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홈푸드‧동원로엑스‧동원건설산업‧동원산업…서울 등 3개 지방청 조사국 투입 세무조사 업체, 각종 논란 중심…세무 연관성 배제할 수 없어
동원그룹 본사 전경 [동원그룹 제공]
국세청이 최근 동원그룹 핵심 계열사를 상대로 ‘전방위’ 세무조사에 착수,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세청은 이들 핵심 계열사에 대한 세무조사를 위해 서울지방국세청과 중부국세청 그리고 부산국세청 등 3개 지방국세청 조사국 요원들을 전격 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10일 동종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4월 초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요원들을 서울 양재동에 소재한 동원홈푸드 본사에 파견, 정기세무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5월 중순에는 동원로엑스를 상대로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중부국세청은 지난 5월 중하순께 동원건설산업에 대한 정기세무조사에 착수한 반면 부산국세청은 지난 달 동원그룹의 지주사인 동원산업을 상대로 교차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교차세무조사란 관할 세무서장과 지방국세청장이 공정한 세무조사를 실시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 또는 세무조사 대상 납세자와 출자관계에 있는 자, 거래가 있는 자 또는 특수관계인에 해당하는 자 등에 대한 세무조사가 필요한 때에 진행된다.
◇ 동원산업 ‘교차세무조사’…합병‧배당금 논란 등 관전 포인트(?)
동종업계는 동원산업에 대한 교차세무조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는 지난 2022년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가 합병 과정에서 비상장기업인 동원엔터프라이즈를 고평가하고, 상장기업 동원산업을 저평가했다는 이유로 상당한 논란을 빚은 바 있기 때문이다.
물론 논란 이후 두 회사는 이사회를 열고, 합병 비율을 조정했다. 종전에는 24만 8961원을 적용하려고 했지만, 자산가치를 기준으로 재산정해 38만 2140원으로 높여 소액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었다.
동원산업은 배당금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실제로 동원산업은 김남정 회장 및 친인척을 포함한 주주에게 해마다 수 백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 각 연도별 배당금 규모는 지난 2021년 287억원, 2022년 398억원 그리고 2023년에는 396억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계열사로부터 매년 배당을 받고, 지주사인 동원산업이 다시 최대주주 및 일가에가 연간 수 백억원대 배당금 지급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밖에도 동원산업 미국 자회사 스타키스트(Starkist) 가격 담합 건 또한 이번 세무조사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타키스트는 지난 2008년 델몬트로부터 동원산업이 인수한 회사로 지분 100%를 동원산업이 소유하고 있는 곳이다.
그런데 지난 2015년 미국연방대법원은 스타키스트가 지난 2011년 11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참치캔 가격을 담합했다는 이유로 유죄 확정 판결과 함께 법정 최고액인 1억 달러(약 1330억원)에 달하는 벌금형을 내린 바 있다.
이후 동원산업은 미연방대법원을 상대로 6년간 길고 긴 소송전을 이어왔고, 최근 가격 담합 관련 사법리스크를 일부 해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 전 고위 관계자는 “자회사가 해외에 있더라도 모회사가 국내에서 세무조사를 받으면 이 또한 세무조사 대상에 포함된다”며 “일반적인 정기세무조사라 하더라도 교차세무조사는 보다 강도 높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 동원로엑스, 공정위 제재 이어 이번엔 세무조사
동원산업의 100% 자회사인 동원로엑스는 하도급법 위반과 손자회사 행위 규정 위반이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일반적인 정기세무조사라 하더라도 보다 면밀한 세무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초 입찰최저가 보다 낮은 금액으로 하도급대금을 결정한 물류업체 동원로엑스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800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동원로엑스는 경쟁입찰을 통해 낙찰자로 선정된 수급사업자와 지난 2021년 4월 버거킹 물류 하역에 관한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입찰최저가 '7490만 8411원/월'보다 낮은 금액 '6958만 4500원/월'으로 하도급대금을 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 2022년 6월 공정위는 2021년 2월 2일부터 12월 14일까지 약 10개월간 증손회사가 아닌 국내 계열사 부산신항다목적터미널 주식 50%를 소유한 동원로엑스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다만, 공정위는 해당 주식의 장부가액이 0원(자본잠식)인 점을 감안해 과징금은 별도로 부과하지 않았다.
한편 동원로엑스는 지난 해 매출 1조 409억원, 영업이익 277억원, 당기순익 39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중 특수관계자 간 거래는 동원F&B 1058억원, 동원시스템즈 292억원, 동원홈푸드 135억원, 동원산업 38억원 등 총 1963억원으로 나타났다.
◇동원홈푸드, 모회사 동원F&B 이어 4년만에 세무조사
동원홈푸드는 동원F&B의 자회사로 매출 2조원이 넘는 동원그룹의 ‘효자’ 계열사다.
동원산업의 74.4% 자회사인 동원F&B의 100% 자회사로 조미식품 제조 및 판매와 식품도소매업, 단체급식 식당업, 식당운영 자문업, 축산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동원홈푸드에 대한 세무조사는 지난 2020년 이후 만 4년만에 실시되는 세무조사다. 직전에는 동원홈푸드의 모회사인 동원F&B가 2019년 9월 서울국세청 조사4국으로부터 특별세무조사를 받은 바 있다.
동원홈푸드는 지난 2022년과 2023년 매년 94억 7703만원을 모회사인 동원F&B에 배당금을 지급했는데 같은 기간 동원F&B는 모회사인 동원산업 등 주주에 매년 100억원이 넘는 배당을 실시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0% 늘은 2조 236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7.5% 증가한 547억원, 당기순이익은 43.7% 급증한 394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분석됐다.
동원그룹 측은 국세청 세무조사에 대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동원건설산업, 동원산업, 동원로엑스, 동원홈푸드 모드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은 맞다”며 “일반적인 정기세무조사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어 그는 “이 중 동원산업은 부산청에서 나온 교차세무조사도 맞지만, 그 이유에 대해선 알수가 없다”며 “다만, 사측 입장에선 특별한 의미를 두고 있진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