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e Town, la 10an de jan. 2017
볼더스 비치에서 펭귄들을 본 뒤 9시 55분에 우리 차는 바로 희망봉 자연보호구를 향해 달렸다. 보호구 입구에서 입장권을 끊어 Cape Point M65 길을 따라 고개를 하나 넘으니 대서양쪽 해변이 보인다.
희망봉 자연보호구(Cape of Good Hope Nature Reservation)
반도 남부는 드넓은 자연보호구로 되어 있는데, 케이프포인트(Cape Point)와 희망봉(Cape of Good Hope)이 이 안에 있다. 예전 관광 안내서에는 관광버스가 아닌 다른 차량은 들어갈 수 없다고 되어 있었으나 지금은 아무 차나 모두 다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자연보호구 안에는 핀보스(Fynbos), 에리카/히스(Erica/Heath) 같은 다양한 식물들이 있다. 핀보스 지대는 케이프 꽃 왕국의 80%를 차지하며 지구 다른 곳에서는 없는 꽃들이 발견되고 있다. 사슴, 얼룩말, 망구스, 타조 같은 150종 이상의 동물이 있고, 바다에는 굴과 해조류, 돌고래와 물개가 산다.
내려가는 도중 많은 차들이 양쪽 길가에 서 있다. 서핑을 하러 온 사람들이 타고 온 차이다. 태풍에 가까운 바람이 불고 있지만 그 바람을 즐기는 사람들로 해변이 북적이고 있다. 드디어 희망봉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희망봉 (Cape Of Good Hope)
1488년 포루트갈 항해사 "바르톨로뮤 디아즈가"가 인도를 찾아 나섰다가 최초로 이곳을 발견하였고, 그 이후 "바스코 다가마"가 이곳을 돌아 인도로 가는 항로를 개척한 역사적인 장소다. 희망봉 표지판(최남서단)에서의 기념촬영은 필수사항이며 때론 자리다툼도 벌어진다. 우리는 역광이지만 바로 도착하자마자 희망봉 팻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강한 바람 때문에 엄청나게 몰려드는 파도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다. 몸을 가누기조차 힘든 강풍이지만 물개들은 쏟아지는 파도 속에서도 널찍한 바위 위에서 햇볕을 즐기고 있고, 하얀 갈매기와 검은 물새들은 떼를 지어 날았다가 바닷물에 앉아 사냥을 하고 있다.
우리는 아프리카 하면 희망봉이라고 할 정도로 교과서에 나온 희망봉이 뇌리에 박혀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 희망봉에 와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하다. 여기서 좋은 사진을 얻으려면 아침보다는 먼저 케이프포인트를 보고나서 와야 역광을 피할 수 있다.
11시 조금 넘어 케이프 포인트가 내려다보이는 등대로 이동하였다. 이곳에는 이미 많은 차들이 다다라 사람들로 붐볐다. 여기서 1시 반까지 두 시간을 보냈다.
케이프포인트(Cape Point). 남위 35도 21분 24초, 동경 18도 29분 51초
Look out Point라는 등대가 있는 전망대로 가는 푸니쿨라가 있는데 걸어서도 갈 수도 있다. 경사가 완만해 걸어가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우리 팀은 모두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갔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곳이 반도의 최남단 케이프 포인트(Cape Point)다. 때로는 인도양과 대서양의 2개 해류가 만나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모습도 볼 수 있다고한다. 해발 248m 지점에 있는 등대는 안개 때문에 보이지 않을 때가 많아 전망대로 바뀌었다. 대신 1919년 케이프 포인트의 해발 87m 지점에 아프리카 해안에서 가장 밝은 등대를 세웠다.
정상에 도달하면 세계 각국의 이정표가 서 있어 베이징 암스테르담 뉴욕 시드니 예루살렘과 같은 세계 주요 도시들의 거리와 방향을 알려 주어 이곳이 아프리카에서 가장 남쪽 끝이라는 것을 실감나게 했다.
올라오면서도 감탄했지만 등대에 올라 내려다보는 희망봉은 정말 절경이었다. 사실 이곳 희망봉은 아프리카의 남쪽 끝이라는 뜻에서 와보고 싶었던 것인데 와서 보니 그런 의미를 넘어서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 기다리고 있었다.
내려다보니 이곳에서 남서쪽 끝 희망봉 (Cape Of Good Hope) 표지판까지 이어지는 산책로가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보여준다. 젊은이들은 이곳을 걸어서 가는 사람들도 꽤 보였다.
실컷 보고 내려와 식당에서 샐러드를 사서 낮밥을 먹었다. 본디 이곳 구경을 마치면 사이몬스타운에 가서 낮밥을 먹기로 했다. 그런데 저녁에 한국음식점에 가서 잔치를 하기로 했는데 늦게 무거운 낮밥을 먹으면 안 되기 때문에 이곳에서 간단히 때우기로 했다. 피자나 샌드위치 같은 메뉴들이 있어 골라 먹을 수 있었는데, 좀 더 비싼 가격에 우아하게 칼질을 할 수 있는 레스토랑도 있다.
이제 돌아가는 시간이다. 생각보다 일찍 끝난 일정이기 때문에 돌아가는 길에 한두 군데 들려야 하는데 처음 간 타조 농장은 정말 썰렁했다. 넓은 방목장에 타조 암수 두 마리씩만 있는 곳인데 세렝게티에서 야생 타조를 보고 온 우리에게는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했다.
돌아오는 길은 서쪽 해안을 택했다. 스타보로와 롱비치를 지나 절벽 길을 오르며 채프만스 픽 드라이브가 시작된다.
채프만스 픽(Chapman's Peak Drive)
위대한 신의 창조물에 인간의 조각이 가미된 세계 3대 해안 드라이브 코스 가운데 하나로 아찔하고 스릴 만점인 해안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호웉베이까지 이동하는 고도 600m의 돌산을 지나는 10㎞의 드라이브길로 1922년 개통하였다. 뒤에는 센티넬산과 호웉만, 눈 아래로는 파란 바다, 한쪽에는 험한 절벽을 올려다보면서 달리는 이 돌로의 아름다움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사이클링 코스로도 잘 알려져 있다. 가장 높은 주차장에서 차를 세우고 갖가지 돌이 겹쳐 있는 산과 호웉만의 절경을 감상하였다.
어제 블루라인 버스 탈 때도 지났는데 오늘 다시 오갈 때 호웉베이를 지난다.
호웉베이(Hout Bay)와 물개섬 듀이커 아일랜드(Duiker Island)
군사적 요충지였던 호웉베이(Hout Bay)에서 유람선을 타고 1만5천여 마리 물개 서식지를 관광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곳에서 배를 타면 멀미하는 사람들이 많아 우리 관광일정에서는 아주 빠져 있다.
호웉이라는 이름은 네덜란드말로 ‘나무’라는 뜻이다. 일찍이 여기에는 산림이 울창했는데, 17세기 안 반 리벡이 식민지를 넓히기 위해 이곳의 나무를 모두 베라고 했다. 지금은 생선공장과 어선이 늘어선 어항이지만, 높은 절벽이 주위를 둘러싼 조용한 비치도 있어 매우 아름답다. 1984년 개장한 마리너스 워프(Mariner’s Warf)는 남아프리카 최초의 어시장을 포함한 쇼핑센터로, 생선가게와 포도주 가게, 피쉬&칩스 가게, 레스토랑, 선물가게, 보석가게들이 있다. 맛있는 생선을 먹으려면 호웉만으로 가자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또 이곳에서 관광객에게 가장 인기 있는 것은 물개와 갈매기의 성역인 듀이커섬이다. 항구에서 10분쯤만 가면 다다를 수 있는데, 섬에 올라갈 수는 없지만 배가 섬 둘레를 천천히 돌기 때문에 물개와 갈매기 떼를 볼 수 있다. 유람선 1층에서는 바다 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물개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되어 있다. 육지에서 항구를 내려다보는 듯이 솟아있는 800m 높이의 센티널(Sentinel) 산(절벽)이 압권이다.
우리는 이곳을 그냥 지나쳤다. 고개를 넘어 달리면 어제 보았던 챔프스 베이가 나온다. 시간이 3시 반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이드가 우리를 특별히 시그널 힐로 안내했다. 어제 바람이 불어 테이블마운틴을 보지 못했다고 하자 같은 효과를 내는 시그널 힐로 안내한 것이다. 내려서 구경하려고 하는데 가이드가 테이블마운틴 케이블카가 운행한다고 알려주고, 그곳까지 차를 태워다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