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기생충' 오스카 4관왕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
가슴 찌릿 , 눈 시큰 , 가슴 울컥 ...
드라마나 영화 보면서 찔끔 눈물 흘리거나 가슴 찌릿한 감정
느끼곤 합니다만 다른 나라 영화 시상식을 보면서
이런 감정 느끼기는 처음입니다 .
영화광도 아닌 제가 이런 느낌을 받은 건 아마 같은 DNA을 지닌
대한민국 사람이라는 '동류의식' 때문 아닐는지요?
그렇습니다 . 기생충 때문입니다 . 'PARASITE'
제 92 회 아카데미 영화 시상식에서 “PARASITE” 가 호명될 때마다,
봉준호 감독이 ‘ 오스카 아저씨 ’ 를 들어 올릴 때마다
공연히 눈시울 붉어지고, 코끝 시큰거리고, 가슴 통통 뛰었습니다 .
우리나라 영화가 아카데미에서
각본상, 장편영화상, 감독상, 작품상을 받다니요?
그것도 비중 큰 알짜배기로 4개씩이나....
우리나라 영화가 후보에 오른 건 6개 부문입니다만.
온세상이 '우한폐렴' 공포에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판에
방콕하며 하릴없이 TV 를 보고 있다는 게 좀 후저 보이겠습니다만
어쩌겠는지요 ? 내 목숨 누가 지켜 줄 것도 아닌데
내 건강 내가 알아서 처리할 밖에요 .
나중에 알았습니다만 92년 오스카 역사상
단일 영화 4 관왕은 처음이라는군요.
2019년 봉준호 감독의 ‘ 기생충 ’ 이 우리나라 1천만 관객을 돌파,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으면서
세계 영화계에 핫한 이슈로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칸은 임권택이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받은 이후
박찬욱의 '올드보이'(심사위원 대상), '박쥐'(심사위원상),
이창동의 '밀양'(전도연 여우주연상)과 '시'(각본상),
김기덕의 '피에타(황금사자상)로 상을 받아
우리에겐 사뭇 친숙한 영화제이기도 하지요만.
한국영화 기생충이 제 77 회 골든 글로브 영화제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을 때 봉준호가 명언을 남깁니다.
“1 인치의 장벽을 넘으면 여러분들은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 .”
자막의 장벽을 일컫는 말이지요.
미국 아카데미가 이 말에 충격을 받았을 분명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인종 , 흑백 , 소수민족 , 여성문제 등에
외면해 온 아카데미 영화제를 세계 영화계는
'그들만의 리그'로 취급하고 있었으니까요.
자막 있는 외국어 영화는 더욱 외면당해 왔구요.
아카데미로서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이었을 테지요.
그러지 않아도 개혁을 하기 위해 탈출구를 찾던 중이었는데
갑자기 기생충이 구세주처럼 나타난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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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수상 장면>
기생충은 이미 골든글로브 상 이전부터 시드니, 뮌헨, 르카르노,
토론토, 인도, 뉴욕 등 53개 영화제에 초정되고,
19개 영화제에서 각종 상을 받았으니 시빗거리도 없을 테고...
그야말로 금상첨화. 꿩 먹고 알 먹고, 도랑 치고 가재 잡은 꼴.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세월호 참사를 다룬 이승준 감독의
‘ 부재의 기억 ’ 이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에 올랐더군요.
기생충. 제목에서 풍기는 역겨운 이미지는 'PARASITE'로
순치하면 그럴듯한 이미지로 다가옵니다. 패러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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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봤어요?- 미국 방송 코미디>
아카데미 최고의 압권은 작품상 수상 장면이었습니다 .
‘ 감독상과 작품상은 70 년 동안 함께 준 적이 없다 .’
‘ 칸의 황금종려상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적이 없다 .’
이런 불문율을 깨뜨리며 우리나라 영화 '기생충'이
오스카 92년 역사를 새로 쓰게 한 것입니다.
92년 동안 끄덕 없던 아카데미 철옹성을 무너뜨린 봉준호가
오스카를 높이 쳐들며 개선장군처럼 일갈합니다.
겉으로는 온화하고 품격있는 언어로 포장했습니다만.
“ 내가 영화 공부를 할 때 늘 가슴에 새기고 있던 말은
‘ 가장 개인 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 ’ 이라는 말이었는데
이 말을 한 사람은 바로 마틴 스코세지 감독입니다 .”
그의 우상이며 ‘ 아이리시 맨 ’ 으로 작품상 경쟁 후보이기도 한
노장에게 바치는 이 존경스런 찬사 한 마디에
봉준호는, 영화 기생충은, 세계인의 가슴에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원로에 대한 깍듯한 예우를 기립박수로 대신하는 그들의 모습에
저는 또 한번 살짝 감동을 받기도 했습니다.
쓸쓸하게 퇴장하는 노장의 뒷모습이 어른거리기도 했지만요 .
‘ 아아 ~ 잊으랴 ~ 어찌 우리 이 날을 ~ ’
우리나라 영화계가 창공을 향해 날갯짓하는 순간입니다 .
드라마 ‘ 대장금 ’ 이 한류를 견인하고
‘ 강남스타일 ’ 이 유튜브 조회 수 20 억 건을 넘기고
BTS( 방탄소년단 ) 이 K 팝으로 세계를 주름잡고 있다면
기생충이 세계 영화시장에 신한류 바람을 몰고 오리라 믿어봅니다.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4 개 부문 수상을 하면서
영국, 일본을 비롯한 각국이 앞다퉈 상영에 나섰다는 소식입니다 .
다른 한국 영화들도 세계인의 조명을 새로 받으면 좋으련만....
인터넷을 뒤지다 특이한 걸 몇 개 찾았습니다 .
*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작품이 아카데미영화제서
수상한 전력이 1995 년 이후 64 년 만에 처음이다 .
* 장편영화상과 감독상을 동시에 수상한 건 92 년 역사상 처음이다 .
* 외국어 영화가 작품상을 수상한 것 또한 92 년 역사에 한 번도 없었다 .
그리고 더욱 놀라운 건 봉준호 감독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이미 거장 반열에 올라있는 세계 영화계의 BTS 였다는 사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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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의 이모저모>
* 기생충은 세계 영화관련 단체에서 182 개 상을 받았다.
* 세계 39 개 영화 단체에서 ‘ 세계 최고의 영화 톱 10’ 에 선정됐다. * 미국에서만 77 개 영화협회와 관련 단체에서 수상했다 .
- 위 숫자는 제가 조사한 것이므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봉준호 작품 중 두 번째 우리나라 1 천만 영화 반열에 오른 기생충 .
세계 영화계를 토네이도처럼 헤집고 있는 영화 .
미국의 젊은이들이 BTS 의 노래를 한국말로 떼창을 하듯
이제 또 자막 없이 한국영화를 보기 위한 ‘ 한글 ’ 붐도 기대해 봄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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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박동진 팀장님~^^
그간 잘지내셨지요.
아카데미 시상식, 우리의 자랑스런 아티스트들의 수상 장면,그리고 자세한 정보들을 글과 사진으로 정리해 올리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획을 긋는 세계적인 대 사건을 만들어낸 이 나라,이 국민이 참으로 자랑스러워 잠을 설쳤었습니다. 두문불출 tv로 봉감독의 작품들 모두를 감상했답니다.ㅎㅎ
팀장님과 회원님들 모두 건안하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방콕 휴가가 나쁜 것만은 아닌 모양입니다. 그동한 소홀했던 일 할 수 있어서 좋기도 하구요.
작품이란, 예술 작품을 만든 사람은 공감하는 몇 사람의 마음에 감동받는다네요.
좋고 나쁨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공통적인 면은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상식이라는 게지요.
다시 영화를 보니 슬쩍 지난 그림들이, 대사들이 새삼스럽더군요.
보수 진보를 떠나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사건이라 정리해 본 것입니다. 봐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