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 신청서 제출 마감 기한 2024.10.07 18:00]
한 달 간 이어진 치열한 연장전. 결과는 동률이다. 나는 한 달 동안 미친듯이 고민했지만 아직도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오늘은 10월 1일. 이것 저것 서류를 준비할 시간을 고려하면, 이젠 정말 선택의 타이브레이커가 필요한 순간이다. 두 개의 선택지가 나를 끈질기게 괴롭혔다. 버킷리스트를 이루느냐 VS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느냐. 교환학생 가는 게 왜 소중한 사람들을 버리는 거냐 반문한다면, 그건 내 고질병인 불안 때문이다.
“지성아… 내가 떠나고 너 혼자 사는 동안 혼자 화장실에 갇혀서 발견 안 되면 어떡하냐?... 핸드폰도 없이 말야”
“잠이나 자라”
어느새 2년을 동고동락한 룸메 지성이. 우락부락한 체격인데도 혹시나 화장실에 갇혀 잘못되는 상상을 하지 않나, 내가 없는 사이에 가족들이 예상치 못한 사고라도 당하게 되면, 이제 갓 태어난 우리집 새끼 고양이가 갑자기 아플 것 같다는 걱정이 나를 괴롭혔다. 지난 학기에도 이런 쓸데없는 고민만 하다 신청서를 못냈다. 그리고 미루고 미루다 교환학생을 갈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인 4-1학기인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같은 짓을 하고 있다니. 내가 싫었다. 거기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며칠 전 교수님의 추천으로 경험삼아 본 인턴 면접에 합격해 고민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이 고통을 누가 대신 끝내줬으면 싶었다.
“형 제발 고민할 시간에 일단 신청서를 써. 버킷리스트를 시도도 안 하고 날려?”
나의 친동생 승호의 의견은 늘 그렇듯 확실했다. 일단 도전하라는 것. 고민의 끈이 만리장성인 나와 달리, 화끈한 승호가 늘 부러웠다. 코로나 시기에도 어학연수를 끝까지 밀어붙였던 승호. 사태가 심각해져 금방 한국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짧은 사이에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을 만나더니 중국어 공부도 시작했다. 도전해서 잘 안 돼도 뭘 해내는 멋진 동생이었다.
(여기서부터는 동생 시점으로 쓸 생각...)
형과 나는 같은 기억이 있다. 5년 전 여름방학을 맞아 동네 앞바다로 놀러갔던 날. 내 오랜 동네 소꿉친구 지태와 형과 떠났던 여행. 얕은 물에서 물장구를 치다 형의 안경이 흘러가는 걸 구하겠다고 들어갔다. 내 가장 가까운 친구를 잃었다. 형은 아마 그날의 충격으로 트라우마가 생긴 것 같다.
교통사고로 오랜 동네친구를 잃은 둘. 셋이 둘의 졸업을 맞이해 떠난 여행에서, 바다에 빠진 물건을 찾으러 손을 잡고 바다에 뛰어 들었다가 순식간에 실족. *이안류: 해변에서 바다 쪽으로 빠르게 빠져나가는 파도. 거꾸로 치는 파도 그 이후로 형은 매사에 조심스럽고 신중한 성격이 되었고, 동생은 인생은 짧다는 충격에 모든 일에 뛰어드는 사람이 되었다. 왜? 형은 그래도 어른으로서 신중하게 행동했다면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는 죄책감에 빠져 삼. 동생은 친구의 짐을 보며 꿈을 펼치지 못한 친구가 안타까워 친구 몫만큼 뭐든지 열심히 해내고 싶었음.
인생 고민만 하다 갈 셈이냐. 같은 상황에서도 얻는 메시지가 다름. 누군가에게는 트라우마가 되고,
첫댓글 시점 변화를 자연스럽게 도전해봐라. 보편적인 메시지인 거 같다. 잘 살려보면 좋을 것 같다.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과정이 필요하겠다. 결말 부분이 어떻게 될지 지금은 감이 안 옴. 대화에서 주인공의 성격이 잘 드러나서 좋았다. 주목도 굿. 마무리가 궁금하다.
메시지가 좋고 재밌었다. 죽음을 앞에 쓰고 변화되는 모습을 써도 좋을 거 같다. 교환학생 이야기가 필요한가 생각이 들었다. 결말이 중요해 보인다.
누워서 눈물 그리는 인물. 인물을 이해하는 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