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록위마 (指⿅爲⾺)
1.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
2.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로 만들어
강압으로 인정하게 됨.
3. 윗사람을 농락하여 권세를 마음대로 함.
천하를 통일한 그 유명한 진시황, 천년만년 살기를 원해 불로초를 찾아 헤매다
이것저것 좋다는 건 다 먹었지만 순행 도중 49세 나이로 병사하게 된다. 시황제는 지금으로 치면 완벽주의자였고 누굴 믿지 못한 성격 탓에 예민한 성격과 천성적으로 약한 체력을 가지고 있었다.
갑자기 시황제가 세상을 떠나자 그 뒤를 이을 황제를 옹립해야 하는데 환관 '조고'가 시황제의 유언을 조작해 태자인 부소를 스스로 자결하게 만들고 자기가 좌지우지할 수 있는 어린 황자 '호해'를 황제로 즉위시킨다.
그리고 조고의 걸림돌이 될 조정 대신들을 호해를 이용해 하나둘씩 제거하고 벼슬인 승상 자리까지 올라가게 된다. 실질적인 권력의 구심점은 조고였으며 조고 또한 황제가 되고자 했었다. 조고는 허수아비 왕이 필요했기에 호해의 귀와 입을 막고 온갖 향락을 제공하며 세상과 단절시키고 오로지 조고의 말이 진실인양 간신의 정석을 보여주게 된다.
어느 날 조고는 사슴 한 마리를 가져와 호해한테 말이라고 말한다. 아무리 생각이 없는 호해라고 해도 '승상 장난치지 마시오. 딱 봐도 사슴 인대 무슨 말이란 말이요'하고 지록위마라고 하니 조고가 다시 우기며 '아닙니다. 저것은 사슴이 아니고 말입니다' 하니 호해가 조정 대신들 보고 '무슨 소리요. 대신들은 저 사슴이 말로 보이요?' 하니 조정 대신은 3가지 부류로 대답했다고 한다.
사슴이라고 웅얼웅얼 거리는 몇몇 대신과, 대답을 안 하는 대신 그리고 조고의 권력이 무서워 말이라고 대답하는 대다수의 대신들. 결국 일부 사슴이라고 대답한 신료들을 온갖 죄명을 만들어 그들을 제거했다.
영원할 줄 알았던 조고의 국정농단은 농민반란과 유방의 군대가 쳐들어오면서 위기감을 느껴 호해를 자결하게 만들고 태자 부소의 아들 '자영'을 황제로 추대한다.
그러나 호해처럼 허수아비 일 줄 알았던 자영은 황제 즉위식 날 자객을 보내 조고와 그의 가문을 몰살해버리고 황제 즉위 46일 만에 유방에게 항복한다. 500년 넘은 혼란스러운 춘추천국시대를 통일한 진시황의 진나라는 불과 15년 만에 환관 조고의 혀에 놀아나 멸망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