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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생명이 태동한 38억 년 중 돌봄의 역사는 그리 오래 전의 일이 아니다.
어류, 양서류, 파충류, 포유류의 진화는 생식으로 태어난 유전자를 후대에 남기는 방식이 환경에 적응하며 계통 발생되었다.
무성 또는 유성 생식으로 수정된 새끼를 어떻게 안전하게 보호하는 문제다. 어류와 양서류는 물 속에 젤리보호막을 가진 알을 낳는다. 물 속에 알을 낳기 때문에 껍데기가 필요 없다. 어류와 양서류의 특징은 물을 벗어나서는 생존과 번식할 수 없다. 양서류의 뜻은 어류와 물과 육지에서 서식이 가능하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파충류는 탈수를 방지하고자 딱딱한 비늘로 뒤덮인 피부를 진화시켰고 번식 방법도 바꾸었다. 딱딱한 껍데기를 가진 파충류의 알은 그 안의 배아를 보호할 뿐 아니라 배아가 호흡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투과성을 갖는다. 대부분의 파충류나 모든 조류가 낳는 껍데기를 가진 알은 배아의 발달에 필요한 모든 것을 포함한 놀라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런 말이 나타나기 이전, 모든 살아있는 배아는 유체 속에서 발달했다. 땅 위에서도 이와 같은 생장 조건을 만들려는 노력이 유체를 담은 막의 진화로 이어졌다. 이 막은 양막(amnion)이라 불렸고, 이를 가진 최초의 동물은 '양막류' 또는 '파충류(Reptiles)'라고 불렀다.
껍데기가 있는알을 낳은 최초의 동물은 팔레오티리스(Paleothyris)다. 이 파충류는 3억 3,000만 년 전 살았다.
부화 이후 파충류 새끼는 혼자 삶을 개척하지만 대부분의 조류 새끼는 일정 기간 부모의 보살핌(CARE)을 받는다. 하지만 파충류와 조류 모두, 갓 부화한 새끼들은 바로 먹고 숨 쉴 수 있다.
양막류는 알껍데기와 막 덕분에 육지에서 생존할 수 있었다. 그들은 육지에서 번식하고 마른 둥지에서 알을 낳았으며, 몇몇 파충류만 알 대신 새끼를 출산했다. 양막류 중 포유동물은 출산을 했다. 그들은 요막과 유모막을 이용해 태반(placenta)을 만들었다. 태반은 산소와 영양분을 모체로부터 태아에게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모체에서 양육된 배아로 인해 포유동물 자손들의 생존율은 유충을 생산하던 과거보다 훨씬 높아졌다.
: 출처 - DK 138억 년 거대사 대백과사전
척추동물의 진화는 바다에서 육지로 나오면서 환경 적응하는 과정이다.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는 생명의 역사에서 진화는 유전자를 보호하여 후대에 DNA를 복제하여 전달하는 기능이 다이며 개체는 유전자를 후대에 전달하는 기계인 확장된 표현형이라고 단언한다.
노자는 이를 '천지불인(天地不仁) 하늘과 땅은 그 안에 품은 모든 만물에 대하여 감정을 가지고 간섭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래서 '진화에는 방향이 없다'라고 하는 것이다.
모든 생물의 공통조상(루카,LUCA)으로부터 시작하여 현재 우리가 되었다.
돌봄과 보살핌은 대부분의 조류와 포유류 모체의 숙명이다. 동시에 피가 뜨거워지는 항온동물로 진화한 결과이다. 그리고 부성애와 책임감 물질인 바소 프레신, 모성애와 신뢰와 같은 사랑의 물질인 옥시토신 같은 호르몬이 공진화한 이유다.
우리의 유전적 사촌인 침팬지 역시 무리를 이루고 산다. 그리고 인간과 유사한 정치 행위가 이루어 진다. 독재 정치, 파벌 정치, 쿠데타, 이웃 무리와 전쟁 등이 있다. 문안 인사도 한다. 마키아밸리식 군주 정치가 침팬지 사회에도 일어나고 있다고 프란스 드 발은 말한다.
사회를 이루고 사는 모든 생물이 정치를 한다. 정치는 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사는 숲에서도 이루어 진다. 단, 우리가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할 뿐이다.
돌봄의 민주주의는 진사회성을 가진 호모 사피엔스에게 가장 따뜻한 제도로서 인간사회에 안착되어야 하는 이유다. 침팬지는부성애가 없다. 모성애도 5살 까지만이다. 인간의 복잡 다양한 감정의 진화는 경쟁과 배신과 같은 차가운 마음에서 따뜻한 마음인 돌봄과 보살핌, 배려와 협력이 강화된 결과다. 인간의 도덕심과 이타심은 약자를 가엽이 여기는 마음과 차별하지 않는 마음, 콩 한 쪽도 나눠먹는 온정에서 나온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런면에서 시장의 자유와 경쟁을 외치는 신자유주의는 불평등을 강화시키는 제도로 작동하고 있음을 저자는 강조한다. 그래서 속지 않는 공부를 여운은 강조하는 이유다. 자기개발과 계발은 속지않는 혜안을 가졌을 때 제대로 작동하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개정판 옮긴이 해제 돌봄민주주의 10년
옮긴이 해제 시장에서 돌봄으로
한국어판(제2판) 서문/한국어판 서문/서문
감사의 글
머리말 돌봄이 이제는 ‘집안일’이 아닌 시대
제1부 돌봄민주주의 구상하기
제1장 돌봄책임과 민주주의
두 가지 결핍/돌봄의 의미/돌봄 : 개념에서 정치이론 까지/ 돌봄과 민주정치이론
페미니스트 민주적 돌봄윤리/민주적 돌봄과 신자유주의/결론
제2장 왜 민주주의에서 개인책임은 부족한가?
왜 책임에 주목해야 하는가?/정치적 아이디어로 책임/책임과 파워/무책임 기제?
돌봄민주주의의 관점에서 책임의 재검토/민주주의에 대한 책임
제2부 우리는 지금 어떻게 돌보고 있는가?
제3장 사나이는 돌보지 않는다?
성별화된 책임/왜 돌봄은 여성의 몫인가? 왜 사나이는 돌보지 않는가?
남성형 돌봄 1 : 보호형 무임승차/폭력 : 돌봄으로서 보호의 어두운 이면
남성의 돌봄 2 : 생산형 무임승차/노동 윤리와 돌봄 윤리/신자유주의, 경쟁, 자유/자유
성별화된 시민권의 변화/결론
제4장 사적 돌봄의 악순환
돌봄 불균형/불평등한 돌봄의 사회심리학/성, 계급 그리고 도로봄의 생태학
평등의 의미에 대한 재검토/돌봄불평등과 하인
제5장 시장이 돌볼 수 있다?
돌보는 제도로서 시장/결론
제3부 민주적 돌봄실천과 돌봄민주주의에 대한 구상
제6장 민주적 돌봄
돌봄이 민주적이라면 그것은 포옹적이어야 한다
포용적이기 위해 돌봄수혜자로서 우리 자신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민주적 돌봄실천/민주적 돌봄에 대한 일부 우려/도로봄은 위계구조를 부수는 효과가 있다 : 양자관계 돌봄의 문제
필요, 권리 그리고 돌봄/민주적 돌봄이 더 좋은 돌봄이다/민주적 돌봄제도
민주적 돌봄을 위한 시간/민주적 돌봄의 진영 구축하기
제7장 돌봄민주주의
무임승차권 회수하기/도로봄민주시민은 무엇을 할 것인가?/결론
조안 C. 트론토(1952~ ) 교수
저자 : 조안 C. 트론토(Joan C. Tronto, 1952~ ) 미국 미네소타 대학교 정치학과 명예교수.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정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뉴욕 시립대학교(CUNY)에서 오랫동안 가르쳤다. 2009년부터 미네소타 대학교로 자리를 옮겼다. ‘돌봄’(care)과 관련한 사상·제도 연구의 권위자이고, 2008년 여성주의 정치이론 분야의 최고 논문에 수여되는 오킨/영(Okin/ Young) 상을 받을 정도로 정치학·여성학 분야에서 주목 받는 세계적인 학자다. 2023년 미국정치학회에서 수여하는 정치사상 분야 최고 명예로운 상인 벤자민. E. 리핀콧 상(Benjamin E. Lippincott Award)을 수상하였다. 저서로는 Moral Boundaries: A Political Argument for an Ethic of Care (Routledge, 1993), Who Cares? How to Reshape a Democratic Politics (Cornell University Press, 2015) 등이 있다.
역자 : 김희강
고려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저서로는 『돌봄민주국가』, 『규 범적 정책분석』이 있으며, 그 외에도 돌봄 관련 다수의 번역서와 편서가 있다.
역자 : 나상원
정치학 박사. 돌봄과 공화주의 연구자. 돌봄과 공화주의 관련 역서가 다수 있다
돌봄민주주의 출판 이후
2023년은 조안 C. 트론토(Joan C. Tronto)의 『돌봄민주주의』(Caring Democracy: Markets, Equality, and Justice) 출판 10년이 되는 해이다. 원저 출판 이후, 돌봄민주주의는 한국어와 일본어 등 각국의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이를 주제로 학제 간 다양한 세미나와 학회가 전 세계적으로 열렸다. 돌봄민주주의에 대한 이론적 논의와 이에 대한 실천적 적용을 탐색하는 연구들도 이어졌다. 일례로 얼반(Petr Urban)과 와드(Lizzie Ward)가 편집한 돌봄윤리, 민주적 시민권, 국가(Care Ethics, Democratic Citizenship and the State, Palgrave Macmillan, 2020)는 돌봄민주주의에 대한 이론적 논의와 각국의 사례를 담고 있다.
돌봄민주주의는 정치와 민주주의의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한 저서로 평가받는다. 돌봄민주주의는 선거와 투표 혹은 참여와 심의로 이해되는 기존 민주주의를 돌봄의 관점에서 재편해야 한다고 본다. 돌봄민주주의가 주장하듯 돌봄책임의 분담이 민주주의 핵심 의제가 된다면, 기존 사회경제제도에서 묵인되고 사장되었던 부정의, 불평등, 차별, 배제가 시정될 것이며 기존 민주주의에서 대표되지 못했던 배제된 이들의 관점을 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더 정의롭고 더 포용적인 민주주의의 모습이다. 미국과 국제적으로 민주주의 담론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 속에서, 2015년 트론토는 맥컬티 민주주의 연구소(McCourtney Institute for Democracy)에서 수여하는 로렌스와 린 브라운 민주주의 상(Laurence and Lynne Brown Democracy Medal)을 받았다. 트론토의 수상 연설은 저서 『누가 돌보는가? 어떻게 민주정치를 재편할 것인가? (Who Cares? How to Reshape a Democratic Politics, Cornell University Press, 2015)』로 출판되었다.
10살이 된 돌봄민주주의가 불러온 주목할 만한 변화는 요지부동 같던 서구 정치사상 주류학계의 철학적 기류의 변화라 할 수 있다. 트론토는 2023년 미국정치학회(American Political Science Association)에서 수여하는 정치사상 분야 명실상부 최고 명예로운 상인 벤자민 E. 리핀콧 상(Benjamin E. Lippincott Award)을 수상하였다. 이 상은 현존하는 정치사상가의 저서가 출판된 지 15년이 지난 후 그리고 현재에도 학계와 사회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되는 경우 수여된다. 과거 수상자 리스트는 정치학의 흐름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요즘 유행어를 빌리자면 가히 역대급 면면들이다. 이 중 몇몇을 꼽아보면, 롤즈(John Rawls), 하버마스(Jürgen Habermas), 아렌트(Hannah Arendt), 보봐르(Simone de Beauvoir), 달(Robert A. Dahl), 벌린(Isaiah Berlin), 허쉬만(Albert O. Hirschman), 왈쩌(Michael Walzer), 테일러(Charles Taylor), 맥킨타이어(Alasdair MacIntyre), 다운스(Anthony Downs), 페이트만(Carole Pateman), 스키너(Quentin Skinner), 맥퍼슨(C. B. Macpherson), 애로우(Kenneth J. Arrow), 포퍼(Karl Popper), 포콕(J. G. A. Pocock), 페팃(Phillip Pettit) 등이다. 과거 수상자 중 여성주의 학자와 비판이론가도 없지 않지만, 서구 정치사상 학계의 흐름을 보여주듯 이들 대부분은 주류 자유주의나 공화주의 사상가들이다.
트론토는 1993년 출판된 저서 『도덕의 범주: 돌봄윤리의 정치적 주장(Moral Boundaries: A Political Argument for an Ethic of Care)』을 기반으로 리핀콧 상을 수상했으며, 돌봄민주주의는 도덕의 범주에서 발전시킨 돌봄윤리 논의를 민주주의 이론으로 구체화시킨 것이다. 미국정치학회 수상위원회는 트론토의 저작을 “새로운 패러다임을 안착시킨(paradigm-setting)” 저작이라고 평가한다. 트론토의 논의는 사적 영역으로 간주된 돌봄을 끌어내 정치적‧공적 이슈로 위치시켰으며, 어떠한 정치공동체도 권리만을 주장하는 개인으로 구성될 수 없으며 정치공동체는 함께 서로를 돌봐야 하는 상호의존적인 개인으로 구성된다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을 가감 없이 직시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수상위원회는 트론토 논의를 반영하여 정치공동체와 그 구성원인 시민은 돌봄의 관계, 돌봄필요가 요구하는 책임, 돌봄을 수행하는 미덕을 키워야 한다고 설명한다. 더불어 트론토의 저작은 정치사상 분야를 넘어 사회학, 법학, 여성학 등 여타 학문 분야뿐만 아니라 공적영역 및 공공정책에 갖는 함의가 지대하다고 평가한다. 돌봄민주주의에서 발전시킨 돌봄 관점(care approach)이 민주주의 이론과 그 적용에 갖는 중요한 공헌도 지적하고 있다.
1993년 『도덕의 범주』가 출판되고 20년 후 『돌봄민주주의』가 출판되었다. 그리고 10년이 지났다. 오래 걸렸지만 리핀콧 상을 계기로 변화가 더딘 보수적인 학계에서 전환의 대안으로서 돌봄의 의미를 제대로 인정하기 시작하였다고 볼 수 있다. 만연한 자본주의가 낳은 뿌리 깊은 불평등과 부정의, 60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낳은 코로나 팬데믹, 지구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는 참혹한 기후 위기 등은 이제 전환의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절실함을 웅변한다. 수상소감 인터뷰에서 트론토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리핀콧 상을 받는 것은 돌봄이 정치적인 아이디어와 정치적인 이상(ideal)으로서 진지하게 또한 광범위하게 곧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합니다.” 돌봄민주주의는 기존 학계와 제도에 대한 도전일 뿐만 아니라 변화에 대한 촉구이며 더 민주적인 민주주의에 대한 우리의 대안이다. 돌봄민주주의의 이론적·실천적 영향력은 현재 진행 중이다.
돌봄민주주의 실천
좀 더 돌보는 인간과 사회, 자연과 지구를 향한 돌봄민주주의 실천은 전 세계적으로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 관련하여 돌봄을 중심으로 한 돌봄선언(케어 매니페스토)이 확산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대표적으로 더 케어 컬렉티브(The Care Collective)의 『돌봄선언: 상호의존의 정치(Care Manifesto: The Politics of Interdependence, Verso, 2020)』는 돌보는(caring) 친족관계, 공동체, 국가, 경제, 세계로 재편하기 위한 노력과 행동을 요구한다. 네델스키(Jennifer Nedelsky)와 멜르손(Tom Malleson)은 노동과 돌봄에서 시간을 축으로 한 규범의 전환을 선언한다. 가틸립(Robert Gottilieb)은 경제사회 및 자연환경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아젠다로서 돌봄정치를 제안한다. 제크너(Manuela Zechner)는 돌보는 실천으로 ‘commoning’(함께하기)를 제안한다. Oxfam, Global Women’s Strike, Network Care Revolution, Women’s Budget Group 같은 비정부기구와 국제네트워크 등에서도 인간과 자연에 대한 돌봄의 공식적 인정을 요구하는 제언을 지속하고 있다. UN Women을 포함한 국제기구들도 돌봄을 중심에 둔 지속가능한 경제를 제언한다.
이러한 제언은 구체적인 사례들로 나타나고 있다. 국가 및 초국가, 도시 및 지방정부 등은 다양한 돌봄정책과 돌봄의 제도화를 시행 중이다. 유럽위원회(European Commission, 2022)는 케어딜(Care Deal)을 향한 진일보로 유럽돌봄전략(European Care Strategy)을 제시함으로써 유럽 정치아젠다 중 하나로 돌봄을 명시하고 유럽연합에 보편적이고 수준 높은 돌봄을 보장하는 것의 중요성을 명확히 하고 있다. 콜럼비아 보고타시는 돌봄을 도시정책의 중심으로 삼으려 한다. 최근 에콰도르 개헌 담론에서는 헌법의 근간 아이디어인 Buen Vivir(good life, 좋은 삶) 속에 돌봄 개념이 내재되어 있다고 학자들에 의해 제시되기도 하였다.
한국 사회에서도 돌봄의 관점에서 사회를 변혁하기 위해 대안의 패러다임으로 제시하는 다수의 연구들이 제시되고 있다. 돌봄을 근간으로 하는 돌봄민주국가와 돌봄의 제도화가 제안되고 탈성장의 대안 담론과 대안의 체제로서 돌봄이 제시되었다. 돌봄민주주의는 기존 제도와 정책을 평가하고 규범적인 방향성을 제안하는 근본 이론으로 활용되었으며, 개헌 논의에 있어 돌봄이 헌법적 가치로서 다뤄져야 한다는 주장까지 논의된다. 돌봄을 받을 권리와 돌볼 권리까지 보장하는 포괄적인 돌봄정책기본법이 제시되었고, 돌봄은 대안의 거버넌스로 또한 대안의 소득으로 제시되기도 하였다.
더불어 돌봄정치를 기획하고 제안하는 시민사회의 폭넓은 논의의 장―정치하는 엄마들, 다른몸들, 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 한살림 서울돌봄 사회적 협동조합, 비비사회적협동조합,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한국여성단체연합,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시민건강연구소 등―이 활발히 열리고 있다. 나아가 돌봄민주주의는 중앙과 지방정부의 돌봄정책과 돌봄제도화를 위한 이론적·실천적 논의로 제시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광주광역시는 ‘돌봄도시’ 광주를 모토로 다양한 돌봄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0년은 돌봄정치의 배양기였다. 코로나 팬데믹은 ‘거리두기’를 외쳤지만, 역설적으로 거리두기를 할 수 없는 돌봄에 의존해야 하는 취약한 인간존재의 실상을 가감 없이 드러냈으며, 돌봄의 가치를 보이지 않게 하고 돌봄부정의와 억압을 양산하는 정치경제를 부양하는 구호들의 허상을 들춰냈다. 성찰과 변혁의 기치로 돌봄을 모색하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녹록하지 않은 정치경제적 부침과 냉혹한 현실 앞에서 돌봄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꽃길이 아니라 가시밭길을 헤쳐 나가야 할 것 같다. 예견된 돌봄의 정치적 성장통 속에서 더 나은 사회와 더 많은 인간해방의 모습을 더 넓은 미래가 함께 할 수 있는 비전이 되리라 기대하며 돌봄민주주의 두 번째 (돌봄민주주의 2.0) 10년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출판사 책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