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쯤 밤낮없이 잠을 자니
밤낮이 뒤바뀐 생활을 하다가
오늘은 한바퀴 돌아서 아침에 일어남. @@
일주일동안 집에만 있어서
한 마디도 안 하고 살 수 있었는데도
자고 일어나니 생각보다 목이 많이 잠겨있어
목소리가 안 나오고 목이 많이 아픔.
겨우 소리를 내보니 아마추어가 콘트라베이스 긁는 목소리.
귀에서도 냄새가 나고 염증이 생긴 듯 하고
상태가 여러모로 메롱. . .
요즘은 술도 안 먹는데 코를 많이 골아서 그런가 싶어
(대전학교에서도 아이들이 내 코 고는 소리땜시 못잤다 하길래...)
광주 시내에,
이비인후과만 전문으로 한다는 한의원을 찾아 다녀왔다.
네이버예약 필수... ^^;;
무슨 보어스코프 같은 장비로 코와 입을 보시더니...
"혹시 부동산 학원 강사세요?"
자기가 본 사람 중 목이 가장 안 좋은 사람이 부동산 학원 강사란다. 심지어 쇼를 많이 해야 해서 잘 낫지도 않는단다.
"음... 그건 산재처리가 되나요?"
서로 친교의 목적이라곤 별로 없는
쓰잘대없는 농담같은 진심을 내 던지고는,
코에 15cm가 넘는 침이 들락날락...
코로나시절. 그 무슨 PCR 검산가 뭔가도 한 번 안 해봤는데~
우짰든 잘 참는다며 몇 번을 사혈을 하고..
(제 몸의 감각에 둔한 거일수도 있잖아요, 아저씨.)
피가 계속 나오네..
좀 놀라하니 '그정도로 죽진 않아요'하는 얼굴로 바라보심.
^^;;
그래도 피를 빼고나니 금새 시원하고
목소리도 나오고 목아픔도 덜하긴 했다.
신기할 노릇일세..
그래서 그렇게 말했더니
아저씨 아주 무심하게 하시는 말,
"내일되면 다시 똑같을 거에요."
"아...그렇군요... 네. ㅎㅎ"
코 얼마나 고는지 알아봐야 한다며 코골이 녹음앱을 친히 깔아주시고는, 또다시 시크하게 하시는 말,
"운동하셔요. 아저씨. 아저씨 나이와 상태에 운동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이에요.생존. "
바쁠 수 밖에 없는 삶의 변명은 한 트럭이지만,
뭐 내 사정 들어줄 과부도 아니고...
"네..."
뭐 시간되면 주에 2번씩 한 스무번 쯤은 오라 하셔서
"네~~"
라고 대답하고는
'19번만 와도 나을까요?' 하고 속으로만 혼자 묻고 웃으며
치료비 정산하는데
뭐시기 뭐시기 비급여 치료라더니 한 번 내진하는데 돈이...@@
아저씨... 자주 뵙긴 어렵겠네요.
그래도 주기적으로 뵈어요.
광주 나오는 김에 검색해보니
한의원 근처에 롯데백화점이 있길래
걸레짝이 된 그 구두를 버리지 못하고
어찌 수선해서 다시 신을까 하여 들고 나왔었는데,
점심 먹다가 나 때문에 빨리 드시고 올라오신
금강제화 아저씨 왈,
"그냥 버리고 하나 사시죠?"
"음... 그래도 이거 사놓고 몇 번 안 신은..."
"수리가 되긴 하지만, 비용도 꽤 드는데 그냥 버리시죠?"
"제게는 좀 사연이 있는 구두라서..."
"밑창 가는데 6~8만원, 근데 이거 또 우레탄 밑창으로 갈아야 되고요, 안에 보시면 내피 천도 다 삭았어요.요것도 같이 갈면 3~4만원, 근데 그렇게 갈아도 얼마 못 신어요. 원하시면 갈아드리긴 할텐데, 왠만하면 버리시죠?"
"네..."
몇 번 신도 못하고 그렇게 낡아 수명을 다 한 구두도 버리고.
끝까지 후회없이
최선을 다 해보기 전엔 미련은 남는 법.
광주 나오기 전 미리 약속을 잡았던,
아직 미련이 남은 공간을 둘러보았다.
마침 시간이 나신 학부모 두 분이 함께 공간을 만났다.
함께 그릴 내일이 없다면,
응, 그래... 여기도 안녕~
.
.
.
서울살 땐 헛헛한 마음이면 가끔 들리던 명동성당이 생각나
송구영신 미사나 드려볼까 성당에 갔다.
뭐 신앙심이 깊어서라기보단,
구석구석 찾아보면
한 세월 오랜 시간동안 견디며 살아오느라
깊은 맛을 내던 몇몇 집의 음식들이
마음의 허기를 달래주었던게 사실이다.
제사보단 젯밥에서 더 위로를 받았던 것, 맞다.
명동은 아니지만. . .
성당 주변을 둘러보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한참을 쳐다보더니 묻는다.
"성당 구경 좀 하려고요... 괜찮죠?"
사무장이 지금 없어서 안된단다. 나중에 사무장 있을때 오란다.
신축 성당 안에 들어가는게 아니라 그냥 주변만 돌아보려 하는데요, 라고 말하려다가
안 괜찮다는데 굳이 그리 묻는게 우스워서... ㅎㅎ
*
나온 김에 도서관에 들렀다가 보니 빈 공간들이 있어
차라리 여기서 수업하면 좋겠다 싶어
대여도 알아봤으나. . . ^^;;
아이들과 이야기 나눌만한 책을 찾다가
딱 발견!
아이들의 영어 실력이 조금만 더 늘면
얘기도 나누고, 글도 써 보면서
영한대조본으로라도 보면 좋겠다 싶어
집어들고 앉아 읽어보려 했는데,
자리가 없네. . .
리모델링해서 편하고 멋지게 바꿔놓은 것까진 좋은데
옹기종기 모여앉은 도서관 책상에선
책 대신 다들 스마트폰만...
여기도..
빈자리를 찾아 헤메이다보니
저 좋은 자리에선
늘어지게 주무시는 고딩 분이...
드르렁 코까지 골면서. . . ㅎㅎ
너도 병원가서 사혈을 좀 해야... ㅋㅋ
*
변덕스러웠던 2025년을 보내며
'변덕스러움'에 대해 생각해본다.
급작스럽게 시작되어
그 변덕스러움에 우유부단했던 건 아닐까...
또 그렇게 후다닥 간다.
자연의 호흡은 변함이 없는데.
잘가라, 2025.
미련없이 잘가라~
“Si tu vales, bene est, ego valeo”
첫댓글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저희 동네는 해가 안 떠요~~
에고, 추워라~~
새해 첫 날 만난 무지개^^
오! halo.
아침겸 점심으로 떡국 끓여먹고 이제야 새해 인사합니다.
새 해 복 많이 받으세요.
더 많이 복짓고 살아보게요~~
25년 한 해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오늘은 하얗게 눈이 왔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