.
모교의 모습
시인의 어머니는 현재 91세가 되셨다는데요.
요양병원에 계시면서도 쉬시지 않고 뭔가를 하고 계신다는군요.
지금 보여주신 것은 어머니가 만들어준 휴대폰 가방이랍니다.
참 대단하신 어머니이십니다.
김용택 시인의 화끈하면서도 구수한 전북 말씨와
풍부한 자연친화적 화법에 물씬거리는 친근감이 느껴졌습니다.
생강나무꽃
두릅인데요, 두릅은 따내면 또 새순이 돋아나서 세 번까지 꺾어서
식용으로 먹을 수 있다는군요.
자귀꽃, 일명 부부꽃이라고도 한답니다.
이 새는 처음 보는 새인데요. 소쩍새라는군요.
시골에서 할머니들이 무심코 널어 놓은 고추나 썰어 말리는 호박도
자세히 보면 뭔가 질서가 있어 보이고 찬찬히 들여다보면 글자모양도
있고 자연스럽게 예술성이 숨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답니다.
듣고 보니 금방 수긍이 가더군요.
말린 호박
시인의 어머니는 글을 모르시는 문맹이신데
말로 물어 답변을 받아 적어 다시 어머니가 보고 쓰신 글이라는군요.
어머니가 손수 놓으신 수예작품이라고 하네요.
시인의 어머니는 사는게 모두 공부였답니다. 후에 며느리로부터 글을 좀 배우셨는데 더듬더듬 책을 읽으시며 솔솔 책읽는 재미에 빠지시기도 하셨답니다.
시인의 어머니가 수놓은 작품들...
병원에서 지내시면서도 그저 누워계신 것이 아니라
한시도 놀지 않고 뭔가를 부지런히 하시며 지내신답니다.
뭔가를 열심히 한다는 것, 그것은 정신 건강, 육체건강을
지켜나가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시인의 어머니가 수놓은 작품들
시인의 어머니가 수놓은 작품들
시인의 어머니가 수놓은 작품들
이야기를 듣다보니 시인의 어머님도 자연인이셨습니다.
그날 그날 있었던 일들을 기록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해드렸던 효과로 맞춤법은 잘 맞지 않아도
이 정도로 이해할 수 있을 단계로까지 많은 발전을 하셨네요.
시인의 어머니의 필적
시인이 교사로 재직했을 때는 주로 2학년을 많이 맡았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 때부터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훈련시켰는데
아이들은 점점 글쓰는 것이 늘게 되더랍니다.
글쓰기는 절대로 타고난 것이 아니라는 것,
자주 쓰다 보면 늘게 된다고 하신 시인의 말씀에
공감이 되었고 기억속에 남게 되네요.
오늘의 김용택 시인의 강의를 종합해 보고자 합니다.
늘 고민하고 생각하면서 행동을 바꿔감으로써
분명 어제보다 다른 오늘로 바뀌는 삶이 되어간다는 것...
김시인은 아이들 뿐만 아니라 마을 어르신들에게도 글쓰기와
그림 그리는 시간을 가진다는군요. 나이들수록 정서순화는 물론
보다 건강한 정신과 육체를 지켜가는데 참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군요.
미래의 세상은 인공지능(AI)의 출현으로 많은 직업(일자리)가 없어진다고 하는군요.
工夫의 목적은 빠른 속도로 변화되어가는 세상에 대처하기 위해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익혀 자신의 생각을 바꿔나가기 위해서랍니다. 생각이 바뀌면 말이 바뀌고 말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게 된답니다. 장수시대를 대비하여 나이 들어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를 고민해보고 할 수 있는 것 하나씩을 찾아보라고 권하시는군요.
글쓰기, 그림그리기, 양로원에 갔을 때 할 일 등을 실천하여 어제와 다른 오늘을 만들어 가는 게 어떨까요. 글쓰기는 타고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루에 10분 정도 투자하여 오늘 있었던 일을 글로 남겨봅시다. 그러면 그게 바로 시가 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