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봄바람
명불허전 이은순
코끝을 맴도는 이 바람은 무슨 바람인가?
촉촉하게 샤워를 마치고
창너머 비집고 새어나오는 이 바람은
어디서 온 것일까?
낯익은 샴푸향과
낯설은 바람향이
서로 어설프게 만나
빈 가슴에 콩 내려 앉는 이 바람은
어디서 시작된걸까?
모르겠다.
모르겠다.
아니 모르고 싶다.
설레임을 끌어안고
뒹굴고 싶은 이 마음 잠재우고 싶지 않다.
연락없이 내게 다가온 봄 선비님
홀대하고 싶지 않다.
닭우는 소리
새우는 소리
삽살이 찢는 소리
황소 우는 소리
이 모든 정겨운 소리는
조찬의 향연이 되어가고
어둑 어둑 지쳐가는 도시의 고독에서
창너머 다가온 봄바람
지집년 남자 꼬시는 향기니
어찌 두팔 벌려 반기지 않을소냐
본처두고 첩을 향하는 남정네의 옷 고름
하염없이 풀어제끼는
너는 아느냐
그 위험함의 시작이 너라는 것을...
냄새를 맡지 못하는 내게
온통 너의 향기로 가득한
2026년 봄바람
유난히 어설픈 고해성사가 될 것 같네.
첫댓글 오랫만에 카페를 찾았네요. 문득 찾아온 봄앞에 무너진 저의 여유로운 주말 오후를 맞이하여 순간적인 느낌을 끼적여 보았습니다.
풋풋하면서 살짝 향기
롭네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