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코스 : 이화리 정류장 - > 궁평항
경기 둘레길 47코스는 ”기아 자동차 화성공장 외곽을 돌아 매향리로 들어간다. 매향리는 아픈 근대사를 가진 마을이다. 매향리 앞바다에 있는 농섬을 미군 해상 폭격지로 사용하면서 오랫동안 아팠던 곳이다. 2005년 매향리 사격장은 폐쇄되었고, 그 땅에는 다시 희망이 싹트고 있다.
매향리 평화생태공원을 조성하고 있고, 유소년 야구장을 만들었다. 길은 매향리 바닷가로 이어지고, 걸음은 초병 순찰로를 따라간다. 직선으로 9km 정도 이어지는 화성 방조제는 바람과 함께 걷는 곳이다.”라고 경기 둘레길 홈페이지는 적고 있다.
그러나 이곳은 서해와 육지의 경계선인 아산만과 경기만으로 이어지는 바닷가를 따라 걸어갈 수 있는 길이 있어 한반도의 서쪽 끝자락의 땅을 따라 걸어가고 싶은 강한 충동감을 일으키는 구간이다.
하지만 경기 둘레길을 걸어가는 도보 여행객으로서 길을 조성한 사람의 뜻을 존중하고자 경기 둘레길의 원형 노선으로 걷고자 이화리 버스 정류장에서 이화 회집이란 식당이 있는 골목길로 진입하였다.
어촌의 한적한 마을 길이 시작된다. 미세 먼지로 인하여 다소 흐린 날씨지만 길을 걸어가는데 겨울 날씨답지 않게 포근하여 걸어가기에는 안성맞춤이다.
길을 걸을 때면 항시 마음이 울렁거린다. 오늘은 어떤 새로운 것을 만날 수가 있을까 ? 라는 기대가 항시 마음을 떠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 설렘에 젖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아산만의 바닷길에 빠져 있기 때문일까?
분명 표지기 따라 걸어왔는데 가는 길이 막혀 있다.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기에 출발 지점인 이화리 정류장으로 되돌아가 새로이 시작하면 될 것을 잘못들은 길에서 방황하는 어리석음을 연출하는 어리석음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우왕좌왕 방황할 것 없이 아산만에서 경기만으로 이를 때 경기 둘레길과 만나게 되어있어 바다와 육지의 경계선을 따라 걸어갈 것을 동행한 김 총무에게 제안하니 흔쾌히 동의한다
비록 잠시 경기 둘레길을 이탈하였기에 다소 서운하였지만, 육지와 서해가 경계가 되는 길이 되어 가슴은 설레고 심장은 뛰었다. 도로의 우측은 기아 자동차 공장이 있고 좌측은 서해의 파도가 출렁거린다.
그런데 왕복 2차선의 도로에 대형 컨테이너 차량의 운행이 빈번하여 매우 위험하였다. 사람이 걸어가고 대형 트럭이 마주 달릴 때는 차량이 길에 꽉 차 잠시 정지하고 운행하여야 하는 매우 위험한 길이었다.
두려운 마음에 자동차를 마주 보며 걸어가다 대형 차량이 오면 도로 가장자리에 잠시 멈추었다가 걸어간다. 긴장의 순간이 남양만로를 지나며 보행자만이 걸어갈 수 있는 바다의 낭만을 즐길 수 있는 길이 되어 기쁨이 샘 솟았다.
드넓게 펼쳐진 서해를 바라본다. 茫茫大海! 언제 보아도 가슴 시원하다. 사랑하려거든 바다로 오시오, 詩를 쓰려거든 바다로 오시오 라고 시인은 말했지만 어디 사랑과 시를 쓰기위해서 뿐이랴
어린 시절 어느 한때에는 바다를 바라보며 심성을 도야했다. 바다 같은 마음씨를 지녀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했고 거센 파도가 되어 사회의 악을 제거하는 참사람이 되고자 하였다,
비록 세월이 흐른 지금에는 모두가 한때의 망상이 되었지만, 아직도 동해의 거센 파도를 보면 임제 선사의 할喝과 덕산 선사의 방망이로 내 마음을 달구고 서해의 고요한 정적 속에 홍진의 찌든 때를 말끔히 씻어보고자 헀다.
쉼 없는 발걸음은 조그마하지만 아담한 항구를 지나간다. 석천항이었다. “조용히 바다 구경을 하고 싶을 때 찾을 수 있는 곳으로 드라이브 코스로도 좋다. 썰물 때는 갯벌 위에 정박해있는 어선들을 둘러볼 수 있고 배가 들어오면 트럭과 사람이 몰려 바쁘게 수산물을 실어 나르는 어촌 풍경을 구경할 수 있다.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긴 방파제가 있어 간단한 취사도구를 가지고 와서 소풍을 즐길 수 있는 곳“ 소개하고 있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한국관광공사)
잠시 차 한잔을 마시며 휴식을 취하고 싶었지만 잠시 쉬는 것보다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그 길을 걸어가는 기쁨이 더 컷기에 쉬지 않고 걸어가 고온항에 이르렀다.
”고온항은 화성시 우정읍 매향리 연안에 있는 작은 항구로, 앞에 무인도인 윗선과 농섬을 바라볼 수 있다. 매향리 선착장으로도 불린다. 썰물 때에는 농섬까지 직접 걸어가 볼 수 있다.“ 고 한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한국관광공사)
24시 편의점에 둘려 커피 한잔을 마시고 경가만의 바닷길을 따라 걸어갈 때 매향리 평화 공원이 조성되어 있었다.
” 매향리 평화생태공원은 매향리 184-1 일대가 과거 54년간 미 공군 사격장[쿠니사격장]으로 사용되면서 미군의 공중 사격훈련으로 정신적·경제적 고통을 겪었던 과거의 아픔과 훼손된 환경을 치유하고, 외부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하여 조성되어 2021년 7월 완성되었다. “ [네이버 지식백과] 매향리 평화생태공원 [梅香里 平和生態公園]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고온항에서 이제 아산만 육로길은 끝이 나고 경기만 육로 길을 걸어간다. 날씨가 좋으면 바다 건너 충청도 당진시 일원을 마주 볼 수가 있다고 하였는데 흐린 날씨 탓에 아산만 육로를 걸을 수 있는 것으로 만족하여야 했다.
경기만 육로를 향하여 걸어갈 때 매향리 갯벌 습지 보호지역에 이르러 잠시 헤어졌던 경기 둘레길과 만났다. 반가웠다. 이제 헤어지지 말자고 다짐을 하며 경기만 둑길을 걸어갈 때 방조제가 보였다.
방조제를 건너면 경기 둘레길 47코스 종착지인 궁평항이다. 일자로 뻗어간 방조제는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는다. 고개를 좌, 우로 돌리며 바라보아도 그 끝을 다 볼 수 없다.
언뜻 보아도 걸어가기에는 조금은 고생 좀 할 것 같은 길이지만 그 고통의 길을 두 발로 걸어가면 그 고통은 가슴설레는 기쁨으로 다가오기에 즐거움이 넘쳐나는 것이다. 그러기에 땅의 풋풋한 향기를 맡으며 보무도 당당하게 우리 땅을 걸어가는 것이다.
아산만에서 경기만으로 이어지는 땅과 물의 경계선을 걸어 마침내 화성 방조제 이르렀다. 방조제의 길이는 대략 9km이다. 시화 방조제의 13km에 비하면 4km 정도가 짧은 거리이지만 수행자의 순례길과 같은 길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방조제 둑을 따라 걸어가지 않고 도로를 건너 간척지 도로를 따라 걸어가야 했기에 바닷바람을 맞으며 걸어갈 수 없었다. 도로를 건너오지 않았다면 방조제 둑에 오르내리며 걸어갈 수가 있을 텐데 오로지 끝이 보이지 않는 일직 선상의 길을 걸어가야 했다.
오로지 드넓게 펼쳐진 간척지의 철새도래지를 바라보면서 한발한발 걸어갈 때 보이지 않았던 등대가 눈에 띈다. 매향리 항구로 여겨졌다. 종착지가 임박한 것으로 보고 지도를 확인하니 아직 반에도 이르지 못했다.
심리적 압박감이 큰 일직 선상의 길을 걸을 때 화성호가 눈에 띄었다. 이름이 호수이지 바다와 조금도 다를 게 없을 정도로 광활하게 펼쳐있다. 거대한 광장 같았다.
” 화성호는 화성시 우정읍 매향리와 서신면 궁평리 사이를 연결하는 9.81km의 화성 방조제가 건설되어 만들어진 인공호수이다. 매년 봄과 가을에 도요새 물떼새들이 온다. 원래 이름은 화옹호이다.”라고 적고 있다. (네이버에서 퍼옴)
화성호를 바라다본다. 사람의 마음은 그 크고 넓음을 말로 표현할 수 없어 부득이 마하摩訶라고 하였다. 그 어느것에도 비교할 수 없는 크고 원대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아집에 사로 잡혀 뱀 대가리만도 못한 좁은 소견에 찌들려있음을 자각하며 남양 반도 최남단의 항구인 궁평항에 이르렀다.
● 일 시 : 2024년 2워17일. 토요일 흐림
● 동 행 : 김헌영 총무
● 동 선
- 10시00분 : 이화리 버스 정류장
- 11시10분 : 고온항
- 12시00분 : 화성 방조제
- 13시45분 : 우정교
- 13시55분 : 궁평항
● 총거리 및 소요시간
◆ 도상거리 : 18.2km
◆ 소요시간 : 3시간5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