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을씨년스럽다’의 유래
으스스한 가을 밤 보름달이 덩그라니 떠 있는 밤하늘을 가르는 차가운 한 줄기 소슬바람이 귓전을 스치는 어두컴컴하면서도 한적한 곳에 홀로 우두커니 서 있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아무래도 ‘을씨년스럽다’가 아닐까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쓰는 표현 주에 ‘을씨년스럽다’라는 표현이 있는데 어떤 경우에 쓰는 지는 위에서 충분히 설명 드렸으니, 다음으로 넘어가서 대체 왜 이런 표현이 등장하게 되었는지 유래를 살펴보겠습니다!
때는 1905년 우리나라가 물 건너 원숭이들이 을사오적과 힘을 합하여 대한민국의 주권을 홀랑 집어삼킨 을사년(乙巳年)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대한민국이 일본에 주권을 빼앗긴 것은 정확히 말하자면 1910년이지만요. 이미 1905년 을사조약에 의해 외교권을 상실한 이상 그 때부터 일본에 속국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가 그대로 사회 곳곳에 퍼지면서 당시 조선의 백성들은 허탈함에 울분을 감출 길이 없었는데 이를 두고 ‘을사년’에 일어난 어이없고 침통한 일이다~ 해서 ‘을사년스럽다’라고 표현한 데에서 유래 되었다고 보는 설이 있습니다! 여러 의견이 분분합니다만, 이는 을사조약이 체결된 이후 3년 뒤인 1908년에 발표된 소설 ‘빈상셜’에 등장한 표현으로 ‘을사년스럽다’라는 말이 등장하는데 이를 두고 을사년의 침통함을 소설의 작가가 당시로서는 신조어로 사용한 것에 기인한 것입니다!
이후 1920년 판 ‘조선어사전’에는 ‘을시년스럽다’라고 표현이 되어 있으며 1957년에 와서야 지금과 동일한 발음인 ‘을씨년스럽다’는 어형이 나옵니다!
참고로 이에 근거한 파생어들이 몇 개 등장하게 되는데 대표적으로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1500M 결승전에서 김동성 선수에게 선두를 빼앗긴 미국의 안톤 오노 선수가 헐리우드 액션으로 김동성선수의 반칙을 유도하여 금메달을 뺏어간 사건을 두고 ‘오노스럽다’라는 표현이 세간에 화제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을씨년스럽다’의 뜻이 무엇인지 알게 되셨으리라 믿습니다! 님들 주변에는 을씨년스러운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