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대통령 정부가 의회에 제출한 21세기를 여는 2000 회계연도의 정부 지출구성표(The Defense Monitor, Volum ⅩⅩⅤⅢ, Number, 1999)를 보면 전체예산 5,550억 달러중 2,810억 달러가 군대를 유지하기 위해서 쓰인다. 예산의 51%가 군사비이다. 이것은 진정으로 세계의 평화를 희구하고 사랑하는 문명국가들에서는 볼 수 없는 예산 유형이다. (2022년 회계연도 동안 미국 바이든 연방정부는 6조 3,000억 달러를 지출했는데, 주요지출 부문은 코로나 여파로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에 1조 3,390억 · 사회보장 1조 2,000억 · 연방부서 및 기관운영 9,100억 · 국방비 7,510억(예산의 12%) 이었고, Pew Research Center 여론조사에 따르면 군사 방위비 줄이는 것을 지지하는 사람은 50% 미만 이었음). 때문에 그와 같은 국민 생활의 가치서열에서는 군사적 패권주의가 나올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미국의 안전과 세계적 패권 경쟁에 도전했던 소련과 세계 공산주의 동맹세력이 소멸한 탈냉전시대에 이와같은 미국 군사예산은 방위적 안전보장을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 단독의 세계 지배체제인 ‘Pax-Americana’의 확립과 항구화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은 ‘유일 초강대국’ 미국의 뜻에 유일하게 저항하는 존재가 보잘것없는 노스 코리아인 것이다. 소연방의 붕괴로 말미암은 북방 3국 군사동맹체의 일방적 해체, 그로 말미암은 소련(러시아) 핵보호우산의 상실, 미국의 남 · 북한 교차승인 거부, 대북한 전쟁 위협 증강이 북한의 독자적 핵 · 미사일 계획의 동기적 배경을 이룬다. 따라서 북한으로 하여금 핵과 미사일의 독자 개발을 재고하게끔 할 수 있는 이니셔티브는 전적으로 미국(그리고 일본)의 대북한 적대정책 포기, 국가 승인 및 정상적 국가관계 수립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참고로 러시아(소련)는 1991년, 중국은 1992년에 대한민국을 승인하고 전면적인 국교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다(1991년 남 · 북한 UN 동시가입). 한편 ‘팀스피리트’ 군사훈련은 1976년 6월에 시작하여 25년 이상 해마다 실시되어 온 대북한 핵공격 · 상륙작전 훈련인데, 유럽 공산국가들의 바르샤바동맹을 상대로 한 북대서양동맹(NATO)의 전쟁규모 훈련을 할 수 없게 된 1976년부터라는 시기의 일치를 주목해야 한다. 어떤 구실이나 변명으로도 합리화할 수 없는 사실상의 공격행위라 할 것이다(근현대 역사에서 미국 백인의 수백만 인디언 원주민 대학살과 히틀러 나치독인 체제의 유태인 대학살 다음을 가는 범죄적 반인간성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소수 백인의 압도적 다수의 원주 흑인 주민을 동물처럼 격리 · 차별 · 박해하여 온 사실이다).”
리영희(한양대 교수)저. ‘반세기의 신화’(삼인 펴냄) 중에서 -